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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2641195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3-10-3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나는 오늘도 새로운 일을 꿈꾼다
1 나를 찾는 시간
퇴사
운명적인 만남
출퇴근 해방일지
시간표
화이트데이
수학여행
바리스타
유튜버 선생님
2 다른 사람의 기억에 남는다는 것
생일파티
스승의 날
네일아트
방과 후 수업
벌
각자의 역할
록커
학교 그림
3 나의 마음을 다해 하는 일
교생 실습
영어 단어 시험
장학금
출장지에서 만난 은사님
만우절
연구 수업
행사에서 사회를 보다
4 나답게, 교사 생활
체육대회
야간 자율학습
수능 날
정년 퇴임식
작가가 되는 일
특별한 일 알리기
겸임교수
에필로그 N잡, 겸직에 대한 생각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합격이었다. 심장 두근거리는 소리가 한참 동안 귀에 들렸다. 이미 얼굴은 시뻘게졌는데 다른 사람이 볼까 봐 아무렇지 않은 척하느라 혼났다. 마음속으로 환호성을 백만 번 넘게 질렀다. 아직 서류 합격일 뿐이지만 최종 합격이라도 한 것처럼 기뻤다.
인생은 정말 한 치 앞도 모른다. 대기업 입사만을 간절히 원했던 그 스무 살 직원은 당시만 해도 몰랐다. 5년 뒤에는 선생님이 될 것이고, 학생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리란 사실을 말이다.
신규 교사 시절, 학교를 처음으로 마주하는 신입생처럼 학교의 모든 것이 어색하기만 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데, 일주일이 지나도록 복도도 운동장도 교무실도 쭈뼛거리며 걸어 다녔다. ‘선생님’이라는 호칭도 교무실 내 자리도 마냥 남의 것 같던 날들이었는데 책상에 놓인 종이 한 장이 어색함을 사르르 녹였다. A4용지를 4등분 해서 자른 듯 손바닥만 한 크기의 종이에 ‘교사 시간표’라는 제목이 적혀 있었다. 그 아래 내 이름 석 자가 보였다. 새삼 이제야 이 학교의 선생님이 되었다는 게 실감이 났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게 된 것은 내가 모든 학생에게 영감을 줄 수 없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었다. 대학 시절 교육학을 공부할 때만 해도 무의식적 혹은 의식적으로 ‘내가 선생님이 되면 조금 다르겠지’, ‘사랑을 건네면 학생은 무조건 변할 거야’라고 믿었다. 안타깝게도, 이론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1년간 정성을 다해 돌보려고 노력한 학생에게 따뜻한 시선을 한 번도 받지 못한 적이 있었다. 반면에 수업을 들어가지 않는 학급에 단 한 번 보강을 들어가 만난 학생은 졸업하고 수년이 흘러도 나를 멘토라며 찾아온다. 나를 통해 1년에 단 한 명의 학생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면 그걸로 가치 있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튜브 채널을 통한다면 그 영향력이 한 명이 아니라 열 명, 혹은 백 명 이상에게도 가닿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