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906356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4-10-10
목차
작가의 말
제1부 청춘 소야곡
12 경주에서
13 장터 아낙
14 찔레꽃 연가
15 서편제
16 풍산개 가족
18 도시의 아침
19 애호박 일기
20 신발을 벗는 연유
21 다문화 교실
22 해금강
23 산딸기
24 청춘 소야곡
26 마케팅
27 아버지의 의자
28 방하 카페
29 담쟁이 사건
30 거가대교를 지나며
제2 어머니의 부엌
34 어머니의 추억 기기
36 장터 나들이
37 서귀포 연가
38 장날 풍경
40 어머니의 부엌
41 외할머니
42 무정한 듯 유정함으로
44 조기 창업
46 빗길에서
48 라디오를 들으며
49 친구 이야기
50 새벽 운동
51 무채색의 그녀
52 불로소득
53 지심도의 추억
54 면장님의 눈물
55 집배원 아저씨
56 부부의 신경전
58 폐교에서
60 달을 보며
제3부별 헤는 밤
62 청마의 귀향
63 서랍 속의 노트
64 기념비를 세우다
66 양달석 미술관
67 남도 기행
68 청해진에서
69 장승포항
70 잔인한 사월
71 팔꿈치가 헤진 내복
72 별 헤는 밤
74 껍데기는 가라
76 연극의 바다
77 휴먼 축제
78 아버지의 자전거
79 해학 마당의 이순신
제4부피카소를 닮은 발
82 명성황후
83 춘향 이야기
84 두 남자의 웃음 코드
85 토스카
86 엄마와 딸
88 맘마미아
89 작은 바램
90 피카소를 닮은 발
91 워낭소리
92 미나리
93 문화 초대석
94 백령도에서
95 포켓 속의 힐링
96 거위의 꿈
98 담배 가게 아가씨
99 아모르파티
100 걱정하지 말아요. 그대
102 효도 공연
103 영랑생가에서
| 작품해설 |
106 아버지의 자전거
고영조(시인/전 경남문화예술진흥원장)
저자소개
책속에서
다문화 교실
서투르게 읽고 쓰고
더듬는 발음과 서툰 억양에
말귀가 다소 어두워도 괜찮아요
물설고 낯선 이국땅
인연의 끈 하나로 발 디딘 지 몇 해
초롱초롱 아이들이 곁에 있어도
하늘을 오가는 비행기를 볼 때마다
고향땅 부모님 좋은 친구들
그리움이 차곡차곡 쌓여 갑니다
이곳에도 청마를 모르는 이 많은데
펄럭이는 깃발과 부동의 바위
그리움이 파도치는 행복을
느리게 읽고 쓰고 외우며
이국 시인 청마의 시극 공연무대를
설렘 속에 손가락을 헤며 갑니다
어머니의 부엌
가족이 하루의 평화를 갈무리하면
청상인 이웃 여인들 서넛이 모여
밤 이슥토록 넋두리에 막걸리를 홀짝이던
어머니의 전용 사교장
술도가의 넉넉한 집 딸로 자라
군인 남편 따라 억척으로 살며 익힌
금언처럼 지혜로운 가르침
충치에는 뜨거운 참기름이요
어디에는 무엇이 좋다던 민간요법 의사
군에 간 아들의 무사를 빌며
정화수 떠 올리던 조왕신의 터전
때로는 눈물로 간을 맞추고
숯덩이로 탄 가슴 열쳐 화롯불을 피우던
우리 어머니의 전유 공간
아버지의 자전거
늙은 자전거가 비틀비틀 굴러간다
낡은 자전거는 쓰러지지 않으려고
육십 년도 넘게 위태로이 굴러간다
세상이 깊은 잠에 빠져들고
남들이 쉴 때도 멈춤 없이 굴러간다
아니 굴러가야만 한다
술도가 배달부 자전거 안장 뒤에
주렁주렁 매달린 술통처럼
자신의 주름진 얼굴만 바라보는 처자들의
까만 눈동자를 보기 두려워 고개 숙인 채
삐걱대는 페달을 힘껏 밟으며
맞바람 부는 언덕길을 힘겹게 오르는
지친 아버지의 둥글고 야윈 볼
하얀 바퀴 그림자를 품어 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