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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근대철학 > 근대철학 일반
· ISBN : 9791192986555
· 쪽수 : 239쪽
· 출판일 : 2026-03-05
책 소개
이 책은 대화 형식으로 구성된 세 편의 텍스트—‘달랑베르 씨와 디드로 씨의 대화의 계속’, ‘달랑베르의 꿈’, ‘앞 대화의 계속’—로 이루어진다. 당대 최고의 수학자 달랑베르와 디드로 본인이 나누는 대화에서 시작해, 잠든 달랑베르가 헛소리처럼 내뱉는 몽중설(夢中說)을 거쳐, 의사 보르되와 레스피나스 양이 나누는 생물학적 파격에 관한 세 편의 연작 대화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디드로는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유물론과 생명 철학의 논의를 ‘대화’와 ‘꿈’이라는 극적 장치 안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이성적 검열이 해제된 상태에서만 분출될 수 있는 가장 급진적이고 전위적인 사유를 펼쳐 보인다.
디드로는 이 작품에서 당시 지배적이었던 기계론적 세계관을 넘어선 ‘감수성의 유물론’을 제시한다. 그는 우주를 거대한 현악기에 비유하며, 모든 물질은 감수성을 지니고 서로 공명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그가 제시한 ‘벌떼의 비유’는 압권이다. 수많은 벌이 모여 하나의 유기체처럼 행동하듯, 인간이라는 개체 역시 수만 개의 살아있는 분자들이 결합한 일시적인 상태에 불과하다는 통찰은 현대의 분자생물학이나 들뢰즈의 ‘리좀’적 사유를 무려 2세기나 앞선 것이다. 함께 번역된 <물질과 운동의 철학적 원리>는 디드로의 유물론적 사유가 정제된 형태로 담긴 짧지만 강렬한 논고로, <달랑베르의 꿈>과 함께 읽을 때 18세기 계몽주의 시대 유물론적 사유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달랑베르의 꿈>은 단순한 고전이 아니다. 포스트-휴머니즘과 신유물론이 논의되는 오늘날, 인간과 사물, 생명과 무생물의 경계를 질문하는 디드로의 목소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서사 구조 면에서도 이 작품은 화자의 권위가 해체되고 다성적인 목소리가 충돌하는 ‘서사학’의 선구적 모델을 보여준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18세기 프랑스의 지적 열기 속으로 들어가는 동시에, 우주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로 박동하고 있다는 경이로운 철학적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목차
달랑베르의 꿈 _ 7
달랑베르 씨와 디드로 씨의 대화의 계속 _ 9
달랑베르의 꿈 _ 45
앞 대화의 계속 _ 157
물질과 운동의 철학적 원리 _ 177
ㅣ부록ㅣ
1. <두 개의 대화>의 일러두기 _ 193
2. 정확한 자리를 찾을 수 없는 단편들 _ 197
ㅣ옮긴이 해제ㅣ_ 229
책속에서
“뭐라고, 자네는 물질의 모든 특질이며 물질이 띠고 있는 모든 감각적인 형상들이 본질적으로 분리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가? 더 많은 불가입성도 더 적은 불가입성도 없네. 둥근 물체의 절반이 있네. 그러나 둥ㅤㄱㅡㄻ의 절반은 없네. 운동이 더 많거나 덜 많을 수는 있네. 그러나 운동이 더하거나 덜할 수는 없네. 머리, 귀, 손가락의 절반, 삼분의 일, 사분의 일은 없네. 사유의 절반, 삼분의 일, 사분의 일이 없는 것과 같은 것이네. 세계에 다른 분자와 닮은 또 다른 분자가 없다면, 다른 점과 닮은 또 다른 점이 없다면, 원자 자체는 하나의 특질, 하나의 불가분적인 형상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게나. 분할이 형상들의 본질을 파괴하기에 그 본질과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나. 자연학자가 되시게.” (<달랑베르의 꿈> 중)
“간혹 꿀벌통에서 달아나는 꿀벌 무리를 본 적이 있소? 세계 혹은 물질의 일반적인 더미는 거대한 꿀벌통이오. 벌들이 나뭇가지 끝에서 발과 발이 서로 얽혀 있는 날개 달린 작은 동물들의 긴 송이를 만드는 것을 본 적이 있소? 이 송이는 하나의 존재, 하나의 개체, 그 어떤 동물이오. 그러나 이 송이들은 모두 서로 닮았음에 틀림없소. 그렇소, 그가 단 하나의 등질적인 물질만을 받아들였다면…이 꿀벌 중 하나가 그 어떤 식으로든 자기와 달라붙어 있는 꿀벌을 퉁겨볼 생각을 한다면 어떻게 될 것 같소? 그는 당신에게 이 꿀벌이 다음에 오는 꿀벌을 퉁기고, 작은 동물들의 숫자만큼 되는 감각 작용을 송이 전체에서 자극하고, 전체가 동요할 것이고 흔들릴 것이고 위치와 형상을 바꿀 것이고, 소리며 작은 외침들이 높아질 것이고, 송이가 정돈되는 것을 한 번도 못 봤을 사람들은 그것을 오륙백 개의 머리와 천이나 천이백 개의 날개를 가진 동물로 간주하고 싶어 할 것이오” (<달랑베르의 꿈> 중)
“원자 하나가 세상을 움직인다. 정말 사실이다. 세상이 원자를 움직이므로 그렇다. 원자가 제 자신의 힘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힘은 항상 결과를 가져온다. 우리가 자연학자일 때 물체를 물체처럼 말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더 이상 자연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무엇도 산출하지 않는 추상화를 행하는 것이다. 작용과 질량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질량은 거대한데 작용은 작을 수 있다. 질량은 작은데 커다란 작용이 있을 수 있다. 공기 분자 하나가 철 덩이를 폭발시킨다. 미량의 화약으로 충분히 바위가 쪼개진다.” (<물질과 운동의 철학적 원리>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