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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1860450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25-05-15
책 소개
목차
■ 작가의 말
1. 산새도 슬피 울고
2. 8.15해방
3. 복사꽃이 피던 날
4. 화혼(華婚)의 꽃구름
5. 시집가는 날
6. 서방님 따라 강물 따라
7. 꿈같은 세월
8. 오봉리의 여름밤
9. 계남리(桂南里)의 통곡
10. 오봉리의 새싹
11. 광란의 지리산
12. 복자의 쓸쓸한 귀향
13. 6.25전쟁 발발(勃發)
14. 암흑의 계남리
15. 경호강아, 잘 있거라!
16. 삼팔선을 넘었다가 다시 남으로
17. 단장(斷腸)의 지리산
18. 중동부 전선의 격전(激戰)
19. 반가운 군사우편
20. 울다 지친 오봉리
21. 지리산 빨치산 토벌작전
22. 친구들의 운명!
23. 대한민국 일등중사 장강호, 호국의 별이 되다
24. 꿈에 본 내 남편
25. 우리 아들은 죽지 않았다
26. 휴전은 되었건만!
27. 처량한 기러기 울음소리
28. 오봉리에 봄은 왔건만!
29. 왕등재에 까마귀 울음소리가!
30. 오봉리의 겨울은 너무 추웠다
31. 꽃은 피고 지고
32. 5.16 군사혁명
33.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34. 길고도 무서웠던 오봉리의 밤
35. 부산 사나이 영복이
36. 복자의 고생은 헛되지 않았다
37. 기지개를 켜는 대한민국
38. 영복이의 결혼
39. 광풍 속의 대한민국
40. 그리움은 가슴마다!
41. 새천년을 맞은 대한민국
42. 아이구! 세상에 길녀야!
43. 오봉리 밤하늘에 솟은 혼불, 어디로 가는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은 1941년 후반부터 정신대란 미명 아래 일본군 위안부를 강제 동원하기 위하여 전국을 훑고 있었다. …복자도 낮에는 집 뒤 대밭 굴에서 하루를 보내는 일이 거의 일과처럼 되었다. 면에서 사람이 나오면 어머니는 딸이 병을 고치러 멀리 피접(避接) 갔다고 둘러대며 굴 밖을 절대로 나오지 못하게 하였다. 장성한 자식을 가진 부모들은 마을 입구 고갯길에 낯선 사람 그림자만 나타나도 비상이 걸렸다.
신랑이 복자 머리 위에 족두리를 벗겨 방 한쪽에 내려놓고 신부를 살며시 끌어안으며 촛불을 끈다. 복자는 난생처음 사내의 품에 안기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정신이 혼미하여 꿈속에서 꽃구름을 탄 것 같았다. 신랑의 입술이 술 냄새를 풍기며 복자의 귀에서 입으로 내려왔다. 복자는 온몸이 찌릿찌릿하고 전신에 힘이 빠져 금침 위에 드러누워 버렸다. 상체가 허전해지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조용하던 바깥에서 문 창호지가 뚫리고, 여자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문 앞에 세워둔 병풍이 신랑 신부를 덮쳤다. 누군가가 밖에서 막대기를 밀어 넣은 모양이다.
“엄마야! 이 무슨 난리고.”
“뭣이라! 아이고 우짜꼬! 부처님! 삼신 할매요! 하느님! 참말로 고맙고 감사합니데이! 지성이면 감천이라 진짜로 우리 집에 경사가 났네! 지화자 좋구나.”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임신 소식에 정신을 못 차리고 방안에서 쏜살같이 청마루로 뛰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