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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2964317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3-05-19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005
1장 슬픔을 공부하는 시간
돌아보다 014
시는 사진이다 028
유치장의 기억 031
1947에게 036
징벌동의 단골들 040
초코파이 044
어떤 만남 050
징벌동의 K씨에 대하여 055
물고기와 사동 도우미 058
범치기와 오뚝이 062
새로 온 사람들에게 쓰는 편지 066
2장 카메라가 없는 사진가
Animals in the Prison 075
의정부, 새로운 시작 079
식사 의식 084
면회 087
Thoughts are Free 090
11월, 너의 기억 093
음식 이야기 098
요리와 배식구 102
작업 장려금 110
헤어짐에 대하여 112
김칫국 115
중앙선을 따라서 119
오늘 121
소녀시대 123
시간과 공간 127
샴푸 130
희소성에 대하여 132
사월에 내리는 눈 138
나는 누구인가 140
두고 온 고향 142
제자리 달리기 145
장기수와 소년수 149
태양 154
펜팔 157
출정 160
단상 165
주말 풍경 169
한 팩의 소주 173
거울 178
교도관과 수용자 181
눈의 퇴화 184
3장 세상의 바닥이라는 교실
담장 안의 지식 188
도구의 역사 191
영화 194
잠자리 197
쓰레기를 버리며 199
나팔꽃과 한 남자 204
익숙한 헤어짐 208
의정부 추억 210
천안에서 216
다시 출력을 220
천안의 풍경 224
운동장에서 231
그 목사님 235
두 팀 237
커피, 그리고 특식 242
세 공장의 기억 247
기념사진 249
눈을 치우며 25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가 해외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느닷없이 돈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건 뭔가 많이 이상했지만 나는 방어할 방법이 없었고 그와의 설전은 나를 서서히 진흙 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그 수사관의 호의는 그날 점심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나는 영장실질심사라는 게 무언지 정확히 파악도 못 한 상태로 운명의 시간을 맞이하고야 말았다. 검사의 표현으로는 공범이고 나의 표현으로는 진범인 그는 이후 2년 동안 도피 생활을 하다가 결국 체포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와 검찰청에서 가슴에 낙인 같은 번호표를 새긴 옷을 입고 마주했다. 2년 반의 교도소 생활이었다. (_책머리에)
이 상처들은 다 어찌해야 하는가? 이 기억들은 또 모두 어디에 감추어야 하는가. 아무래도 지난 시간들을 내 머릿속에서 지워야만 할 것 같다. 그래야만 온전하게 내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렇지만 나는 그 흔적들을 가슴속 깊이 간직하려 한다. 그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고이고이 접어서 내 심장 깊이에 숨겨놓으려 한다. 왜냐면 이 발자취마저도 버릴 수 없는 내 삶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나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_돌아보다)
나는 사진가다. 표현의 욕구가 강한, 카메라가 없는 사진가다. 이 상황을 어찌할 것인가. 어떻게 사진을 찍을 것인가. 어떻게 이 눈에 보이는 생소한 그러나 충만하게 내 가슴을 적셔오는 이 오브제를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 (_시는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