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logo
x
바코드검색
BOOKPRICE.co.kr
책, 도서 가격비교 사이트
바코드검색

인기 검색어

실시간 검색어

검색가능 서점

도서목록 제공

텍스트 기억 연습

텍스트 기억 연습

임승유 (지은이)
아침달
18,000원

일반도서

검색중
서점 할인가 할인률 배송비 혜택/추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16,200원 -10% 0원
900원
15,300원 >
yes24 로딩중
교보문고 로딩중
11st 로딩중
영풍문고 로딩중
쿠팡 로딩중
쿠팡로켓 로딩중
G마켓 로딩중
notice_icon 검색 결과 내에 다른 책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중고도서

검색중
서점 유형 등록개수 최저가 구매하기
로딩중

eBook

검색중
서점 정가 할인가 마일리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로딩중

책 이미지

텍스트 기억 연습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텍스트 기억 연습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4324553
· 쪽수 : 212쪽
· 출판일 : 2025-11-18

책 소개

선명하되 바로 잡히지는 않는, 불투명한 미래를 가장 뚜렷하고 섬세한 언어로 이야기를 열어젖혀 세계와의 긴장을 독특한 여백으로 구성하는 시인 임승유의 첫 산문집 『텍스트 기억 연습』이 아침달에서 출간되었다.
“너는 얼마큼 변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을까.”
섬세한 언어로 이야기의 여백을 여는
시인 임승유의 첫 산문집



선명하되 바로 잡히지는 않는, 불투명한 미래를 가장 뚜렷하고 섬세한 언어로 이야기를 열어젖혀 세계와의 긴장을 독특한 여백으로 구성하는 시인 임승유의 첫 산문집 『텍스트 기억 연습』이 아침달에서 출간되었다. 2011년 《문학과사회》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이 14년 만에 처음 펴내는 산문집에는 그동안 시인이 침투했던 시 세계와 삶이 더욱 생생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로 담겨 있다. 오랜 시간을 머금고 비로소 태어난 이번 책은 시인이 시를 통해 줄곧 반복해왔던 여성 인물들의 이야기를 더 깊이 따라가볼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시인이 살았던 동네에서 있었던 일과 만난 사람들을 담담히 보여준다.
임승유의 산문은 그의 시와도 닮은 점이 많다. 오랜 시간 동안 시인의 시를 쭉 따라 읽어온 독자라면 이번 산문집을 매우 반가운 마음으로 품을 것이다. 임승유가 쓴 시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 우리 곁에 찾아왔는지 산문을 통해 좀 더 확실한 기원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인의 산문이 독창적인 지점은 다른 데 있다. 그는 보통 산문이 한 개인의 삶을 보여주고 증명할 수 있는 글쓰기라는 점을 가뿐히 벗어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나 자신이 장면을 기억하기 위해 텍스트를 쓰는 방식이 아니라 문장이 먼저 쓰이는 순간부터 기억이 텍스트를 연습하는 방식으로 글이 쓰였기 때문이다. 즉, 임승유 시인이 펼치는 산문의 세계는 개인의 삶을 담보하지만, 엄밀히 말해 기억이 삶을 다시 쓰는 형태로 새롭게 직조된다.
시인에게 현실은 무수한 빈틈으로 가득하다. 시인은 늘 이러한 현실에 위화감을 느끼며 쓰는 존재로 살아왔다. 그의 시가 행과 행 사이는 적절한 간격을 유지하면서도 연과 연 사이는 은근히 멀듯, 산문에서도 마찬가지의 태도를 취한다. 그는 자신이 한때 놓였던 장소를 호출할 때 ‘추체험’하는 방식으로 서술하지 않는다. 대신 “얼마 전에 미원에 갔다가 내가 누굴 만났는지 아니?”(프롤로그 「미원」)처럼 엄마가 말한 적 없는 말을 부러 꺼내거나 “여자애에 대해 뭔가를 쓰게 된다면 열거법으로 써야지”(「열거법 1」) 하는 생각을 해오며 장면의 세부로 접근하지 않고 이야기가 다소 붕 뜨는 문장으로 출발한다. 임승유는 이를 ‘연습’이라 칭하는데, 왜냐하면 그에게 텍스트는 언제나 “현실을 초과해 상상해낸 것들”(「잘 지내고 있어」)이기에, 시인 자신은 언제나 문장을 통해 현실을 뒤늦게 감지할 뿐이므로 나중에는 기억이 주체가 되어 한때 잃어버렸던 과거의 장면들을 구출해보는 것이다. 시인은 자신이 만드는 여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보폭이 큰 문장을 만들어 여백을 만들려고 했다. 그 여백에 무엇이 있을지 상상하는 건 나중의 일이 되게.”(「빨래」)
임승유는 자신의 이야기를 대체로 뭉뚱그려 말한다. 이 덩어리들은 이야기의 구체성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필연적으로 기입되는 여백이 공간을 이루어 문장이 장면을 묘사하는 도구임을 거부하고 기억보다 멀리, 다른 길로 나아가는 발걸음임을 보여준다.

