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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3499443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3-11-14
책 소개
목차
001 멈춰버린 자동차
002 모태 솔로
003 할아버지가 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004 자귀나무꽃이 필 때
005 꿈과 야망
006 어느 멋진 날
007 운명의 장난
008 먼지가 되어
009 시절 인연
010 협주곡
011 피아노 치는 남자와 자귀나무꽃
작가의 말
001 A Stalled Car
002 Forever Alone
003 Leonardo DiCaprio Becomes an Old Man
004 When Silk Tree Flowers Blossom
005 Dreams and Ambitions
006 One Fine Day
007 Mischief of Destiny
008 Turning to Dust
009 Fate in Time
010 Concerto
011 A Man Playing the Piano and Silk Tree Flowers
The Author’s Words
저자소개
책속에서
친형은 동생 철수를 안아주었다. 생기있고 활발했던 동생이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잃고 세월과 함께 점점 다른 사람이 되어가더니 이제는 병을 얻어 돌아온 것이 마음 아팠다.
“지금 당분간 쉬는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거야. 너의 마음과 육체가 아프다고 그렇게 신호들을 보냈는데도 무시하고 살아서 이렇게 병이 커졌지만, 앞으로는 무시하지 말고 너의 육체와 마음에 귀를 기울이렴. 회복될 거야.”
그는 철수를 따뜻한 말로 위로했다.
“또 자귀나무라고도 해요. 부부 금실을 상징하는 나무이지요. 그래서 합환(合歡)목, 부부목, 사랑목이라고도 해요.”
“……그렇군요.”
“지금 한창 피는 시기지요. 여름에 꽃이 피는 나무예요. 6월부터 8월까지.”
철수는 미소를 지었다. 이 신비로운 나무의 이름을 드디어 알게 되었다. 신비로운 향과 형태만큼이나 이름도 신비롭다. 이름의 의미도 신비롭다. 가슴이 또다시 설렌다. 그는 다시 자귀나무꽃의 향기를 맡았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조금만 더 걸으면 곧 피아노 선생님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강렬한 자귀나무꽃의 향과 섞여서 그의 심장을 거세게 요동치게 했고 정신을 혼미하게 했다.
구석구석에서 그가 한때 좋아했지만, 사법시험 준비로 나중에 즐기자고 미루고 처박아 두었던 물건들이 쏟아져 나왔다. 음악 CD들, 스타워즈 영화 CD들, 건담, 에반게리온, 아톰 등의 만화 영화 CD들, 이 만화 영화의 주인공 피규어들과 조립식 장난감들, 베어브릭, 큐브릭, 퀴베어 등 아트토이 장난감들. 한때 그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그에게 낭만을 선물했던 물건들이지만 그의 꿈과 야망, 그리고 힘든 현실에 밀려 구석에 처박혔다. 그의 관심이 닿지 않고 빛도 들어가지 않는 구석으로, 깊은 서랍 안으로 들어가 먼지만 쌓인 채 방치되었다. 그는 이 물건들에서 여전히 가슴을 설레게 하는 몇 가지를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