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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93024485
· 쪽수 : 188쪽
책 소개
목차
파트 0 · 6p
파트 1 · 8p
파트 i · 54p
파트 1.414213… · 74p
파트 2 · 90p
파트 3 · 110p
파트 -1 · 150p
파트 ? · 158p
파트 3.141592… · 170p
작가의 말 · 178p
프로듀서의 말 · 182p
저자소개
책속에서
생각해 보면, 양서아는 항상 백영 자신의 장난을 묵묵히 받아 주고 있었다.
양서아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아도 백영이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이유였을지도 모르겠다. 늘 코끝을 만지며 거짓말로 자리를 피할지라도 그의 표정은 언제나 ‘당황’이었지 ‘불쾌’는 아니었으 니까.어째서 당황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당장 백영에게 와닿는 감정은 아쉬움이었다.시간이 더 있었다면 친해질 수 있었을지도 몰랐는데. 연락처는 있었으나, 종종 연락하겠다고 말했으나, 어쩐지 문자로 보는 그 사람은 너무 굳어 있어서, 박사 과정을 시작한 백영은 하루가 지나고 몇 주가 지나고 몇 달이 지나도 섣불리 양서아에게 연락할 엄두를 낼 수 없었다.
우주국에서는 대공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는 박사님께 경고를 보냈어요. 설득했죠.
더 가다가는 구조할 수 없는 영역까지 다다른다고, 연료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선회하면 돌아올 수 있다고.
우주국의 보고에 따르면 당신은…
그럼에도 나아갔죠.
복귀 연료 한계를 넘어 우리 은하 바깥으로 계속해서 가속하셨죠.
우주국의 레이더는 박사님이 넘은 그 경계에서 관측 한계에 달했다고 해요.
그 너머의 풍경을 아는 건 박사님뿐이라는 거죠.
그때 양 박사님의 눈앞에 비친 풍경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던 거예요?
대체 무엇이 박사님을 사로잡았기에 지구를 떠나신 건가요?
대공 너머의 빛이 다가온다. 분명 다가가는 것은 양서아 본인일 텐데도 그 아득함에 주체가 전도된 것만 같다.
그사이 그립게도 사무치는 감정은 여전히 백영을 향한다.
양서아는 이제 무언가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는 홀로 남은 워프 드라이브 우주선 속에서 처음 이자 마지막으로 서럽게 웃었다. 매질 없는 우주에서 소리는 지구에 닿지 않을 텐데도, 백영에게 그 웃음의 의미가 닿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