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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2829975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22-12-02
목차
책머리에_6
가을편지·1_9
가을편지·2_32
가을편지·3_53
가을편지·4_69
가을편지·5_82
가을편지·6_95
가을편지·7_118
가을편지·8_135
가을편지·9_146
그대 내게 빛이며 신앙이어라_164
겨울단상_166
생명의 노래·1_171
생명의 노래·2_185
문학은 나의 생명_203
문학은 나의 생명을 읽고_218
그 여자의 길_221
아빠의 고물차_226
어느날 부식차안 풍경_231
에필로그_238
추천사_242
저자소개
책속에서
생활에 묶여서 집안의 환자를 병간호 하면서 내 인생을 한동안 접고 살았기에 책을 내는 것이 너무 늦어졌다. 2년이 넘도록 가족을 간병하면서 할 일을 다한 후에 수명을 다한 사람이 떠나고 나는 뒤늦게 자유로운 몸이 되었다. 평생을 내게 괴로움을 준 사람이었지만, 늙고 병들어서 떠난 사람을 생각하면 불쌍해서 몇달을 눈물로 지냈다.
코로나 시기이고 병원비로 돈을 다 날려서 여유없는 살림이니 초상도 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그것은 산사람들 우리들의 인간적 몫이었다. 친정 형제들을 부르고 간소하게 치렀다. 우리 부모님이 계신 납골당 같은 방에 들었다.
나도 그동안 연륜이 쌓여서 노년이 되었다.
그동안 세월과 함께 물가가 오른 탓에 어려움이 많았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 원고들을 묶어서 책을 발간하기로 작정했다.
나는 내 책을 내가 직접 전산 편집하고 오자 교정과 맞춤법, 책 스타일과 미적 구조도 관리하기에 남보다 많은 일을 해야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할 때 나는 행복하다.
내가 살아온 날들의 파편 같은 이야기들이지만, 사람들이 내 글을 평하면서 대구의 어떤 여선생님은 “처절한 아름다움”이라 하고, 내 글을 읽은 어느 방송에서는 <제인 에어> 같다거나 <폭풍의 언덕> 같은 아픈 사랑 이야기라고 하기도 했다. 감동이 있는 글이라서 읽으면서 눈물 흘리고 내 책들을 단숨에 다 읽었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예전에 내가 처녀 수필집 <겨울해바라기>를 내었을 때, 일본에서 온 분이 출판사 사장님에게 얘기하기를“이 책을 단숨에 다 읽었다. 그런 책은 쉽지 않다. 이 책을 일본에 보내주면 잘 팔릴 것이다.”
했다지만 그때는 문학을 힘들게 하면서 내 여건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 제의를 사양했었다.
또 내 연재소설을 읽은 어느 중국 작가가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라고 피력한 분도 있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 나는 기분이 좋아서 그래주면 좋겠다고, 영화를 만들어도 내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거라고 했더니, 그 후에 정말로 39번 칭 채널에서 보니까 내가 쓴 이야기가 드라마의 일부로 만들어진 것을 보았다. 내 문학도 연륜이 쌓였다. 이제는 일본에도 중국에도 가능하다면 그런 조건들을 다 받아들이고 싶다.
딸은 내게 엄마가 최면술이 있다는 말을 했었다. 외손주들이 유독 나를 좋아하고 따른다면서. 기적을 자주 일으키는 내게 종교 지도자들이 나를 찾아오고 제의를 하기도 했었다. 나는 이미 불교를 마음속의 뿌리 종교로 따르고 있기에 전부 사양했다.
우리 친할머니가 절을 짓고 날마다 삼천배 백일기도를 해서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역사가 있고. 꿈속에서 관세음보살을 보신 태몽을 꾸시고는 평생을 나를 귀히 여기고 아껴주셨다. 할머니는 타계하신 후에 영혼으로 나를 지켜주시는 수호신이기도 했다. 정신적으로 나를 따르고 좋아하는 반듯한 사람들도 많이 있고, 자기 자랑만 한다면서 혹평하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당신에게 적이 없다면 성공한 삶이라 할 수 없다”라는 명언이 있으니, 역사 속 위인들에게는 늘 적이 있었던 것을 어쩌랴.
