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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도록
· ISBN : 9791192066363
· 쪽수 : 88쪽
· 출판일 : 2024-05-01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에디 마티네즈의 작품은 속도감 넘치는 선과 대담한 색상이 돋보인다. 화면 안에는 작가가 일상에서 영감 받은 나비, 꽃병, 테니스공, 블록헤드(Blockhead) 등 다양한 모티프가 수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같은 그림이지만 다르게 그리기 위한 연구’라고 부르는 이 작업 방식은 이미지를 다르게 이해하기 위해 대상에 대한 선입견을 벗겨내는 시도이다. 한편, 작가는 작업할 때 발생하는 쓰레기, 물티슈, 껌, 캔버스 천 조각 같은 일상 속 물건들을 화면에 콜라주 하며 독특한 질감의 작품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작가는 최근 작업의 동력은 진정한 본성으로 돌아가려는 열망이라 밝힌다. 모바일 시대 수많은 가공 이미지를 접하고 그것이 실재한다고 믿는 오늘날, 작가는 일상적인 사물들에 관심을 가지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시각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에디 마티네즈 작품의 중심에는 드로잉이 있다. 작가는 항상 펜과 종이를 들고 다니며 드로잉을 한 뒤, 이미지를 겹치거나 모호하게 만들고, 과장하는 등 변형을 거쳐 새로운 이미지로 탈바꿈시킨다. 대형 회화에도 드로잉이 갖는 순간의 속성을 담고 싶었던 작가는 2015년 인쇄 기법의 하나인 ‘실크 스크린’을 활용해 새로운 작업 방식을 시도했다. 드로잉을 확대해 캔버스에 실크 스크린으로 인쇄한 뒤 그 위에 다시 채색하는 식이다. 또한 실크 스크린의 검은색 윤곽선을 형식적인 청사진으로 사용하거나, 선을 무시하고 덧칠해 물감층을 쌓아 올리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 <이엠아트유한회사 No. 4 (사운드 배스 Ⅱ)>(2023)는 작업실에서 발견한 편지지에 그렸던 드로잉을 확대한 것으로, 작품 하단의 텍스트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 레이어가 쌓이며 원본 드로잉의 흔적이 대부분 가려져 있다. 에디 마티네즈는 이 같은 작업 방식을 통해 정물화, 초상화, 풍경화 같은 고전적 형식의 회화와 의식의 흐름으로 접근하는 드로잉 특유의 속도감을 결합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한다.
‘만다라(Mandala)’ 연작은 오래된 것을 참조해 재탄생시키는 작가의 성향이 돋보인다. 이 시리즈는 작가의 어시스턴트가 2005년에 작가가 그렸던 한 드로잉을 발견하며 시작되었다. 원판(圓板) 혹은 원륜(圓輪)이라는 뜻을 가진 만다라(mandala, 曼茶羅)는 불교와 힌두교에서 우주의 진리를 표현하는 그림이다. 작가는 자신이 반복적으로 등장시키는 모티프를 포함해 선과 모양, 형태와 색채 등 예술적인 우주를 담는 그릇으로써 ‘만다라’를 활용한다. 강렬한 색채와 질감, 스프레이 페인트의 흔적들은 힌두교 및 불교의 만다라를 변형해 만들어진 도상이며, 수레바퀴가 끊임없이 움직이는 듯한 역동성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