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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유원지 왔니?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884486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25-12-05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884486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25-12-05
책 소개
강상헌 시인의 첫 시집 『유원지 왔니?』는 타인과 수치심에 관한 기억들을 담은 57편의 시를 엮었다. 그 언어는 일면 직설적이지만, 종종 알레고리나 육체적인 이미지를 경유하여 떠오르기도 한다. 그 수치심의 연원은 다양하다.
* 수치스러운 기억의 직설을 통해
별빛이 되어 빛나는 상처의 시
강상헌 시집 『유원지 왔니?』가 출간됐다. 2018년 《현대시학》 신인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강 시인의 첫 시집으로, 등단작 「그리스식 사우나」를 포함해 총 57편의 시를 엮었다.
책의 발문을 쓴 김엄지 소설가는 강상헌의 시를 “솔직하다”라고 평하며, 그 솔직함에 수반하는 수치심이라는 감정에 주목한다. 강상헌의 시 속 화자는 부끄러움을 느꼈던 기억의 풍경에 자주 머무른다. 그 풍경들은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상대들로부터 관심을 받아보기 위한 몸버둥, 외형에서 연유하는 콤플렉스, 대의 앞에 놓인 자신의 허영심, 소년 시절 부모에게 받은 상처 등 다양하다. 이는 많은 이들이 살면서 한 번쯤은 겪는 동시에 부끄러워 비밀로 숨겨두고 싶은 순간들이다.
그러나 강상헌은 그 기억들을 외면하는 대신에 그곳에 새겨진 상처를 바라본다. 그 상처를 통해 아주 작은 원숭이와 염소 들이, 숲속의 요정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유성처럼 쏟아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단지 미화된 자기 위로나 처벌에 그치지 않는 까닭은, 그 기억들이 단순한 수치심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교감으로 얻은 성장의 씨앗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로부터 오는 별빛들이 지금 여기로 오듯이, 오늘의 수치를 기억하는 시 속 화자들은 미래의 아이를 보전하는 존재가 되어간다. 그것은 곧 열린 관계, 새로운 가족을 향한 가능성의 빛이다.
나는 등성이가 푸르스름한 당나귀가 되어, 벙긋거리는 그의 상처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나의 등에 서린 빛이 초라한 다리까지 흘러내렸기 때문에, 멀리서 봤을 때 나는 온전한 유성처럼 보였다.
―「경멸」 부분
* 폭력과 사랑을 통한 주체의 변화
포유류, 포유류, 들려오던 노랫소리. 너와 내 아랫배 위로 내리던 첫눈. 그건 아마 은목서 위의 전서구. 유원지 왔니, 나의 똘마니? 아주,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니?
―「유원지 왔니?」 부분
표제작 「유원지 왔니?」의 무대는 군대 훈련소다. 그곳은 놀러가는 곳이 아니라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가는 곳이다. 이를 위해 전쟁 기술이 교육되고, 엄격한 규율이 적용되는 폭력의 공간이다. 따라서 훈련소 소위가 ‘나’에게 자주 하는 “유원지 왔니?”라는 말은 ‘군대에 놀러 왔냐’는 사회적 함의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소위가 어느 새벽 화장실에서, 배설을 위해 마련된 그 장소에서 ‘나’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 독자에게 목격되는 그 순간, “유원지 왔니?”라는 말은 함의를 벗고 낯선 언어의 살결을 드러낸다.
육체성이 대유적인 이미지를 입고서 드러나는 위 대목에서는 바람에 나부끼는 듯한 내밀한 감정의 혼란이 느껴진다. 그것은 비밀스러운 고백의 순간이 규범과 폭력과 사랑과 성적 추동의 이미지가 뒤섞인 채 쏟아지는 아름다운 배설 이미지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원지 왔니?”라는 말이 사회적 함의에서 벗어나 다른 의미로 변화하듯이, 화자는 타인과의 사랑에 의해 변화의 주체가 된다. 이와 더불어 훈련소마저 사랑의 공간으로 일탈하는 듯이 보이기도 하지만, 그 변화들의 기저에는 그곳이 다름아닌 폭력의 공간이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있다. 화자는 사랑의 경험으로써만 변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폭력과 사랑이라는 이중의 힘을 통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양가적인 면모는 시집 전체를 관통하며, 모순으로 드러나는 새로운 관계의 양상을 비추는 열쇠다.
* 혼란한 세계 속에 놓인 모순된 존재들로부터 드러나는 양가성의 힘
여러 사람과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감정 교류는 한 개인을 바꿔놓는다. 한편 낱낱의 개인들을 집단이라는 관계로 모이게 만드는 힘은 때때로 사회 문제로부터 발생되기도 한다.
