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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2160009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1-12-1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1Day. 안녕 제주
에필로그: 이별(Farewell)
2Day. 작은 섬마을의 분교를 보며
에필로그: 공허함(Empty)
3Day. 수억 년 전 제주에서는
에필로그: 행복(Happiness)
4Day. 새별오름에 오르다
에필로그: 애월리(Aewol-ri)
5Day. 또닥또닥… 빗소리를 들으며
에필로그: 낮별(Daystar)
6Day. 20km, 길섶에서
에필로그: 자존감(Self-esteem)
7Day. 숲, 나무, 바람
에필로그: 여우비(Light rain)
8Day. 국토 최남단, 그 수식어의 무게감
에필로그: 어버이날(Parents’ Day)
9Day. 가파도에서 맞는 어버이날(그들만의 리그)
에필로그: 택시운전사(Taxi driver)
10Day. 과잉된 슬픔
에필로그: 자기연민(Self-pity)
11Day. 그 옛날, 제주도의 소리 없는 절규
에필로그: 사회관계망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12Day. 일상에 젖어든 지루함
에필로그: 결혼(Marry)
13Day. 어두워져야 밤하늘의 별이 보이는 것처럼
에필로그: 엄마의 엄마(Mom of Mom)
14Day. 슬픔을 건너
에필로그: 죽음1.(Death1.)
15Day. 문화 선진국을 소망하며
에필로그: 죽음2.(Death2.)
16Day. 내 삶의 총아는 나
에필로그: 퇴사(Resignation)
17Day. 이별의 매너
에필로그: 자의식 과잉(Ingrown)
18Day. 외돌개의 마음을 담아
에필로그: 이혼(Divorce)
19Day. 노을에 보내는 굿바이 키스
에필로그: 이기적인 마음(Selfish)
20Day. 깜빡깜빡, 그리고 반짝반짝
에필로그: 여사친(Girl-Human-friend)
21Day. 올레길의 시작에서 실패를 생각하다
에필로그: 나의 하루(My day)
22Day. 나비의 비행
에필로그: 꿈처럼(Just like dream)
23Day. 마지막 숨비 소리
에필로그: 이상한 꿈(Dreamless)
24Day. 결국, 사람이었다
에필로그: 견디는 삶(Bearing life)
25Day. 저물어 가는 하루의 길섶에서
에필로그: 어린왕자(A little prince)
26Day. 국가의 존재
에필로그: 상사화(Magic Lily)
27Day. 봄을 떠나보내며
에필로그: 유서(Will)
28Day. 곶자왈을 걸으며
에필로그: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29Day. 표선 해수욕장에서 ‘박새로이’를 생각하다
에필로그: 흔한 남매(Normal Siblings)
30Day. 여름아 부탁해
에필로그: 점괘(Divination Sign)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프롤로그
살고 싶었다.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며 갑자기 찾아온 우울증에 이렇게 무너질 순 없었다. 의사 선생님과의 상담치료와 약물도 점점 임계치를 드러내며 올라오는 감정선을 제어하기 힘들어질 무렵 스스로 길을 찾아야 했다. 술로 지새우든지, 수면제를 늘리든지 등의 방법도 그중 하나의 길이었다.
멀쩡히 살던 내가 이렇게까지 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우리나라 굴지의 경제 언론사에서 7년간의 직장생활. 그리고 갑작스런 아버지의 부고로 고향에 엄마를 혼자 덩그러니 둘 수 없다는 생각으로 택한 귀향! 어쩌면 그때부터 감정의 골이 켜켜이 쌓여 왔는지도 모르겠다. 장사해보겠다며 3년 차에 접어든 돈가스 장사와 한 번의 결혼과 이혼도 앞선 감정의 고름에 불을 지핀 것만 같다. 장사를 시작하고부터는 집, 일터, 잠으로 이어지는 쳇바퀴의 연속이었다. 책을 읽지도, 글을 쓸 수도, 운동할 수도, 잠잘 수도 없던 시간들이 휑하니 지나갔다. 어제 세상을 떠난 그 누군가에겐 너무나 소중했을 하루하루를 나는 이렇게나 무기력하게 쓰다 버린 꼴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멍한 상태를 안고 나는 정신과를 찾아갔다.
“나의 눈물에 거짓은 없었다. 이별은 슬픈 것이니까. 그러나 졸업식 날 아무리 서럽게 우는 아이도 학교에 그냥 남아있고 싶어 우는 건 아니다.”
박완서 선생님의 한 소설 속 내용이다. 나는 지난 6개월간 원인을 알 수 없는 슬픔에 잠식됐고, 약물과 상담치료를 병행하며 하루하루 기근 하며 살아왔다. ‘그 슬픔의 기저에는 무엇이 있을까’하며 항상 자문했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그 끝을 보고만 싶다. 슬픔의 바다에서 계속해서 허우적거리지 않고, 그 바다 밑바닥을 찾아 다시금 발로 박차고 수면 위로 올라오고 싶었다. 박완서 선생의 혜안을 빌려 제주에서의 첫날밤을 갈음한다.
그러다 작은 항구 앞을 지나 배 한 척을 발견했다. 〈비양도〉행이라고 적혀있다. 목적지가 없는 뚜벅이기에 망설임 없이 바로 배에 올라탔다. 이방인의 본분을 충실히 따르며 그렇게 비양도에 발을 내디딘다.
그야말로 때 묻지 않은 작은 섬이다. 화산 폭발로 불거진 크고 작은 돌조각도 본연의 모습으로 잘 보존되어 있다. 연세 그윽한 해녀 어르신들이 물질하러 채비하시는 모습도 드문드문 보인다. 섬 한 바퀴를 둘러보다 폐교가 된 분교를 보았다. 아이들이 뛰어놀던 흔적과 놀이기구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이 작은 섬에서도 아이들의 꿈이 영글어 갔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