무수한 고통들이 나를 키웠다. 어떤 가혹한 운명 앞에서도 불의와 싸우면서 선으로 살고 싶었던 여자의 이야기가 있다.
가진 자, 권력자들에게 아부하지 않고 부정한 사람들에게는 할말 다하는 여자였지만, 하늘이 도와서 죽음의 위기에서는 숱하게 기적을 일으키면서 살아남았다.
내게 그리스 신화를 읽어 보라고 권하신 분이 있었다.
타계하신 부산문단의 전직 이석 회장님이었다.
“그리스 신화 속에 하선생 이야기가 있으니까 찾아보세요.”
그 후에 그리스 신화를 찾아서 읽게 되었는데, 그 속에 제우스신의 친동생인 지하의신 하데스가 있었다. 그는 거대한 힘의 소유자로 지하세계를 다스리면서 살았는데, 어느날 지상으로 소풍을 나갔다가, 꽃밭에서 놀고 있는 여신 아프로디테를 발견하고는 한눈에 반해버렸다.
아름다운 그녀에게 추파를 던졌지만 고고한 여신은 하데스의 사랑을 외면했고 허락하지 않았다. 하데스는 그녀를 강제 납치해서 지하의 성에 가두고는 평생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감시해서, 아프로디테 여신은 평생을 눈물로 살았다는 이야기였다. 육개월에 한번씩만 아프로디테가 어머니를 만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다고.
그리스 신화를 읽어보라고 했던 분의 얘기처럼, 지배자형의 남자를 강제로 만나서 45년을 고통 속에서 살아온 내 삶이 그 이야기와 비숫해서 그리스 신화를 읽으면서 웃었다.
내가 처녀시절부터 관공서에서 신주님이라 불리고, 남들이 모르는 것을 아는 예지력을 일찍부터 가졌고,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것을 보면서 초능력자라 하고, 죽은 영혼을 눈앞에서 보기도 하고, 세상에 일어날 대형 사고들을 꿈속에서 미리 보면서 긴 세월 예언을 하고, 세속인
들과는 남다른 삶을 살아왔다.
나를 보는 사람들이 경탄의 눈빛으로“신이다 신이다”하고 얘기하는 소리를 많이 들어왔다. 전설과 신화를 창조하는 여자라는 소리도.
그래서인지 나는 영성을 가진 사람들 얘기를 유독 많이 썼다.
내가 지난날 <미완성 교향곡>이라는 장편 대하소설을 쓰면서, 이야기 중에 그림을 그리는 여주인공 처녀가, 세상을 주유하다가 지리산 산속에서 도인을 만나고, 혼자서 몇 개월을 도인에게 정신교육을 받은 후에 하산할 때, 도인이 방바닥에 두루말이를 하나 남기고는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 스승은 떠나고, 그 두루말이에는 18명의 낯선 이름들이 붓글씨로 기록되어 있었다.
여주인공 수지는 하산해서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그 사람들을 하나하나 우연히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그 18명은 하늘이 낸 성자들로서 세상을 이끌어갈 지도자들이었다.
그런데 내가 살아온 삶이 꼭 그랬다. 어떤 위기에서는 우연히 성자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의 도움을 받았다. 내 소설 속 이야기가 내 인생의 예언이었나 보다. 중국 칭채널에서도 그런 내용으로 무송 드라마가 나오기도 했었다. 재미있게 무송 드라마를 보았다.
커다란 고통들이 나를 키웠음을 절감한다.
<가을편지>를 시기에 맞추어서 11월에 발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도서출판 한국인 김영찬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2022년 11월에
작가 하늘새 하현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