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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개장의 용도

자개장의 용도

함윤이 (지은이)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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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개장의 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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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자개장의 용도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44699
· 쪽수 : 313쪽
· 출판일 : 2025-11-11

책 소개

뚜렷한 색채와 감각적인 표현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구축해온 소설가 함윤이의 첫번째 소설집 『자개장의 용도』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평단의 주목과 독자의 성원을 고루 받은 「강가/Ganga」 「천사들(가제)」, 2023년 젊은작가상 수상작 「자개장의 용도」 등 일곱 단편이 묶여 있다.
“돌아올 길을 생각하면 자개장을 제대로 쓸 수 없어.
오히려 그걸 전혀 개의치 않아야만 자개장을 잘 쓸 수 있다”

환상과 욕망을 유예하지 않고 미지의 여정을 이어가는 이들
선택과 책임의 순간마다 깃드는 은연한 천사의 숨결

젊은작가상‧문지문학상‧이효석문학상‧문학동네소설상
수상 작가 함윤이 첫 소설집


뚜렷한 색채와 감각적인 표현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구축해온 소설가 함윤이의 첫번째 소설집 『자개장의 용도』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안정적인 문장과 전개, 각각의 인물이 주는 독특한 매력, 독자가 흥미롭게 채울 수 있는 여백”(심사평) 등 다채로운 역량을 선보이며 202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함윤이는 그해 여름 「강가/Ganga」가 ‘이 계절의 소설’에 선정되면서 “특별한 사건이나 스토리의 주제 의식에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소설의 분위기 전체를 장악하는 문체적 역량을 갖춘, 보기 드문 스타일리스트의 등장을 예”(선정의 말)고했다. 「천사들(가제)」을 통해 이러한 예견을 사실로 굳히며 “함윤이의 문장은 대체할 수 없는 스타일을 이루어가는 것 같다”(심사평)라는 찬사 아래 2024년 문지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매끄럽고 스타일리시한 문장 사이 갑자기 입을 다물게 하는 아교”를 이번 소설집 위에 “장인의 인장”(소설가 이희주)처럼 찍는다.

소수의 동질적 인물들의 성찰 대신 다수의 이질적 인물들의 역동적인 조합을 다루면, 당연하게도 다종다양한 힘의 경합이 두드러진다. 확률이나 합리의 힘처럼 오늘날의 세계를 지배하는 압도적인 법칙 또는 공식적인 규범이 아닌 주술의 힘, 미신의 힘, 마법의 힘, 기도의 힘, 우정의 힘, 연대의 힘, 상상의 힘, 죄의식의 힘 등 온갖 자잘한 힘이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작동한다.
오해하지 않길. 힘은 주변이 요동하도록 반향을 일으킬 뿐, 결코 선도 정의도 보장하지 않는다. 소문의 힘, 거짓의 힘, 저주의 힘, 적대의 힘처럼 부정적인 힘도 존재하고, 공포의 힘, 불안의 힘, 원한의 힘, 슬픔의 힘처럼 강렬한 정동 역시 어디로 튈 줄 모르는 미지의 힘으로 작용한다. 다수의 힘과 운동이 연결되는 과정은 이음새를 노출하며 덜컥거리기 마련이고, 이렇게 그려진 힘들의 지도는 독특하게 소란한 함윤이 소설 특유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소 해설, 「유토피아는 아닌 것들」에서

평단의 주목과 독자의 성원을 고루 받은 「강가/Ganga」 「천사들(가제)」, 2023년 젊은작가상 수상작 「자개장의 용도」 등 일곱 단편이 묶인 함윤이의 이번 소설집은 “정동의 파도를 따라 넓어지고 흩어지는 원심력과 특정한 사물이나 장소로 응축되는 구심력이 동시에 작용하는 역장”이다. 여러 갈래의 힘이 교차하며 뒤엉키는 이 경합의 장에서 특기할 만한 사실은, 각각의 힘 사이에서 갈등과 투쟁이 아닌 조력과 연결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시간이 흘러 “앙금이나 자국으로 남”을지언정 나가떨어지거나 탈락하는 힘은 없으므로, 그의 소설은 점차 중심보다는 변방에, 전형보다는 이형에, 고요보다는 역동에 가까워지며 무이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마치 “독특한 패치워크”와도 같은 함윤이의 ‘헤테로토피아’에서 우리는 “삶을 운영하기 위해 풀어야 할 유일한 문제”를 성실하게 들여다보면서도 “다른 차원의 힘을 상상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상상은 “여러분을 지지”하며 “어떤 자리를 마련해줄 것이”(‘작가의 말’)다.

