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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내일은 체력왕

[큰글자도서] 내일은 체력왕

(땀 흘리는 여자들의 근력 연대기)

강소희, 이아리 (지은이)
창비
31,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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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내일은 체력왕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큰글자도서] 내일은 체력왕 (땀 흘리는 여자들의 근력 연대기)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1248791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2-10-10

책 소개

2018년에 강소희와 이아리는 여자들의 도전과 성장에 주목한 프로젝트 ‘여가여배’를 기획했다. 여가여배는 ‘여자가 가르치고 여자가 배운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주짓수부터 농구, 스케이트보드, 축구, 배구, 스윙댄스까지 다양한 스포츠 클래스를 열고 참가자들을 모집했다.

목차

프롤로그 _ 나를 버티는 일, 몰랐던 나를 발견하는 일

1부. 몸 좀 쓰러 왔는데요

여자가 가르치고 여자가 배운다
계기는 만드는 것
크고 굵은 몸
작고 마른 몸
농구를 하고 싶습니다
누상동 이돌핀과 두부찌개
코트에 계신 농구의 신이시여
운동 종목을 찾아서
내가 생각하는 나와 보이는 나 사이의 38,000킬로미터
선입견이 잠재력을 누를 때
내가 오십견이라니
언니, 그건 지난 체력이잖아요
그 많던 멍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운동하기 딱 싫은 날씨
넘어지지 않는 스케이트보드
강박적이고 단순한 사람의 자기 보존법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
간 다 운 동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
만보기 경쟁
나도 요기가 되고 싶어
슬로우 하이킹 클럽

2부. 체력은 태도가 됩니다

내가 선택한 고향
역세권보다 체세권
나는 걷기가 싫었어요
산책의 즐거움
계획하고 실패하고 실망하고 기뻐하며 조금씩 앞으로
어디로든 갈 수 있어
아빠의 일면들
뜻밖의 살사댄스
운동의 목적
여름의 맛
심해어냐 미역이냐
질병 그리고 술
느슨하게 그러려니
위쪽 공기는 더 상쾌한가요
엄마는 왜 박수를 치며 TV를 볼까
고양이는 고양이답게, 사람은 사람답게
이번엔 꼭 추고 말 거야
숏컷 만만세
브라 없는 삶
노 얄개 존
좋은 사람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에필로그 _ 둘에게 쓰는 편지

저자소개

강소희 (지은이)    정보 더보기
시골에서 절반, 도시에서 절반 살았다. TBWA KOREA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여자가 가르치고 여자가 배운다」 프로젝트를 기획·운영 중이다. 고등학교에서는 탁구부, 대학교에서는 연극부로 활동했다. 2011년 광고회사에 들어가기 전까지 인디 레이블, 인테리어 회사, 방송국, 잡지사, 사회적 기업, 대안학교 등 많은 곳에서 일했다. 값진 경험이 많았으나 겪지 않아도 될 경험도 많았다. 농구단에서 포워드를 맡고 있고 최근에 축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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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리 (지은이)    정보 더보기
스튜디오 바톤을 공동 운영하며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여자가 가르치고 여자가 배운다」 프로젝트를 디자인·운영 중이다. 운동하고 나서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지만 매번 운동 갈까 말까 고민한다. 수영과 헬스, 클라이밍에 큰 흥미를 느끼다가 최근에는 테니스를 배우고 있다. 체력이 곧 태도라고 믿으며 오래 디자인하고 글 쓰며 운동하고 싶다. 여가여배 트위터 @wtwl_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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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우리에게는 이런 경험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운동장 구석으로 밀려났던 시간을 극복할 만큼 수도 없이 필요하다. ‘보여지는 몸’이 아닌 ‘기능하는 몸’으로 롤 모델이 되는 여성들을 훨씬 더 많이 보고 싶다. 그들을 따라 몸을 굴리고 내던지고 겨루고 버티면서 강해지는 여자들이 범람하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 그래서 여가여배는 계속될 것이다. 운동장 한가운데를 차지한 남성 중심 종목들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릴 것이다.
여성에게 권장하지 않았던 종목들에 대한 클래스가 여기저기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농구도! 야구도! 축구도! 레슬링도!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활동과 이야기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퍼져나가길 소망한다. 너도나도 이 ‘난리 잔치 파티’의 주인공이 되기를.


6개월이 흘렀다. 그동안 다져진 체력은 자연스레 몸의 변화로 이어졌다. 허벅지 근육은 튼튼하고 매끈한 바다코끼리와 흡사할 정도로 눈에 띄게 반질거렸다. 물살을 이겨보겠다는 마음은 흐려지고 물과 정직하게 친해지는 시간이었다. 지난 강습 때보다 더 나은 영법을 구사하고 싶어서 발차기와 팔의 정확도를 높이는 노력을 기울였다. 몸에 굴곡을 만들어 물속으로 쑥 빠져드는 잠영을 처음으로 완벽하게 해냈을 때의 순간을 잊지 못한다.
물속으로 뛰어들던 순간, 수영장의 소음이 물 밖으로 튕겨 나간 그 자리에 내 호흡이 자리 잡던 순간, 크고 거친 나의 숨소리에 귀 기울였던 순간, 밑바닥에 닿을 듯 아주 가까이 내려가 레인을 천천히 훑던 순간. 몸을 움직이는 만큼 나아가는, 온전한 내가 되는 그 순간은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가장 우아한 감각이었다. 이제 나는 자유형과 배영, 평영, 한 팔 접영까지 할 수 있다. 체력 소모는 수영에 대한 애정과 정비례해서 커졌다. 금방 허기가 졌고 매번 두부찌개로 속을 채웠다.


‘할 수 있다’라는 건 저런 걸까. 불가능한 무언가를 한 방에 해내는 게 아니라 배운 대로 매일매일 연습해서 실패를 줄여나가는 것. 그것을 오래 하는 것. 천부적인 재능이 없는 보통 사람이 자신의 지지부진을 견디고 마침내 자기가 원하는 상에 가까워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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