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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580692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26-03-17
목차
시인의 말 | 5
1부
붉은 사막 | 13
소금꽃 | 14
저녁노을로 지더라도 | 15
고요한 비애 | 16
꽃 시절은 짧고 | 18
빈 집 | 20
만년필 | 22
꽃눈깨비 | 24
종소리 | 25
단풍나무 | 27
허수아비 | 29
붉은 해 화사한 꽃으로 | 30
봄나무 푸르름도 펼치기 전에 | 32
서쪽 창으로 지는 달 | 34
항해 | 36
가보고 싶은 곳 | 37
어떤 기미 | 39
봄의 전갈 | 41
언덕 아래 | 42
눈 내린 날 | 44
고요한 섬 | 45
2부
봄 눈 | 49
눈 내리는 날 | 50
해오라비 난초 | 51
새벽 위안 | 52
아침을 위하여 | 54
무수한 역을 지나며 | 56
매화 | 57
노루귀 | 59
무엇이 되기까지 | 60
바람아 | 61
한 마리 새 | 62
섬 | 64
털머위 | 65
바람이 어깨를 스치며 | 67
시 | 68
꽃의 미소 | 69
기다림 | 70
수선화 | 72
마음의 내력 | 74
길 위 흰 화살표 | 75
침묵 | 77
3부
촛불 | 81
낯선 새 소리 | 82
엽서 | 83
가을비 | 84
개나리 | 85
산 | 86
줄장미 | 87
붉은 제라늄 | 88
어머니의 꽃과 나무 | 89
어머니의 소반 | 90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 91
느티나무 | 92
빗소리와 고양이 울음 | 93
시간 | 94
4부
그대에게 | 97
동행 | 98
온건한 별 | 99
하얀 고양이 | 100
저 가지 끝에 등불 | 102
저문 강가의 하구 | 103
어느 멋진 가을 오후 | 104
달 | 106
새벽에 | 107
끝없는 바람 소리 | 109
행보 | 111
나비의 날개 | 113
무화과 | 115
해마다 봄이 오면 눈부신 청매화 | 116
이른 새벽 풍경 | 117
길 | 119
명왕성 | 121
봄이 오면 | 122
초승달 | 123
아침 바다 | 124
해설┃미제레레Miserere를 넘어 정박한 행간의 성소 | 권성훈 | 126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대 저 붉은 사막에 처연히 서려고
긴 생애 절뚝이며 눈물 삼키며
그 먼 길을 걸어왔는가
사막 언덕에 서서 푸른 스카프 바람에 펄럭이며
그대의 이름은 바람 속으로 삼켜지고
마침내 너도 바람이 되고 모래가 된다
지려는 태양에 너도나도 검은 실루엣으로
생의 무게는 저 모래알처럼 한없이 가볍다
붉은 사막에서 작은 모래 알맹이 휘날리어
저 건너 파도 무늬로 지형을 바꾸는
오늘을 너는 두려워했지만
그래도 늘 사막에 서기를 간절히 원하지 않았느냐
사막 어딘가 물이 흐르듯
네 가슴 어딘가에서도 뜨거운 물 한줄기
흐른 적 있었던가
이제사 다다른 붉은 사막에서
새삼 우리의 이별을 불러 세워 끝을 알 수 없는 생명에
또다시 조용히 갇히는 아련한 생애
끝 모를 고독이 붉게 붉게 펼쳐져 있다
― 「붉은 사막」 전문
새벽을 깨우는 작은 기쁨
우리를 위로한다
그윽한 발길로 허공에 보이지 않는 줄로
이어져 있는 애증의 기억 더듬으면
별 몇 개, 새벽 적막이 우리를 위로한다
마음의 빈자리 올려다보며
스며드는 너와 나의 간격
무성하던 숲의 시간은
간밤의 기나긴 꿈이었던가
지상의 과일들은 빛에 목매어
굴레를 쉬 벗어나지 못하고
한 시절 순백의 깨우침이 너덜거리는 바람 소리
절망은 어쩔 수 없는 일
깊고 깊은 바닥 헤매고 뉘우치며 들리는 여명의 음성
빛나고 거듭나는 대낮은 별 의미가 없어
세상 끝의 소진한 소망 일으키며 이제 돌아가
쓸데없는 그곳의 햇살 지우고 손을 뻗으면
다가오는 정결한 새벽
― 「새벽 위안」
겨울 철새들이 떼를 지어
흐린 하늘 위를 날던 어제 해거름
밤새도록 하늘은 눈물인지 축원인지 눈을 내렸다
노역의 힘겨움 쏟아버린 새벽하늘은 맑은 눈을 뜨고
이승의 이력처럼 소리 없이 흐르는 조각구름들
부산하게 겨울 빈 가지 사이로 걸릴 듯 말 듯 흘러가고
한 무리 떼를 이끌던 앞선 새의 노고가
바닥 모르게 시려오는 풍경 희미하게 풀어 헤친다
남은 길 아득해도 우리는 시린 발 거두며
뒤돌아보지 않고 가야만 하는가 절뚝이며
눈물이 없는 자 등 두드리며 쓰다듬으며
비록 빈 집이라 해도 위안 없어도
맺히는 슬픔 침묵하며 애잔한 그리움 끌고
그 길 헤매더라도 마저 가야만 하리라
쏟아부을 줄 모르는 덤벙거릴 줄 모르는 어둠
고개 돌려 큰 숨 몰아쉬며 이끌 발걸음
새는 날고 날아 지친 날개 저쪽
어디쯤 내리고 있는가
어느 곳에 다 닳을지 아무도 모른다 해도
바스러지는 生의 그림자 끌고
― 「빈 집」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