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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1018257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3-05-17
책 소개
목차
004 프롤로그
010 밥을 짓는다
017 두부와 콩나물
022 몇 가지 집밥
036 누구나 자기 엄마 밥이 최고지
044 꽃다발보다 더 예쁜 열무
052 나라고 별수 있겠나
058 모카포트와 라면의 과학
064 참을 수 없이 가벼운 끼니의 소중한 무게
070 캠핑의 맛
079 오늘 저녁은 뭐예요?
085 찬밥
091 밤을 치던 밤
099 할아버지의 음식들
105 우리 집 개를 먹일 카스텔라
112 여섯 개의 도시락
119 나의 롯데리아
128 도시락 싸 주는 언니, 도시락 싸 주는 동생
136 끝내 모르고 말 서로가 좋아하는 음식들
144 삼식이와 돌밥돌밥, 그놈의 밥
151 끼니의 관상
159 햇반과 밀키트는 정말 요리가 아니야?
168 하나도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177 차 한 잔이라는 시간
182 신림동 순대타운과 광장시장
190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일이 바빠 시간에 쫓긴 날이나 마음이 고달픈 날에는 밥을 짓기 전에 잠깐 침대에 누워 고요히 쉰다. 나쁜 마음을 묻힌 채로 식구들 먹일 밥을 짓고 싶지 않아서다.
세상에는 혀에서 구르는 듯 맛 좋은 음식들이 정말 많다. 그렇지만 어느 진미를 가져와도 내가 어릴 적부터 먹어 온 집밥이 가지고 있는 힘을 이길 수는 없다. 맛으로 새겨진 기억 그대로가 바로 집밥이라는 장르다. 몸이 많이 고되고 아픈 날, 마음을 심하게 다친 날의 허기를 달랠 수 있는 끼니는 엄마가 일일이 손으로 다듬어 만든 콩나물과 두부 반찬. 그 안에 담긴 다정한 위로를 떠올리는 것이었다.
한집에서 한 가지 음식을 지어 나누다 보면 절로 마음과 생각의 박자가 비슷해진다. 식탁을 차리며 음식을 담을 때마다 식구의 얼굴들을 떠올린다. 남편의 밥공기에는 밥을 한 번 더. 큰아이의 국그릇에는 국물을 더 많이. 작은아이는 뜨거운 것을 잘 못 먹어 한 김 식힐 수 있도록 작은 앞 접시를 꺼내 밥공기 곁에 둔다. 다 같은 그릇이지만 담기고 놓인 모양새를 보고 그게 누구의 것인지 누구의 자리인지 우리 집 식구라면 다 알아차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