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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91192411248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3-04-28
책 소개
목차
첫 번째 일요일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
일요일만 사는 사람들
깊고 어두운 밤
두 번째 일요일
일요일의 스케치 클럽
마음속 어두컴컴한 문
유충도 성충도 아닌 그 사이의 무언가
세 번째 일요일
비 오는 날
마유의 새 팔레트
사람의 마음을 훔치다
네 번째 일요일
신기한 우연
고장 난 시계
마지막 일요일
동굴 속의 호박색 나비 떼
별밤의 작품전
일요일 상점의 비밀
리뷰
책속에서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
마유 스스로도 학교에 가지 못하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 몸이 아프다거나 학교에 괴롭히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방에서 나갈 수가 없었다. 학교에 가려고만 하면 배에 납덩어리라도 얹어 놓은 듯 온몸이 무거워졌다. 마치 가느다란 실로 칭칭 휘감아 놓은 것마냥 몸과 마음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이런 증상은 여름 방학이 끝나고 나서부터 시작되었다.
‘왜 이러지? 왜 이렇게 된 걸까?’
자신도 그 이유를 모른다는 데서 불거진 불안감이 몸을 한층 더 굳게 만들었다.
일요일만 사는 사람들
우산을 쓴 가게 주인아저씨는 괘종시계가 흥겹게 노래하고 있는 가게 안을 팔로 크게 아우르면서 덧붙였다.
“이곳은 ‘일요일 상점’. 일요일만 사는 사람들이 모이는 갤러리입니다. 오늘은 스케치 클럽이 열리는 날이고요.”
“일요일만?”
마유가 놀란 얼굴로 되묻자, 시실리가 도자기로 된 얼굴에 빙긋 미소를 지었다.
“그래, 화살표를 따라왔다면 너도 다른 요일에는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인 거야.”
마유는 스케치 클럽 사람들의 얼굴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조코 언니와 사쿠노 할머니 말고는 모두 평범한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처럼 깊은 그늘이 있어 보이는 것도 아니었지만.
‘하지만, 내 얘기야…….’
마유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일요일만 살아가는 사람은 바로 나잖아.
“그림을 그릴 수 있어요?”
마유의 입술이 자신도 모르게 움직였다.
“그럼요,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해요?”
사쿠노 할머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되물었다.
마유는 그림을 보는 것도, 직접 그리는 것도 좋아했다. 비록 지금은 그 어느 것도 하고 있지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