장면에서 출발해 사람에게 도착하는
독특한 보폭의 열거법


이번 산문집에서 임승유 시인이 가장 길게 공들여 말하고 있는 장면은 유년의 조각들이다. 첫 시집 『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에 수록된 첫 시 「모자의 효과」는 “친척 집에 다녀와라”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 말은 고스란히 시인의 유년과 맞닿는다. 친척 집에 살면서 친척 아주머니가 빨라고 건넨 남자 형제의 운동화를 빨러 수돗가에 가 쭈그려 앉아 비누칠을 한 경험은 여성이라는 존재의 발화 위치가 평소 어디에 있었는지 직접적으로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임승유에게 유년이란 ‘여자아이’ 말하기를 반복해 수행해왔던 배경이자 근거, 문장으로나마 간신히 닿아볼 수 있는 낯선 장소다. 시인은 두려워 들어가보지 못한 ‘집’을 말하는 것으로 이 책을 시작한다. 외면하고 싶었던 아버지의 죽음에서 출발해야만 기억 속 “두고 온 나”(「나만 알고 지내는 사람」)를 구해 올 수 있다.
시인은 자신의 삶을 꺼내 보기 위해 네 가지 키워드를 독자 앞에 내놓는다. 총 4부 구성인 이번 책은 각각 ‘장면’ ‘사물’ ‘소설’ ‘사람’을 말한다. 1부 ‘장면’은 주로 유년에 관한 이야기로, 아버지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이야기가 엄마가 집을 나간 이야기로 이어지고, 엄마가 집을 나가기 전 함께 개울가에 가서 엄마가 달빛을 받으며 빨래하던 기억과 돌아다녔던 수많은 집을 소환한다. 실제로 식물을 좋아하고 키우는 시인의 삶과 닿은 「식물들」에서는 말없이 성장하는 식물의 결기를 통해 삶을 폭넓게 사유한다. 2부 ‘사물’에서는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지 않고 놓고 온 우산부터 옷, 신발, 연필, 손수건, 맥주 등 일상에서 친화적인 사물들과 함께 만든 이야기들이 소개된다. 시인에게 사물은 “사람에게 도달하기 위한 수단”(「어느 정도 거짓」)이 된다. 3부 ‘소설’은 시인이 즐겨 읽던 소설을 포함해 삶을 더 나아가게 감싸주었던 여러 텍스트가 소개되면서 시인이 사유해온 글쓰기 감각이 전면적으로 나타난다. 이 부분에서 특히 시인은 ‘문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생각을 표출한다. 시인에게는 무언가를 반복한다는 감각이 매우 중요하다. “어떻게든 잘해보자고 뭔가를 반복한다. 반복할 형식을 만들어낸다.”(「반복이지만 괜찮아」) 일찍이 시인이 원했듯 그의 두 번째 시집 『그 밖의 어떤 것』에 수록된 산문 「뼈만 남았다」 마지막 문장으로 “장소는 무한히 반복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를 통해 그는 자신이 살았던 장소들을 계속 반복하는 형식으로 삶을 이어 나가면서 무한한 반복의 굴레에 빠질 수밖에 없는 기억에 기꺼이 문장을 바친다. 4부 ‘사람’에서는 사물을 거쳐 비로소 사람에게로 돌아온 시인 자신의 내면을 비추는 글로 구성되어 있다. 한 번쯤 길게 말하고 싶었을 ‘엄마’라는 불가사의한 존재에 대해 “어느 정도 거짓”을 섞어 기억을 옮겨 적고, “너”라고 호명하면서 나 자신에게 온전히 닿으려는 노력 등이 있다.
장면에서 출발해 사람에게 도착하는 이번 산문집이 주로 사용하는 수사법은 ‘열거법’이다. 시인에 의하면 열거법은 “구멍에 빠지지 않는 방법 중 하나”다. 임승유는 자신이 처했던 장면들에 대해 세세히 적어나가는 대신, 그저 있었던 일들을 있었던 채로 나열한다. 열거법은 문장에 속도감을 부여하며 “정색하지 않는 기교”(「열거법 2」)이기 때문에 같은 위계의 대상들이 나열되다가도 어느 순간 다른 차원의 대상이 나란히 놓이면서 극적으로 국면을 전환한다. 이것은 임승유가 영민한 감각으로 내딛는 보폭이며 반복되는 삶의 장면이 “상황에서 언어로 도망치기에 좋은” 도주로다.
임승유에게 기억이란 “그 장면으로 바로 들어갈 수는 없”는 것이다. 무언가를 기억하려면 사후적인 문장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시인은 문장으로 먼저 시작한다. “언니 너 그거 갖고 가지 마라.” “바세린이 어디 있지?” “그건 참 좋은 기억이네요.” “꽃을 꺾었다.” 같은 문장들은 기억보다 먼저 앞장서서 장면에 놓였던 인물들을 찾아간다. 시인이 떠올리는 말들이 자주 기울여진 까닭은 얼마쯤 위태로운 기울기로 넘어지기 직전인 상태를 뜻할 수도 있지만, 그 말들이 조금은 쉴 수 있도록 곁을 지켜주는 기억들이 있어야 할 “제자리”(「나만 알고 지내는 사람」)를 드러내기 위함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임승유는 기억을 의심하는 자가 아니다. 임승유는 기억이 텍스트를 연습할 수 있도록 스스로 백지이자 여백이 되는 자다.

