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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897326
· 쪽수 : 101쪽
· 출판일 : 2022-09-3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선유도 방향 – 11
쇠난간의 촉감으로 – 12
꽃도 없고 잎도 없는 – 13
유월에 당나귀는 날씨가 참 좋다는 말 같은 걸 하고 – 14
새로 돋은 풀들이 그때 그 모양으로 자라 – 16
오후 두 시 – 18
마리 – 20
바다는 보라고 있는 것 – 22
구름은 보라고 있는 것 – 23
가방의 미래 – 24
하나를 보면 두 개를 잊는 버릇이 남아 – 25
혼잣말은 대화체로 – 26
제2부
그 한낮이 연못이라면 – 29
읽다 만 책 – 30
그림 같은 그림 속의 잔디밭에서 – 31
브로콜리들의 숲 – 32
회전문 – 34
악어 – 36
현실적인 밤 – 37
봄에 들어와 나가지 못한 햇빛이 베란다에 – 38
삼단으로 접히는 자동 우산 – 39
국립중앙박물관 입구 항아리에 심어진 대나무 사이로 난 길에 장갑 한 짝이 떨어져 – 40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는 장면 – 42
뒤에 오는 것 – 43
연수동 – 44
제3부
파리 공원 – 47
검은 개는 눈이 검다 – 48
창고 – 50
버니 슬로프 – 52
자막 읽기 – 54
여름엔 밤이 더디게 와 – 56
빛의 간격 – 57
몬트리올을 기다리는 밤 – 58
의미 있는 일 – 59
지구가 세탁기처럼 돌아가는 밤 – 60
회전교차로 – 61
포도 – 62
제4부
낮달 – 65
하나가 빠졌습니다 – 66
일하는 사람들 – 68
떨어진 사과를 – 69
기대 없이 어제 없이 – 70
의자 – 72
꽃과 빙하 – 73
아름다운 가게 – 74
기분이 전부여서 마음이 놓였다 – 75
조문 – 76
낙하운동 – 78
재입장은 불가합니다 – 79
읽다 만 책의 마지막 페이지 – 82
해설 박동억 위화감의 시학 – 83
저자소개
책속에서

선유도 방향
안양천을 걸었다 손을 잡고 있었다 가마우지 한 마리가 물속에 서 있었다 멀리서 보면 물속에 박힌 나뭇가지 같았다 날개가 있고 부리가 있었다 보일 듯 말 듯 머리를 움직였다 살아 있었고 진짜였다 야구복을 입은 아이들이 발맞춰 달려갔다 자전거가 지나갔다 목줄을 맨 개와 나란히 걸었다 두 사람이 다가왔고 한 사람이 선유도 방향을 물었다 완만한 커브를 그리며 개가 멀어졌다 멀어지는 개의 속도로 한 사람이 따라갔다 팽팽하게 쥐고 있던 목줄이 손에서 풀리는 것 같았다 진짜 같았다 ■
꽃도 없고 잎도 없는
농구 경기를 보다가 어두워진 밖을 본다 꽃도 없고 잎도 없는 목련 나무가 흔들리다 말다 한다 파울을 한 선수가 심판에게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을 받는다 감독이 작전 타임을 부른다 이제 옆 동의 베란다에선 우리 집이 환히 보일 거다 블라인드를 쳐야 한다 이다음에, 난 창문이 많은 집을 살까 봐 경기 도중에 끼어든 작전 타임처럼 네가 말한다 창문이 많은 집에선 꿈을 많이 꾼대 내가 대답한다 왜? 몰라 누가 그러더라고 창밖에는 밤이 오고 밤을 덮는 눈이 오고 화면은 상해보험 광고와 자동차 광고를 보여 준다 상조회사 광고를 지나 사막을 달리는 자동차를 한 번 더 보여 준다 너는 일어나 주방으로 간다 냉장고 문을 여닫는 소리 정수기에서 흘러나와 컵을 채우는 물소리가 들린다 바닥에 끌리는 슬리퍼 소리가 주방을 오간다 뭐 해? 대답이 없다 코트에는 선수들이 몰려다니고 어두운 주방에서 너는 혼자 서성인다 고개를 돌리면 고개를 돌린 내가 비친다 블라인드를 쳐야 한다 생각은 밖에 있다 목련 나무보다 멀리 있어 보이지 않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