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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6582060
· 쪽수 : 190쪽
· 출판일 : 2016-05-27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머리말
피터 팬과 보낸 스무 해
- 한명섭 소설가가 만난 승용이 엄마 김경순 씨의 이야기
춤추자, 피터 팬!
- 김지유 시인이 만난 가온누리의 일상_하나
서랍으로 만든 계단
- 성향숙 시인이 만난 현욱이 엄마 김현숙 씨의 이야기
놀아 보자, 피터 팬!
- 김지유 시인이 만난 가온누리의 일상_둘
얘야! 바람개비를 돌리자
- 최기순 시인이 만난 태현이 엄마 박미순 씨의 이야기
밥 먹자, 피터 팬!
- 김지유 시인이 만난 가온누리의 일상_셋
장미케이크와 어린왕자들
- 김민효 소설가가 만난 진이와 현이 엄마 김훈경 씨의 이야기
날아오르자, 피터 팬!
- 김지유 시인이 만난 가온누리의 일상_넷
저자소개
책속에서
장애가 없는 아이들도 키우다 보면 어려운 점이 있고 사춘기도 있듯이 승용이도 커 가는 과정이 다른 아이들과 다를 뿐 장애가 있어서 더 힘들다, 어렵다, 고통스럽다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게 내 삶이고 내 자녀니까 내가 끝까지 돌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통의 아이들은 좀 크면 곁에 두고 싶어도 부모의 품을 벗어나 밖으로 나가는데 승용이는 언제나 내가 돌봐야 한다는 점에서 위안도 느낀다.
하루는 목욕탕에서 아이를 목욕시키다가 아이를 붙잡고 울었다. 딱 한 번이었다. 아이 때문이 아니었다. 그녀 앞의 삶이 너무 버거웠다. 아이한테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데 한순간 와르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이 집은 한 번도 실제인 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어린 시절의 단란했던 가정, 꿈꾸던 단란함은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오직 현재라는 문제가 있을 뿐이었다.
집에서 가끔 맛난 음식을 만들거나 태현이를 제외하고 외식이라도 하고 온 날이면 꿈에 태현이가 나타나 슬픈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 같아 마음이 저려 온다. 그런 날은 일이 끝나는 대로 찾아가서 태현이를 투명 유리문으로 한참씩 들여다본다. 그때마다 태현이는 그저 의자에 조용히 앉아 있거나 가끔 일어나서 큰키에 건들거리는 걸음으로 실내를 왔다 갔다 한다. 그러다가 나를 발견하면 반갑게 달려와 유리문 앞에 멈춰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