다음 날 만난 외국인 친구들은 어젯밤 일을 계속해서 물었다
나는 계엄을 영어로 뭐라고 부르는지 찾아놓는 걸 까먹지 않았다
전날 밤 군복을 입고 국회에 갔다는 과장을 빼놓지 않았다
그들은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았다 그들의 안전에 대한 걱정이
이 나라에 대한 비웃음으로 이어지는 것을 들었다
―「우리는 웃으며 자리를 파했다」 부분
지난 계엄의 풍경을 담은 시에서, 화자는 예비군 훈련을 마친 뒤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진다. 그 와중에 가짜 뉴스 같은 계엄령이 선포된다. 화자와 친구들은 술을 마시며 연신 대통령 하야를 외치다가 웃으며 자리를 파한다. 화자는 다음 날 외국인 친구들을 만난다. 그들은 안전에 관한 걱정과 함께 이 나라를 비웃는다. 화자는 외부자의 불편한 시선을 경유하며 자신이 외부자로서 취급받았던 경험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들이 느끼는 혼란한 감정 속에 자신을 겹쳐놓게 된다.
나는 그 시위에 신고 갈 신발을 고민하고
너는 그 시위에 들고 갈 깃발을 주문하고
나는 네가 자고 갈 방을 열심히 치우고
너는 잘 생각을 안 하네 잘 생각이 없네.
―「그 시위」 부분
사회 문제를 앞에 두고 ‘나’와 ‘너’는 친구들과 함께 시위에 나가려 한다. ‘너’는 경향적 이념과 실천을 함께하는 인물이지만, ‘나’는 ‘너’에 비해서는 허영에 찬 속물적인 인간이다. ‘나’의 관심은 시위보다는 ‘너’에게 쏠려 있다. ‘나’는 ‘너’가 자신의 역사나 입장 같은 것이 아닌, 자신의 얼굴과 몸을 봐주기를 원한다. 서로의 시선이 제각기 다른 곳으로 향하는 관계 속에서 ‘나’는 질투에 가까운 감정을 느낀다.
이상적 관념과 대치되는 속물성, 이 양가적인 면모의 제시로 남는 것은 ‘나’의 허영뿐일까? 이 시 속에서 ‘나’와 ‘너’는 서로로부터 혁명과 허영을 배운다. 그리고 친구들은 ‘나’와 ‘너’로부터 사랑을 배운다. 즉 여기에서 사랑은 이상과 허영의 조합으로 나타나는 결과물이라는 생각으로 드러나며, 그것은 ‘배움’이라는 행위로 나타난다. 그러한 맥락에서 이 시는 얼핏 서로 대치되는 듯한 양가적인 것들의 충돌이 실은 우리가 삶에서 갈구하는 가치를 이루는 밑바탕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모든 인간은 모순적 존재라는 점을 한계로 여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러한 양가성을 한편으로 긍정하는 데서 이 시집이 지닌 역설의 힘이 드러나는 것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올드 야파 비치. 멀리서 다가오는 배가 쏘아 올리는 폭죽 소리. 더 멀리서 들려오는 대포, 기관총, 사람들의 울음소리. 그런 소리들을 밀물 소리가 잔잔하게 덮으며, 다가오는 시간.
―「세계작업」 부분
「세계작업」의 화자는 감수성에 취해 있다. 화자는 ‘여름’이라는 이름의 애인을 기다리며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느끼는 정취를 낭만적으로 이야기한다. 그 시에는 이스라엘로부터 일방적 포화를 받는 팔레스타인에 관한 언급은 배제되어 있다. 화자의 목소리는 “더 멀리서 들려오는 대포, 기관총, 사람들의 울음소리”마저 폭죽 소리와 바닷소리와 같은 것으로 취급하고 있기에 불편하다. 하지만 그러한 불편한 감정은 역설적으로 안전한 자리에 있는 우리들의 사정과 무관심에 관해 돌아보게 한다. 하얀 바우하우스 건축물과 푸른 정원들이 어우러진, 신의 보호 아래 놓인 안전한 도시의 이미지는 얼마나 많은 이들이 거주하기를 바라는 안락한 풍경일까? 그러나 그 풍경은 참혹하게 망가진 도시를 철저히 은폐함으로써만 유지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내면에 전쟁의 참혹을 비난하고자 하는 마음과 안락하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 살고 싶은 욕망 모두가 있다는 것을 인지할 때, 시 속에서 언급되는 “뿔 달린 아이”가 모습을 비출 것이다.
별빛이 되어 빛나는 상처의 시
강상헌 시집 『유원지 왔니?』가 출간됐다. 2018년 《현대시학》 신인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강 시인의 첫 시집으로, 등단작 「그리스식 사우나」를 포함해 총 57편의 시를 엮었다.