목차

프롤로그 미원

1부 장면
열거법 1
전미래
빨래
식물들


2부 사물
우산 걱정
집에서 입는 옷
좋은 기억
연필을 주워서
손수건 사용
맥주를 안 마시다
구례, 구례
겨울 꿈

3부 소설
협소한 세계
소설 문장
잘 지내고 있어
열거법 2
반복이지만 괜찮아
빛, 그늘
넌 이름이 뭐야?
뭔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아마도 그게 가장 좋을 텐데

4부 사람
계절 기억
물질과 잠
살리는 반복
마음에 드는 문장
어느 정도 거짓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
나만 알고 지내는 사람

에필로그 남겨놓은 것

저자소개

임승유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11년 《문학과사회》에 「계속 웃어라」 외 4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 『그 밖의 어떤 것』 『나는 겨울로 왔고 너는 여름에 있었다』 『생명력 전개』가 있다. 김준성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펼치기

책속에서



내가 문장으로 기억을 불러내는 것이 아니라 기억 스스로가 문장이 되는, 서술 방식을 찾아가는, 그런 글을 쓰려 한다는 의미를 담아서. 여기 묶은 글들을 쓰면서 나는 기억을 겪었다.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다시 겪었다기보다 문장이 쓰여지는 그 질감으로 겪었다.

―프롤로그 「미원」 중에서


나를 충분히 비난하고 나면 여자애가 그 깊은 잠에서 깨어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고 옷을 갈아입고 체육대회가 끝난 학교에 가게 될까. 등 뒤에서 친구가 그동안 학교에 왜 안 나왔어? 라고 물어볼 때 뒤돌아서서 응 아버지가 돌아가셨어, 라는 말을 하게 될까. 안 들은 척 뛰어서 도망치는 대신. 문구점 바닥에 떨어져 있던 금색 샤프를 몰래 주워 집으로 가져와서는 누가 볼까 책상 서랍 깊숙한 곳에 숨겨놓고 그러지는 않았을지도 몰라.

―「열거법 1」 중에서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이 포스팅은 제휴마케팅이 포함된 광고로 커미션을 지급 받습니다.
도서 DB 제공 : 알라딘 서점(www.aladin.co.kr)
최근 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