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3304693
· 쪽수 : 218쪽
· 출판일 : 2023-09-22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001
002
003
004
005
006
007
008
009 오드리 ⑴
010
011
012 오드리 ⑵
013
014
015
016
017 오드리 ⑶
018
019
020
021
022
023
024
025
026
027
028 오드리 (4)
029
030 오드리 (5)
031
032
033
저자소개
책속에서
밖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비가 길거리를 차갑게 적시는 소리가 들렸다.
“이만한 합주는 없을 거예요.” 아가사는 눈을 감고 카페 밖에서 들리는 비가 내리는 소리를 듣는 듯하였다.
“맞아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라는 존재를 찾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전에는 일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했었는데 지금은 의미를 찾지 못한 거 같아요.” 아가사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에 오면 마음이 편해지네요.”
낮에 맑았던 날씨가 무색하게 저녁이 되자 하늘에서 분무기로 물을 뿌린 듯이 비가 내렸다. 미처 우산을 챙기지 못한 사람들은 빠른 걸음으로 움직였다. 억세게 내리는 비가 아니라 누군가가 분무기를 뿌리는 듯이 내리는 비여서 그런지 다른 때보다 카페 내부는 습하게 느껴졌다. 밖에 차가 다니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나는 잠시 눈을 감고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집중했다.
“어떤 음악을 듣고 있어? 클래식?” 어느새 오드리가 내 앞에 있었다.
“언제 왔어?”
“방금, 왔는데 아무 미동이 없어서 자는 줄 알았어. 많이 피곤했나 봐.”
“피곤한 건 아니야, 비가 와서 그런지 바깥에 소리가 크게 들려서 그 소리를 듣고 있었어.”
“왠지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아무런 고민 없이 삶을 살아가는 것 같아.”
“그 어떠한 고민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그냥 숨기고 살아가는 거지.”
“그러고 보니 네가 먼저 입을 열어 본 적이 없는 거 같아, 나쁜 건 아니지만 전부터 궁금했었거든. 몇몇 손님들이 먼저 걸면 대답은 하지만 네가 먼저 적극적으로 말을 걸거나 참여하지는 않는 것 같은 느낌이야.” 담소를 나누는 상황에서 다른 상황으로 바뀐 듯했다.
“글쎄, 내가 먼저 입을 연다는 게 쉽지만은 않아서.” 나는 괜히 만질만한 물건이 없는지 곁눈질로 주변을 살폈다.
“물론 너의 심정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 오드리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이야기했다. “그래도 일단 자주 오는 손님들하고 이야기하는 걸 보면 마음의 문을 열겠다는 행동으로 보여서 나름 안심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