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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509357
· 쪽수 : 188쪽
· 출판일 : 2026-05-29
책 소개
목차
05 시인의 말
Ⅰ
13 완두콩
15 얼음의 제국
18 여름의 속도
20 석류
22 비행운
24 MUTE
26 종달새는 종달새대로
28 원피스
30 비는 주술처럼 내리고
32 오후의 습관들
34 자발적 증발
36 리본 프로젝트
38 슬픔의 속도
40 리스트 컷
42 고래 요양원
44 침해
46 섬집 아기
Ⅱ
51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53 보일락 말락 라일락
54 오후의 언덕
56 쉼표를 맡겨 봐, 느낌표로 만들어 줄게
58 어쩌다, 진화
60 프라하에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는 것
62 스킨스쿠버
64 가랑비 엔트로피
66 그 사이
68 온더락 효과
70 바닥이라는 비바체
72 낭만 감옥
74 선곡의 이유
76 6월
78 오, 감각적인 해변이여!
80 갑자기 오지만 그게 뭔지 모르는 그런 것
Ⅲ
85 스쿱마켓에서 봄을 주문했다
87 습관성 버퍼링
90 분초 사회
92 나도 봄!
94 육각형 강박
96 리퀴드 폴리탄
98 벌레의 시선
100 러스틱 라이프
102 불쾌한 골짜기 이론
104 코이의 법칙
106 울트라 블랙 피셔
108 Earth Hour
110 모닝 루틴
112 사건의 지평선
114 내가 나비인가 나비가 나인가
Ⅳ
119 서정 시인은 집 안에 잘 있고
121 콘페이토(confeito)
123 주먹
125 오후 4시와 주유소
127 장화 걸이가 있는 바닷가 풍경
129 공중전화 부스가 있는 거리의 표정
131 개의 눈동자 속에 고래는 어떻게 들어갔을까?
133 테이블마운틴
135 이따 봐, 벚꽃
137 얼어붙은 별
139 동물성
141 바른말 사전
143 지나가 버렸네
145 벚꽃 환장
147 불안의 꽃[Angstblute]
149 모로코는 모로코를 모르고
151 설탕의 제국
해설
171 에피파니의 자리 | 김지윤(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쉼표를 생각하면 사무실에서 의자가 사라진다
갔다가 쓸쓸히 돌아 나온다
그 후엔
푸른 하늘이 보이지 붉은 단풍이 살랑이지
구름처럼 슬픈데 표정 보고 웃는 꽃들
의자의 뒤집힘
온통 너를 보는 눈동자들만 있어
마라톤 도중에 뛰기를 포기한 것 같은
죽음의 밥상 앞에 앉은 것 같은
돌발적 반환점이라 해두자
연못가에 앉아 한숨 푹푹 쉬는 일
자갈을 굴리다 돌아가는 파도를 보는 일
꽃을 보며 헤어진 애인을 떠올리는 일도
모처럼의 휴식 같은
의자의 진실 따윈 생각하지 말자
넓은 유리창 때문에 카페에 가는 건 아니잖아
저마다 다른 이유를 말할 때
너의 쉼표를 생각해 봐
연못을 오래 들여다보면
햇빛에 흔들리는 물의 심리를 읽을 수 있지
시간을 몰고 와 부서지는 파도의 외침도 헤아릴 수 있을 거야
애인이 떠난 이유도 문득 깨달음으로 오지
그 쉼표 맡겨 봐
그다음에 오는 건 느낌표야
― 「쉼표를 맡겨 봐, 느낌표로 만들어 줄게」
축구공만 한 어항에
바늘 끝보다 가는 비가 내리고
그 비를 바라보며
감상에 젖기도 한다는데
어항에 딱 어울리는 물풀 아래
맞춤한 집
환한 달빛을 받고
달빛만큼 부드러운 잠을 청하며
섬세한 아침을 꿈꾼다는데
팔을 늘여 뻗어도
너에게 닿지 못하는 유리벽
기차를 타고 달려도
결국 어항 속
어쩌다 나의 동선은
화분 속 뿌리처럼
얼기설기
마음은 미모사처럼 납작한 채
방향감각도
상상도 길을 잃은
둥근 방에 갇혀
꿈이 뭐냐고 물으면
꼭 그만큼의 기포를 내뿜고
사랑의 언어와
내 몸만큼의 이별과
감당할 만큼의 슬픔을
뻐끔뻐끔
내가 낳은 새끼손톱만 한 아이가
바늘 끝 울음으로 잉잉댄다
어항 하늘에 뜬 비행기를 올려다본다
유리 바깥으로
탈출을 꿈꾸는 중이다
― 「코이의 법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