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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92134642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24-04-12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6
못다 핀 꽃 한 송이 29
리어카 노인 79
붉은 용사들 123
웨딩드레스 163
죄 201
책임 265
에필로그 330
작가의 말 334
저자소개
책속에서
죽음.
아직까지 그것을 직접 겪어본 사람은 만날 수 없었다. 일인칭으로서 죽음을 맞닥뜨리는 것은 곧 그의 인생이 끝난다는 의미였으니까. 그렇기에 후기를 들을 수 없었다. 죽음이란 것이 어떤느낌이고, 왜 이토록 사람들에게 공포로 각인이 되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죽음이란 것은 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그러나 나는 달랐다. 사람의 마지막 날을 알 수 있는 능력. 나에게는 그 능력이 있었다. 어느 날부터 사람들의 머리 위로 보이는 숫자. 그 숫자의 의미를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삶과 죽음을 초월한 그 무언가를 배우게 되었다. 이것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던,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는. 그런 평범하고도 환상 같은 이야기. 무심코 지나치던, 우리 삶에 가장 가까이에 있던 그런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_프롤로그 중에서
때마침 가게에서 그때 본 노인이 나오고 있었다. 곧게 빚은 흰머리에 얇은 잠바. 그때와 같은 차림이었다. 군복으로 보이는 밀리터리 바지와 찢어진 신발까지 눈에 담자, 내 시선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빠르게 한 곳을 향해 움직였다.
‘5’
노인의 머리 위로 보이는 숫자 5. 나에게만 보이는 그 숫자를 눈에 담는 순간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확실히 하루마다 줄어들고 있다.’ 나를 발견하지 못했는지 노인은 가게 앞에 있는 간이식 의자에 앉아 손에 든 우유를 한참이나 쳐다보고 있었다. 노인의 축 처진 어깨를 한참 바라보다 노인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생기 없는 표정으로 멀뚱히 내 얼굴을 눈에 담던 노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내 얼굴이 기억났는지 노인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