아름다운 신물神物이 벌려둔 세계 저편의 틈
젖은 발로 뭍에 남기는 선명한 모험의 족적


제 안에 들어온 자를 그가 닿고자 하는 곳으로 순간 이동 시켜주는 소설 속 ‘자개장’처럼, 표제작 「자개장의 용도」는 소설집 가장 첫머리에 위치하여 책을 펼친 독자를 함윤이의 매혹적인 소설 세계로 안내한다. 이 자개장은 비일상적이고 기이한 면모를 지닌다는 점에서 「규칙의 세계」의 ‘거울’과 포개어진다. 둘은 모두 고아한 장식으로 꾸며져 있고, 매끄러운 표면에 무언가를 비추어내며, 공간과 공간을 매개하는 일종의 통로 역할을 수행한다. 다만 이러한 사물들의 초월적인 능력은 인물들을 함부로 또는 손쉽게 다른 차원으로 데려다 놓지 않는다. 자개장과 거울은 자신의 앞에 선 이들을 돌연히 끌어당기거나 집어삼키는 대신 직접 문을 열어젖히고 손을 내미는 자에게만 지금 여기 너머의 풍경을 내보인다.
고로 소설에서 두 사물의 쓰임새는 원래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손에 쥔 인물들에 의해 결정된다. 「자개장의 용도」의 ‘나’와 「규칙의 세계」의 셰어하우스 식구들은 각 사물의 신비로운 힘을 포기하지 않고 그것과 함께하기를, 또 그 뒤에 따라붙는 염려와 책임을 감당하기를 선택한다. 자개장과 거울이 의존이나 파괴가 아닌 반려의 대상이 될 때 둘은 두려운 이물異物이 아닌 근사한 비기祕器로 변모하며, “비밀이 무엇인지 조금쯤 이해하게”(「자개장의 용도」, p. 44) 된 주인들은 한층 더 용감한 모습으로 거듭난다.
신묘한 두 사물의 반사면을 경유하며 피어오른 용기는 「강가/Ganga」의 ‘나’와 「나쁜 물」의 ‘나’에게 닿아 그들로 하여금 지금껏 외면해온 내면의 물속으로 뛰어들도록 추동한다. 두 소설 속 ‘나’는 작품의 초입에서부터 비행기와 고속버스를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하며 낯선 여정을 감행하지만, 그들의 진정한 모험은 ‘갠지스강’과 ‘나쁜 물’의 수면 위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마주할 때 시작된다. 「강가/Ganga」의 ‘나’가 “오래 기다린 죄책감”(p. 122)을 쏟아내게 되는 것은 자신의 새 이름을 스스로 지었을 때나 남자를 샀을 때가 아니라 갑작스레 강에 빠져 온몸을 적시고 난 뒤이고, 「나쁜 물」의 ‘나’는 “안에서 솟구치는 질문들의 거품을” 수그러들게 하는 대신 “그 안으로 직접 들어”(pp. 247~48)감으로써 노래를 멈추지 않던 현관문 뒤의 존재들과 대화를 시도한다. 빼내버리고 싶던 물에 몸을 담가 침잠하고 축축한 손으로 그 아래 가라앉아 있던 부채감을 건져 올림으로써 그들은 비로소 물 밖으로 걸어 나온다.

