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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927130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0-07-24
책 소개
목차
PART 1 우리는 이렇게 만나서
우리 사랑은 종교의 율법, 우주의 섭리
사소하기 짝이 없는 사랑의 증거
남자는 다 똑같아?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결혼하기로 결심하다
이번 생에 결혼은 처음이라
PART 2 너무 다른 두 사람이 함꼐 산다는 것
이 미친 코골이
저녁형 여자, 아침형 남자
자연스럽게 방귀를 트는 법
취향이 비슷한 줄 알았는데요
이토록 완벽한 성격 차이
아가씨, 두근거리는 그 이름
명절의 분위기를 사랑해
밥 해 먹기의 지겨움
참을 수 없는 설거지의 괴로움
청소는 즐거워
초대받지 않은 검은 손님
PART 3 우리는 딩크일까요?
못 낳는 거예요, 안 낳는 거예요?
아이를 싫어하는데요
이번 김칫국은 시즌 몇 호입니까?
종족 번식의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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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몽이 무슨 소용이에요
우린 이제 젊고 어리지 않으니까
모르는 게 상책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너의 이름은
PART 4 결혼 후에도 여전히 연애 중
결혼 10년 차 부부는 주말에 뭐해요?
애교 공화국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결혼 후의 인간관계
화해의 미학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조금씩 조금씩, 이제야 어른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
행복의 정복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같이 있다고 특별히 다른 걸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같은 소파에 앉아 있을 뿐이다. 남편은 텔레비전을 보고 나는 스마트폰을 하거나 책을 읽는다.
어느 날 물은 적이 있다.
“어차피 둘이서 뭘 같이 하는 것도 아닌데, 나 없어도 되지 않아?”
“아니야. 그래도 있는 거랑 없는 거랑 달라.”
생각해 보면 어렸을 때도 엄마랑 뭘 특별히 같이 하진 않았지만 같은 공간에 있는 게 좋았다. 그런 느낌인 걸까? 아내랑 엄마는 다르지만 또 비슷하기도 하고.
아무튼 평생 모아 왔던 뽑기 운을 남편 뽑는 데 다 써 버렸으니, 더 이상의 뽑기 운은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내 난자는 정자를 못 뽑는 걸까? 결혼 10년 차에 이르러서 문득, 그런 생각을 해 본다.
_「보물찾기, 남편이 당첨되었습니다」
나는 운명론자다. 만날 사람은 만나고 헤어질 사람은 헤어지고 죽을 사람은 죽고 살아갈 사람은 살아간다고 믿는다. 10층 건물에서 떨어져도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멀쩡하게 길 가다 떨어진 벽돌에 맞아 죽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나는 운명을 믿는다. 우리의 만남도 그랬다.
하지만 운명적인 만남을 인연으로 발전시키는 건 결국 인간의 의지다. 내가 용기 내어 ‘선배님 밥 사 주세요’라고 문자를 보내지 않았더라면, 계속해서 들이대지 않았더라면, 아마 우리의 만남은 그것으로 끝이었을 것이다. 운명인지 뭔지 확인할 새도 없이.
_「우리 사랑은 종교의 율법, 우주의 섭리」
언제 ‘이 사람이다’ 하고 느낌이 왔냐고? 잘 모르겠다. 사실 이 남자와 결혼해도 좋겠다고 생각한 건 세상 남자 다 별거 없다는 생각을 하고 나서였다. 남편과 연애를 시작하고 2년 정도 지나서였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미 사귀기 전부터 술에 취해서 토하고 패악질을 부리는 모습을 그는 다 봤으니, 내 추한 모습까지도 사랑해 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는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 남편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오빠, 우리 사귀기 전에, 내가 술에 취해서 토하고 오빠한테 키스하고 그랬잖아. 그때 더럽고 한심하고 그러지 않았어?”
“응…. 한심하다기보다는 얘는 뭣 때문에 이렇게 괴로울까, 그런 생각을 했었지.”
남편은 이미 사귀기 전부터 눈에 콩깍지가 씌었던 거다. 분명.
_「남자는 다 똑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