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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079431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22-10-31
목차
시인의 말
1부
아버지의 지게
붉은 망개
거목이신 당신
꽃비
야생화
나팔꽃
봄이 부르기에
삭제되지 않는 시간
일출
냉이꽃
푸른 그늘
명태와 산뽕나무
씀바귀꽃
가을비가 내리면
2부
곰팡이꽃
빛과 어둠
무궁화
지게작대기
살구꽃이 지다
덕규 아저씨
그대 속에
지지, 않는 꽃
경동시장
산다는 것은
사랑 나무
그 때로
눈치
상처
3부
가을빛
멈춰진 시간
지중해 여인들
엄마 얼굴
몸의 기억
담장 넘어
늙은 호박
제라늄
이밥
늘 도망가
내 것이면서 내 것이 아닌
단풍
새 소리
입산금지
4부
작은 꽃
이별
거진항
과메기
백사마을
질서
진실과 거짓
동백나무
삼월, 어느 날
좋은 건 알아서
날파리와의 사투
빨랫줄
산수유 열매
빗소리
해설
잔상의 아름다움, 혹은 흔적의 시학 | 황치복(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버지의 지게
새벽이슬을 밟고 오갔던
아버지의 길
막막했던 살림살이
아궁이 재처럼
쌓여만 갔던 근심
털어낼 재간 없이
농한기 술타령에 젖어 살다가도
봄이 오면 챙겼던 지게
날이 저물도록
땀과 흙투성이로
열 식구 목숨 줄을
짊어지고 다녔던 지게
봄이면 어김없이
아버지로 돌아오게 한 지게
야생화
돛을 올리듯 긴 목대를 세운
개망초, 엉겅퀴, 고들빼기
목대 우듬지에 피워 올린 꽃가지들
비와 바람에도 꺾이지 않는다
지지대를 세우는
고추, 가지, 토마토와 달리
야생의 꽃들, 홀로 서야하는 비애의 운명일까
어디에도 기댈 데 없는
사람들처럼
도로가에도 마다않고 뽑아 올린 꽃대
짜투리땅도 예사로 보지 않는
어머니들 같은 억척근성으로 꽃씨를 날린다
씀바귀꽃
야생에서 온 것들은 모여서 산다
서로 떨어지면 흩어질세라
보도블록 틈새
쪼르륵 자리 잡은 씀바귀들
목을 길게 빼 올려 꽃을 피웠다
새터민처럼
속내를 터놓지 않아도
눈빛만으로도
다 알고 있다는 듯
서로의 바람막이로 버티고 있다
울 엄마도 씀바귀로 살다 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