너를 지킴으로써 나를 지탱하는 우정은
미약하지만 강인한 천사의 마음을 닮았다


한데 모여 살거나 한철을 같이 지낸 이들이 만남과 헤어짐을 겪는 장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함윤이의 소설은 ‘나’를 소중하게 아끼는 친구의 마음을 통해 소중히 여겨야 마땅한 ‘나’를 발견하도록 이끄는 ‘우정’이라는 정서에 집중한다. 기절 놀이 중 목이 졸려 머릿속이 아득해지는 느낌을 “썩 나쁘지 않”(p. 127)다고, “이게 마지막이라면 그것도 괜찮다”(p. 139)고 생각했던 「수호자」의 ‘나’를 삶 쪽으로 “붙잡고 끌어”내는 것은 얼핏 자기 자신을 쉽게 방기하지 말아달라는 친구 ‘무조’의 말이나 뒷덜미에 붙은 귀신의 악력인 듯 보인다. 그러나 ‘나’가 “온 힘을 다해 헤엄쳤고 물 밖으로 빠져나왔”다는 룸메이트들의 서술은 그가 실은 “아주 절박”(p. 140)하게 살고자 했기에 스스로 살아남았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우정을 통과하며 확인된 이 ‘살고자 하는’ 마음은 점차 ‘잘 살고자 하는’ 힘센 마음으로 발전한다. 오직 도보로만 국경을 횡단해 넘어가면 친구가 건강해질 수 있다는 바보 같은 믿음을 행동에 옮기도록 만들고, 아무도 없이 텅 빈 습지마저도 축제의 무대로 바꿔놓는다. 진창과 바닥에서도 우정을 나눠 가진 이들은 은빛으로 반짝이는 아이섀도처럼, 누구에게나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는 연예인처럼 빛난다.
우정을 따라 걷는 “오래된 친구의 길”(p. 49) 위로 종종 찬바람이 감돌 때면 함윤이의 소설 속 인물들은 “따뜻한 거”(「구유로舊遊路」, p. 86)를 챙겨 먹으며 “목도리를 턱까지 두”른(「수호자」, p. 160)다. 살기 위해, 살아서 친구를 제대로 맞이하고 또 떠나보내기 위해 스스로 돌보며 영영 사라지지 않을 귀한 마음들을 되뇐다. ‘너’와 ‘나’의 안녕과 행복을 바라는 모든 마음을 읊조리는 입술에서 새어 나오는 보얀 입김을 함윤이는 ‘천사’라고 부른다. 애틋한 호명 아래 천사로서 현현한 우정은 공기 중을 떠돌며 따스한 숨으로 친구들의 몸을 조금 더 덥힌다. 그 “미묘한” 온기가 “천사 덕이라는 사실을 모르”면서도 어슴푸레 미소 짓는 이들의 걸음을 독자는 내내 응원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그들 곁에 머물며 “관계에서 태어난”[「천사들(가제)」, p. 259] 천사가 된다.

목차

자개장의 용도
구유로舊遊路
강가/Ganga
수호자
규칙의 세계
나쁜 물
천사들(가제)

해설 | 유토피아는 아닌 것들 · 이소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라가 미지근한 숨을 내쉰다. 보배야, 부르는 목소리는 너무 작아 내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것 같다.
네가 여기까지 걸어온 덕에 우리가 이걸 볼 수 있는 것 같아.
달이 손을 놓듯 태양으로부터 떨어져 나온다. 별 대신 흰빛이 머리 위로 쏟아진다. 우리는 다시 한낮 속에 서 있다. 아이섀도와 립스틱으로 반짝이는 얼굴의 여자들이 나를 본다. 나는 비밀을 들킨 사람처럼 웃는다.
―「구유로舊遊路」


무조가 내 목에 양 손끝을 올렸다. 엄지와 검지로 경동맥을 짚었다. 숨 참아. 그가 말했다. 나는 눈을 감았다. 쇠처럼 차가운 손끝이 목울대를 누르고, 이내 그리운 하얀 점들이 나타났다. 눈보라가 불어오고 있었다. 이 풍경과 마주할 때마다 늘 떠올리던 생각이 또 한 번 솟았다. 이게 끝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 조용하고 안전한 곳에 쭉 머물 수 있다면……
선우야.
무조가 말했다.
너 정말 그러지 좀 마.
나는 눈을 떴다. 흰 점들은 온데간데없고, 두 손을 늘어뜨린 무조만 서 있었다. 넌 전부터 그랬지. 그가 말했다. 너는 참 쉽게 포기해. 포기할 상황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사람 같아. 무조는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그러지 않으면 안 돼?
―「수호자」


나는 위로 삼아 내 규칙 위반의 역사를 말해주기로 했다. 초등학생 때 빨간 펜으로 이름을 쓰다가 할머니에게 호되게 맞고서 공책을 버렸던 경험, 애인에게 운동화를 사 줬다가 이튿날 차였던 일, 어른이 되어서도 몇 번이나 선풍기를 켠 채로 잠들 뻔하다 경련하듯 깨어났던 기억 등등. 차마 말하지 못했지만 십대 시절에는 문턱을 밟고 중얼대기도 했다.
난 지금 노인들의 목을 밟고 있어, 내 보호자들의 목 말이야.
“이런 일들을 저질렀어도 난 여태 살아 있잖아. 원래 다들 틀려가며 배우는 거야.”
―「규칙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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