책의 발문을 쓴 김엄지 소설가는 강상헌의 시를 “솔직하다”라고 평하며, 그 솔직함에 수반하는 수치심이라는 감정에 주목한다. 강상헌의 시 속 화자는 부끄러움을 느꼈던 기억의 풍경에 자주 머무른다. 그 풍경들은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상대들로부터 관심을 받아보기 위한 몸버둥, 외형에서 연유하는 콤플렉스, 대의 앞에 놓인 자신의 허영심, 소년 시절 부모에게 받은 상처 등 다양하다. 이는 많은 이들이 살면서 한 번쯤은 겪는 동시에 부끄러워 비밀로 숨겨두고 싶은 순간들이다.
그러나 강상헌은 그 기억들을 외면하는 대신에 그곳에 새겨진 상처를 바라본다. 그 상처를 통해 아주 작은 원숭이와 염소 들이, 숲속의 요정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유성처럼 쏟아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단지 미화된 자기 위로나 처벌에 그치지 않는 까닭은, 그 기억들이 단순한 수치심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교감으로 얻은 성장의 씨앗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로부터 오는 별빛들이 지금 여기로 오듯이, 오늘의 수치를 기억하는 시 속 화자들은 미래의 아이를 보전하는 존재가 되어간다. 그것은 곧 열린 관계, 새로운 가족을 향한 가능성의 빛이다.
나는 등성이가 푸르스름한 당나귀가 되어, 벙긋거리는 그의 상처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나의 등에 서린 빛이 초라한 다리까지 흘러내렸기 때문에, 멀리서 봤을 때 나는 온전한 유성처럼 보였다.
―「경멸」 부분
* 폭력과 사랑을 통한 주체의 변화
포유류, 포유류, 들려오던 노랫소리. 너와 내 아랫배 위로 내리던 첫눈. 그건 아마 은목서 위의 전서구. 유원지 왔니, 나의 똘마니? 아주,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니?
―「유원지 왔니?」 부분
표제작 「유원지 왔니?」의 무대는 군대 훈련소다. 그곳은 놀러가는 곳이 아니라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가는 곳이다. 이를 위해 전쟁 기술이 교육되고, 엄격한 규율이 적용되는 폭력의 공간이다. 따라서 훈련소 소위가 ‘나’에게 자주 하는 “유원지 왔니?”라는 말은 ‘군대에 놀러 왔냐’는 사회적 함의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소위가 어느 새벽 화장실에서, 배설을 위해 마련된 그 장소에서 ‘나’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 독자에게 목격되는 그 순간, “유원지 왔니?”라는 말은 함의를 벗고 낯선 언어의 살결을 드러낸다.
육체성이 대유적인 이미지를 입고서 드러나는 위 대목에서는 바람에 나부끼는 듯한 내밀한 감정의 혼란이 느껴진다. 그것은 비밀스러운 고백의 순간이 규범과 폭력과 사랑과 성적 추동의 이미지가 뒤섞인 채 쏟아지는 아름다운 배설 이미지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원지 왔니?”라는 말이 사회적 함의에서 벗어나 다른 의미로 변화하듯이, 화자는 타인과의 사랑에 의해 변화의 주체가 된다. 이와 더불어 훈련소마저 사랑의 공간으로 일탈하는 듯이 보이기도 하지만, 그 변화들의 기저에는 그곳이 다름아닌 폭력의 공간이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있다. 화자는 사랑의 경험으로써만 변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폭력과 사랑이라는 이중의 힘을 통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양가적인 면모는 시집 전체를 관통하며, 모순으로 드러나는 새로운 관계의 양상을 비추는 열쇠다.
* 혼란한 세계 속에 놓인 모순된 존재들로부터 드러나는 양가성의 힘
여러 사람과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감정 교류는 한 개인을 바꿔놓는다. 한편 낱낱의 개인들을 집단이라는 관계로 모이게 만드는 힘은 때때로 사회 문제로부터 발생되기도 한다.
다음 날 만난 외국인 친구들은 어젯밤 일을 계속해서 물었다
나는 계엄을 영어로 뭐라고 부르는지 찾아놓는 걸 까먹지 않았다
전날 밤 군복을 입고 국회에 갔다는 과장을 빼놓지 않았다
그들은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았다 그들의 안전에 대한 걱정이
이 나라에 대한 비웃음으로 이어지는 것을 들었다
―「우리는 웃으며 자리를 파했다」 부분
지난 계엄의 풍경을 담은 시에서, 화자는 예비군 훈련을 마친 뒤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진다. 그 와중에 가짜 뉴스 같은 계엄령이 선포된다. 화자와 친구들은 술을 마시며 연신 대통령 하야를 외치다가 웃으며 자리를 파한다. 화자는 다음 날 외국인 친구들을 만난다. 그들은 안전에 관한 걱정과 함께 이 나라를 비웃는다. 화자는 외부자의 불편한 시선을 경유하며 자신이 외부자로서 취급받았던 경험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들이 느끼는 혼란한 감정 속에 자신을 겹쳐놓게 된다.
