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2229447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24-09-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예술’을 보호하는 ‘법’이라는 호위무사
[제1법정] 그림에 담긴 기본권의 역사
•일은 어떻게 세상을 나누는가 : 우리 안에 기생해 온 노동착취와 계급, 노예의 역사
•메멘토 모리 : 법학이 죽음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전쟁을 심판한 그림들 : 전쟁법과 양심적 병역거부를 소환하다
•입은 비뚤어져도 할 말은 하는 법리 : 명예의 보호와 표현의 자유가 충돌할 때
•당신의 깃털은 안녕하신가요 : 조세저항을 그린 누드화
•‘극복’이란 시선을 극복한다는 것 : ‘장애’와 ‘차별’에 대한 오해와 편견들
•공화의 함의 : 민주주의는 항상 옳은가
•심판관 파리스의 사랑은 유죄 : 제척‧기피‧회피와 사법의 공정성
[제2법정] 인간의 위선을 제소한 그림들
•예술을 돈으로 바꾸는 연금술사들 : 미술품 경매에 얽힌 법률문제 톺아보기
•위선의 아틀리에 : 위작에 담긴 사기와 착오의 법리
•형벌은 어떻게 폭력이 되었나 : 죄형법정주의의 뿌리를 찾아서
•나는 그림 속 그들이 한 일을 알고 있다 : 거장들이 그린 성폭력과 보복의 미술사
•그림, 전쟁과 함께 사라지다 : 홀로코스트 아트를 둘러싼 소유권 분쟁
•그림값의 잔혹사 : 뇌물의 역사와 돈세탁의 표백제가 된 걸작들
•엄마의 탄생 : 대리모와 익명출산 논쟁을 바라보며
•술이란 핑계를 처벌하라 : 주취감형, 술에 얽힌 법의 모순
•법률가의 초상 : 법복에 가려진 위선의 그림자
[제3법정] 예술을 살리는 법, 혹은 죽이는 법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 예술과 음란의 경계
•색을 독점하다 : 작가의 컬러와 산업재산권을 둘러싼 다툼
•흉물과 예술 사이 : 공공미술의 공익성과 저작인격권의 충돌
•재주는 작가가 부리고 돈은 누가 챙길까 : 추급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영국 박물관이 세계인의 것이라고요? : 문화재 반환을 둘러싼 논쟁
•루브르는 박물관일까, 미술관일까 : 법이 나눈 미술관과 박물관 구분의 속내
•예술을 모의했던 사람들 : 예술가의 결사의 자유와 근‧현대 미술사조들
•불온한 그림, 안온한 그림 : 학문을 향한 거장들의 다른 시선
•작품 찾아보기 / •인명 찾아보기 /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네덜란드 화가들이 해골을 그리면서 ‘Homo bulla’와 함께 가슴에 품었던 문장은 ‘Memento mori’입니다. 우리말로 옮기면 ‘죽음을 기억하라’인데요. 법학자에게 ‘죽음’이란 Homo bulla가 아닌 Memento mori의 의미가 깊습니다. 법학에서 죽음은 ‘소멸’과 ‘생성’의 의미가 공존합니다. 가령 민법에서 죽음은 ‘상속’이라고 하는 새로운 법률관계를 생성시킵니다. 형법에서는 어떤 사건이 피의자(혹은 피고인)의 사망으로 종결되는가 하면, 살인으로 수사와 기소가 개시되기도 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화가의 붓끝이 삶의 덧없음에 침잠한다면, 법학자의 펜촉은 죽음의 기억에 방점을 찍습니다.
_‘메멘토 모리 : 법학이 죽음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중에서
2016년 1월 맨해튼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전 구찌(Gucci)그룹 회장 도미니코 드 솔레가 말쑥한 정장을 입고 증인석에 앉아 있습니다. 그는 바로 옆 이젤 위에 세워진 검고 빨갛게 채색된 그림을 향해 손짓하며 이렇게 진술합니다. “이건 제가 마크 로스코 그림이라고 믿고 830만 달러에 산 가짜 그림입니다. 저는 가방은 알지만 그림은 잘 모릅니다.” 문제의 그림은 현대 추상회화의 거장 마크 로스코의 작품처럼 보입니다. 솔레는 하버드 로스쿨 출신 변호사로 경매회사 소더비와 패션기업 톰포드의 최고경영자입니다. 그런 그가 거액의 위작 사기 피해자란 게 믿기지 않지만 사실입니다. ‘미술계의 리먼사태’로 불리는 세기의 스캔들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_‘위선의 아틀리에 : 위작에 담긴 사기와 착오의 법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