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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랜딩

나규리 (지은이)
마이디어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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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랜딩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소프트 랜딩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3289679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5-12-31

책 소개

낮과 밤의 구분 없이 하루도 쉬지 않고 수많은 사람이 떠나고 돌아오는 인천국제공항. 이 공항에서 일하는 하청 업체 소속의 계약직 노동자들. 『소프트 랜딩』은 차별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계약직이자 여성으로, 또 성 소수자로 살아가는 두 청년의 현실을 밀도 있게 보여주는 장편 소설이다.
“사랑한다고 말할 때 미안하다고 덧붙이는 목소리에
나는 몇 번이나 숨을 가다듬었다.”
_김멜라(소설가)

“상처받고 불안한 우리 모두의 삶의 여정이 부디 부드럽게 안착하기를.”
_정지아(소설가)

세상의 차별 속에서
흔들리며 나아가는 청춘의 여정


낮과 밤의 구분 없이 하루도 쉬지 않고 수많은 사람이 떠나고 돌아오는 인천국제공항. 이 공항에서 일하는 하청 업체 소속의 계약직 노동자들. 『소프트 랜딩』은 차별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계약직이자 여성으로, 또 성 소수자로 살아가는 두 청년의 현실을 밀도 있게 보여주는 장편 소설이다.
공항공사 소속 1차 자회사 계약직 보안검색원 ‘수인’과 항공사 소속 2차 파견회사 계약직 보안검색원 ‘단아’는 나란히 신임 교육을 받으며 서로를 알아보게 된다. 의지할 곳 하나 없는 영종도는 해무가 잦고, 둘은 상처 많은 과거를 숨긴 채 조금씩 다가가는데… 노조 활동을 하다가 잠적하는 미애 선배, 공장에서 부식된 기계 설비를 돌리다가 중상을 입는 주은, 그리고 수인을 세상으로부터 따돌리고 내친 은재와 재성의 이야기까지. 이 소설은 두 사람의 사랑을 비행에 비유하며 세상의 차별을 다층적이고 밀도 있게 그려낸다. 재채기처럼 숨길 수 없는 감정으로 시작되는 비행은 곧 난기류에 휩싸이게 되고, 세상의 차별은 아주 오래된 흉터처럼 가난과 입양이라는 이름으로 내면 깊은 곳에 새겨져 있음을, 이들은 깨닫게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리며 나아가는 두 청춘의 여정은 우리에게 이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되묻는다. 나규리 작가는 감각적인 문장과 애절한 감수성을 통해 두 여성의 열정적인 사랑과 현실의 차가운 벽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아낸다. 이들의 사랑이 차별 가득한 이 세상에 소프트 랜딩할 수 있을까? 이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시간이다.

“우리도 무사히 착륙할 수 있을까?”

수인과 단아의 교차 시점으로 그려내는
사랑과 오해의 변주, 그 간극


세상에는 그런 사랑이 있다. 한눈에 너를 알아보는 그런 사랑이. 두 사람은 인천공항 계약직 보안검색원 면접을 보다가 처음 만나게 된다. 면접에 합격한 수인은 1차 보안검색원이 되지만, 면접에서 떨어진 단아는 2차 보안검색원이 된다. 정규직과 계약직으로 나누는 것도 모자라, 계약직 안에서도 1차 보안검색원과 2차 보안검색원으로 나뉘는 현실.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높은 계약직과 그 가능성이 없는 하청 계약직의 간극은 비록 사랑하지만 처지가 다른 두 사람의 입장을 비유하며 우리 사회의 슬픈 단면을 담아낸다.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영종도라는 섬까지 흘러오게 되었지만 경제적으로는 풍요로운 ‘수인’과, 가족을 부당한 월세처럼 느끼며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간헐적 단식을 해야 하는 ‘단아’는 각자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기 시작한다. 이 소설의 묘미는 두 사람의 시점이 교차되어 서술된다는 점에 있다. 같은 대화가 두 사람의 상황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지, 김멜라 작가의 추천사처럼 “오해의 모서리를 거듭 응시하는 변주의 형식은 잘 닦인 문장을 따라 내면의 풍경을 선회한다.”. 독자들은 거듭되는 사랑과 오해의 변주를 확인하며, 이를 통해 두 사람의 이야기에 서서히 빠져들게 될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유튜버가 보안검색원의 현실을 폭로하는 불법 영상을 촬영하게 되고, 이를 통해 수인의 불안 증세가 촉발하게 되는데... 이 불행한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은 뜻밖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사랑의 비행을 시작한다. 그러나, 사랑은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과정이라고 했던가. 끝내 말하지 못할 과거가 발목을 붙잡고 이들을 차가운 현실로 끌어내린다.

“세상은 약자끼리 겨누며
최전방의 약자가 되지 않으려 버티는 정글 같은 곳.”