나는 그 시위에 신고 갈 신발을 고민하고
너는 그 시위에 들고 갈 깃발을 주문하고
나는 네가 자고 갈 방을 열심히 치우고
너는 잘 생각을 안 하네 잘 생각이 없네.
―「그 시위」 부분
사회 문제를 앞에 두고 ‘나’와 ‘너’는 친구들과 함께 시위에 나가려 한다. ‘너’는 경향적 이념과 실천을 함께하는 인물이지만, ‘나’는 ‘너’에 비해서는 허영에 찬 속물적인 인간이다. ‘나’의 관심은 시위보다는 ‘너’에게 쏠려 있다. ‘나’는 ‘너’가 자신의 역사나 입장 같은 것이 아닌, 자신의 얼굴과 몸을 봐주기를 원한다. 서로의 시선이 제각기 다른 곳으로 향하는 관계 속에서 ‘나’는 질투에 가까운 감정을 느낀다.
이상적 관념과 대치되는 속물성, 이 양가적인 면모의 제시로 남는 것은 ‘나’의 허영뿐일까? 이 시 속에서 ‘나’와 ‘너’는 서로로부터 혁명과 허영을 배운다. 그리고 친구들은 ‘나’와 ‘너’로부터 사랑을 배운다. 즉 여기에서 사랑은 이상과 허영의 조합으로 나타나는 결과물이라는 생각으로 드러나며, 그것은 ‘배움’이라는 행위로 나타난다. 그러한 맥락에서 이 시는 얼핏 서로 대치되는 듯한 양가적인 것들의 충돌이 실은 우리가 삶에서 갈구하는 가치를 이루는 밑바탕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모든 인간은 모순적 존재라는 점을 한계로 여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러한 양가성을 한편으로 긍정하는 데서 이 시집이 지닌 역설의 힘이 드러나는 것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올드 야파 비치. 멀리서 다가오는 배가 쏘아 올리는 폭죽 소리. 더 멀리서 들려오는 대포, 기관총, 사람들의 울음소리. 그런 소리들을 밀물 소리가 잔잔하게 덮으며, 다가오는 시간.
―「세계작업」 부분
「세계작업」의 화자는 감수성에 취해 있다. 화자는 ‘여름’이라는 이름의 애인을 기다리며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느끼는 정취를 낭만적으로 이야기한다. 그 시에는 이스라엘로부터 일방적 포화를 받는 팔레스타인에 관한 언급은 배제되어 있다. 화자의 목소리는 “더 멀리서 들려오는 대포, 기관총, 사람들의 울음소리”마저 폭죽 소리와 바닷소리와 같은 것으로 취급하고 있기에 불편하다. 하지만 그러한 불편한 감정은 역설적으로 안전한 자리에 있는 우리들의 사정과 무관심에 관해 돌아보게 한다. 하얀 바우하우스 건축물과 푸른 정원들이 어우러진, 신의 보호 아래 놓인 안전한 도시의 이미지는 얼마나 많은 이들이 거주하기를 바라는 안락한 풍경일까? 그러나 그 풍경은 참혹하게 망가진 도시를 철저히 은폐함으로써만 유지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내면에 전쟁의 참혹을 비난하고자 하는 마음과 안락하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 살고 싶은 욕망 모두가 있다는 것을 인지할 때, 시 속에서 언급되는 “뿔 달린 아이”가 모습을 비출 것이다.
목차
1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구테 로이테(Gute Leute)
풋노트
양가성 긍정
식물원에서 나누어주는 카메라
생쥐 이론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유원지 왔니?
유토피아에서 슬픈 시 쓰기
먼 근심
선생님이 끓여준 뭇국에서는
경멸
초조한 마음
일방통행로
안전
그 시위
단두대 관측
우리는 웃으며 자리를 파했다
미스터 아메리카의 최후
2부 먼 의자
비밀
의자
먼 의자
퍼펙트
고씨 성을 가진 변호사
보전사
동호대교
하모니엄
가장의 아름다움
텍스트
성격 교화 직전
순박한 마음
김밥과 커피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극장을 지나면 출구
캘리포니아는 언제나 여름이었다네
닫힌 별
일람
3부 가끔은 노교수가 되어 있는 너를 생각해
막간 수치
알에서 깨어나기 전에 박혁거세는 어떤 세상을 보았는가?
혼자 있고 싶어!
녜게녜게
디올
해변을 훔치는 방법
아틀리에
세계작업
보홀에 가면
무주공산(無主空山)호의 일일
이제야
나이 많은 남자
가끔은 노교수가 되어 있는 너를 생각해
너를 생각해
그리스식 사우나
그 사람은
그 사람은
도성
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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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herent」(김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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