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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897241
· 쪽수 : 122쪽
· 출판일 : 2022-08-01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누구나 있어서 누구도 없는
선정릉 – 11
조용한 사람 – 12
외로워지는 사람들 – 14
황금가지 – 16
왼 손바닥엔 앙가라강이 – 18
휘파람 – 20
적과의 동침 – 24
비밀 – 26
식물 살자 – 28
책에게 구걸하다 – 30
좌표 이탈 – 32
제2부 하나 둘 셋을 셌다
옛돌박물관 – 35
피어도 되겠습니까 – 36
유르트 – 38
별이 빛나는 밤 – 40
중심 – 42
행간 – 44
고독이 온다 – 46
스리랑, 카인의 죄 – 48
비극이 이름을 얻을 때 – 50
조나 – 52
겨울 화분 – 54
코로나 시대의 사랑 – 56
제3부 모과꽃 떨어진 물에 발을 씻고
모과꽃 떨어진 물에 발을 씻고 – 61
조금 붉어라 – 62
역병 제국 – 64
육십령 – 66
멸치들의 함성 – 68
호랑거미입니다만 – 70
여기가 로두스다 – 72
호우 – 73
물 축제 – 74
김밥 할머니 – 76
이름 – 78
박막달 씨의 기차 – 80
호수에서 사흘 – 82
제4부 어지럽고 아름다울 때까지
비처럼 음악처럼 – 85
오늘의 커피 – 86
이야기는 계속된다 – 88
산곡리 – 90
서과투서 – 92
땅 세 평 – 94
슬픔도 둥글게 늙어 가는 – 96
별리, 2005 – 98
먼 데 사람 – 100
섬 – 101
나물하다 – 102
가을 우체통 – 103
목격자 – 104
해설 이병국 무너지는 힘으로 다시 피는 삶 – 105
저자소개
책속에서
피어도 되겠습니까―동백
충분히 불안합니다
순간 쏟아질 한 사발 피에
아름다움이 붐빕니다
빨강의 내부를 열고
들어가 더 완고한 빨강에서
베어 문 빛깔로
지배받지 않는
단어로
꽃 피어도 되겠습니까
겨울로 격리된
심장 한 덩이
변방을 두드려 댑니다
아우성치며 눈발이 때를 맞추는
이런 밤에
이런 밤에
꽃을 가진 겨울에 대하여
겨울을 가진 꽃에 대하여
한마디 넘쳐도 되겠습니까 ■
김밥 할머니
낙원역 1번 출구에 쪼그려 앉지 마세요
밤을 새워 제방의 구멍을 막은 소년의 팔목 같은
김밥을 말지 마세요 한 줄에 천 원짜리
새벽부터 팔아서 통장에 쌓지 마세요
죽으면서 일억 원 기부하지 마세요
전 재산을 내놓지 마세요
머릿수건 없이는 웃풍을 이기지 못하는
단칸방에 혼자 눕지 마세요
가난의 총탄을 맞았구나,
아프다 아프다,
비명을 지르세요
외롭다, 춥다, 늙은 몸에게
따뜻한 국밥을 먹이세요
팔다 남은 차디찬 김밥
프라이팬에 데워 먹지 마세요
색깔 고운 목도리도 한 장 두르세요
가난이 가난을 구한다네,
낙원을 세우지 마세요
밑가지째 꺾여서도 꽃봉오리 올리는 생강나무처럼
노란 얼굴로 앞장서서 봄을 피우지 마세요
게으름을 피우세요 노인정에서
백 원 내기 화투 놀이도 하세요
부디, 위인이 되지 마세요
손톱만 한 크기로 조간 21면에 박제되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