『소프트 랜딩』에서는 두 사람의 사랑이라는 큰 줄기로부터 세상의 온갖 차별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엉켜 올라온다. 노조 활동을 하다 돌연 잠적하는 미애 선배. 그녀는 외국인 승객에게 뺨을 맞은 뒤 회사를 그만두고 연락도 끊어버린다. 정규직 전환이 되기 위해 공장에서 버티다가 큰 사고를 당하게 되는 단아의 옛 동료 주은. 그리고 유튜버의 영상을 보고 어느 날 갑자기 수인을 찾아온 전 남자친구 재성. 수인에게 성 정체성을 깨닫게 해준 은재. 그리고 차마 말하지 못할 가족의 이야기까지. 켜켜이 쌓여있던 과거의 이야기들이 한 겹씩 벗겨지면서 수인과 단아를 둘러싸고 있던 세상의 서글픈 차별에 대한 서사가 드러난다.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다름 아닌 나 자신을 극복해야 한다. 누구의 과거든 상처가 있고, 누구의 삶이든 불안하므로. 세상의 차별이 부당하다 외쳤으나, 돌이켜 보니 그것이 이미 내 과거를 이루고 있음을, 두 사람은 깨닫는다. 이들에게 세상은 “약자끼리 겨누며 최전방의 약자가 되지 않으려 버티는 정글 같은 곳”이었다. 그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결국 이들의 비행은 난기류를 맞이하게 된다.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두꺼운 갑옷을 벗고 싶지 않은 단아와 이제는 이를 거부하고 싶은 수인. 이들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비행기는 여전히 상공에 있다.
수인은 이처럼 둘의 끝나지 않은 비행이 좋았다.”


2023년 데뷔한 나규리 작가는 첫 장편 소설이라는 점이 무색할 정도로 감각적인 문장과 애절한 감수성으로 두 사람의 사랑을 그려내며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되묻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온갖 차별로 점철되어 있는 이 세상이, 힘이 없는 약자들을, 소수자들을 어떻게 종용하고 있는지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묻는다. 이제 이들이 부드럽게 안착할 한 자리가 여기, 이 세상에 있겠느냐고.
섬이지만 섬이 아닌 영종도처럼, 이 이야기는 비극이지만 비극이 아닌 결말을 향해 서서히 내려간다. 산재 처리 대신 정규직 전환을 선택한 주은은 단아에게 묻는다. “언니, 있잖아요.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를 비겁하다고 생각할까요?” 그러나 주은이 접은 얇고 큰 햄버거 포장지가 점점 작고 견고해졌듯 흔들리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종착지가 어디든 작고 견고한 무엇을 손에 쥐게 될 것이다. 그렇게 우리들의 청춘은 성장한다. 정지아 작가의 추천사처럼, 독자들은 알게 될 것이다. “누구에게나 상처가 있고 누구의 삶이나 불안한다는 것을, 그 불안을 다독이며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은 결국 온기를 가진 누군가의 마음이라는 것을.”
나규리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 보편의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들까지도 안전하게 지탱해 줄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며 “이 소설은 그 믿음으로 출발하여 그 믿음으로 끝을 냈다”고 밝히고 있다. 부디 독자들도 그러한 믿음으로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길, 단아와 수인에게 마음을 담아주길, 간절히 기대하고 바란다.

목차

1. Departure ∙ 출발
2. In flight ∙ 비행
3. Turbulence ∙ 난기류
4. Arrival ∙ 도착

작가의 말

저자소개

나규리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23년 무등일보에 단편소설 「빈 세상을 넘어」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건넨 이야기가 누군가의 마음에 오래 머물기를 바라며 소설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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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수많은 경우의 수를 떠올렸으나 그 끝은 계속 한 가지로 귀결됐다. 미래까지 고려할 여력이 없었다. 수인의 감정을 정확히 해두고 싶었다. 그간 자신이 느껴왔던 모호한 감정과 같은 마음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동안 애써 모른 척했던, 수인이 미처 숨기지 못한 눈빛이나 행동의 이유를 확인한다면, 비로소 새로운 관계로 도약할 수도 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그렇게 된다면 애매한 관계 때문에 생겨나는 모진 마음도 사라질 것 같았다. 더 이상 수인에게 사소한 것들로 차갑게 대하지 않을지도 몰랐다. 웅크린 수인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아니, 떨리는 게 본인의 손인지 수인의 등인지 혼란스러웠다. 단아의 손끝이 떨렸다. 단아는 수인의 등을 토닥이다가 그 동안 여러 번 삼켜왔던 그 질문을 하고야 말았다.


햇살은 교실의 반만 기울어 비춰, 교실 뒤쪽은 여전히 그늘져 있었다. 그 경계에 수인이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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