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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999175
· 쪽수 : 240쪽
책 소개
목차
I. 음악 혹은 고독, 어쩌면 사랑이라고 불렀던 순간들
체첵
어떤 음악은 눈물처럼 쏟아진다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문장은 위에서 아래로 쏟아져 내린다
도약하는 곡선이 있어 우리는
메탈리카 포에버
그 빛이 내게로 온다
꿈은 어디로부터 흘러와서 어디로 흘러가는가
사물에 익숙한 눈만이 사물의 부재를 본다
회복기의 노래
내 방 여행
마전
새벽 낚시를 위한 플레이리스트
불면의 밤을 위한 플레이리스트
II. 다시 밝아오는 새벽의 리듬으로부터
미지의 글쓰기
꿈으로부터 온 편지
직전의 궤적들
새벽녘 시를 읽는 그대에게
어둠 속에서 어둠을 향해
이미지는 언어를 요구한다
언어가 혼으로 흐를 수 있다면
종이의 영혼
백지는 삭제된 문장을 품고 있다
묘지 산책자의 편지
순간 속에서 순간을 향해
아침의 나무에서 새벽의 바다까지
주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꽃. 나는 그토록 슬프고 아름답고 강렬한. 그 어떤 단어를. 이전에는 본 적이 없었다. 그것은 누군가 머나먼 이국의 땅에서. 잊지 않기 위해서. 잃지 않기 위해서. 무언가 기억하기 위해서. 무언가 간직하기 위해서. 자신의 몸에 새겨놓은 간절하고도 간절한 모국어였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그 먼 이국의 땅으로 밀려가. 기어이 보려고 했던. 보아야만 했던. 단 하나의 낱말이었다.
밤의 대기 속으로 스미듯 번지고 있는 <아베 마리아>는 영적인 차원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그것은. 그렇게. 가만히 돌아앉아 흐느끼는 울음 같았고. 누군가 대신해서 울어주는 말 없는 위로 같았고. 음과 음 사이의 휴지기 속에서. 스스로의 힘으로는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나약한 존재가 구원받기를 체념하는 순간에 돌연 다가오는 초탈한 마음처럼. 희망의 여지없음을 생의 헌사로 받아들이기로 한 불구자의 내면처럼.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는 음과 음 속에서. 순간이나마 통증을 잊을 수 있었고. 아니. 천상의 그물처럼 드리워진 그 초월적인 아름다움 때문에. 이 세계에 내던져진 존재의 비통함이 곱절로 육박해 들어와서. 순간이나마 잊고 있었던 몸의 통증은 더욱 극심하게 몰려들었고.
어떤 음악은 눈물처럼 쏟아진다. 군더더기가 될 것이 뻔한 수사를 허락하지 않는다. 불과 몇 줄 읽어 내려가는 것만으로 압도당하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책처럼. 그러나 문자가 전하는 것과는 또 다른 물성으로. 이 추상적인 물성에 대해, 언어화될 수 없는 아름다움에 대해 늘 명확한 언어로 쓰고 싶었다. 그러나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일은 매번 실패로 귀결된다. 당신의 마음속에서 흐르고 있는 음악은 무엇입니까. 나는 내 마음속에서 배음으로 흐르는 음과 색을 언어로 드러내 보여주는 것을 나의 소명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