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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음악이론/음악사
· ISBN : 9791193598023
· 쪽수 : 696쪽
· 출판일 : 2024-09-3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0악장 전주곡 : 이것이 K-POP이다 K-POP 입문을 위하여
0-1 K-POP은 21세기형 종합예술이다
0-2 우선 체험하라!―입문을 위한 네 편의 동영상
0-3 K아트 - 목소리와 말, 소리와 빛, 그리고 신체성
1악장 K-POP은 어디에 있는가 왜 YouTube인가, 왜 MV인가
1-1 K-POP, 그 자극의 체험
1-2 K-POP은 LAVnet 시대의 음악 형태이자 아트의 형태다
1-3 왜 YouTube인가
1-4 ‘K아트’가 아트의 세계까지 변혁하고 있다
2악장 K-POP MV의 세계상 시와 이마주와 신체성
2-1 K-POP MV의 특징
2-2 ‘세계관’ 따위가 아니다, 눈부신 ‘세계상’이다
2-3 가상현실의 꿈은 후쿠시마 3·11로 붕괴됐다 - 그럼 K-POP은?
2-4 ‘신체성’이라는 존재 형태가 벽을 허문다 - 댄스와 앤틱스
2-5 ‘춤추는’ 카메라
2-6 pre K-POP에서 K-POP 고전 단계로
2-7 등장하는 새로운 세계상들
2-8 목소리와 말과 이마주와 신체성, 선명한 세계상의 최전선
3악장 K-POP의 언어 ‘랩’과 ‘라ㅂ푸’ 사이
3-1 왜 한국어 랩에 꽂히는가
3-2 음절의 내부 구조가 한국어 노래와 랩의 미학을 지탱한다
3-3 한국어 자음의 힘 - K-POP 노래 소리가 튀어오른다
3-4 성문 폐쇄음은 보이지 않는 음표다 - K-POP 가창의 비법
3-5 한국어 종성 - 영어에도 프랑스어에도 독일어에도 없는 비밀
3-6 ‘오노마토피아’로서의 한국어 - 의성의태어의 유토피아
3-7 한글의 꿈, 한자의 소용돌이
4악장 다성성과 복수언어성 목소리와 언어와 노래의 존재론
4-1 다성성
4-2 복수언어의 세계 - 멀티에스닉으로
4-3 목소리가 노래가 되는 순간 - 언어와 노래의 존재론
4-4 다원주의의 걸작들
5악장 K아트의 시간 변화를, 변화를, 더 많은 변화를
5-1 예정조화를 배제하라―변화라는 쾌락
5-2 K아트, 그 색채의 미학
5-3 K아트의 색채가 격렬히 진화하여 춤춘다
5-4 K아트, 색채의 만화경
6악장 K-POP이란 어떠한 존재인가 새로운 코레아네스크의 브리콜라주
6-1 ‘말’과 ‘이야기’―가사의 양극
6-2 상징시의 조각이 집적된다 - 변화를 지탱하는 말들
6-3 ‘새로운 코레아네스크’의 미학―목소리와 말과 소리와 빛과 신체성
6-4 존재론적인 목소리와 말의 DNA - 판소리와 랩
6-5 말과 소리와 빛과 신체성의 고속 브리콜라주 - K아트
7악장 K-POP은 붕괴될 것인가?
7-1 K-POP은 붕괴되는가 - ‘K아트’가 ‘아트’가 될 때
7-2 K-POP은 붕괴되는가―아트, J아트, C아트, S아트…그리고 K아트
8악장 K-POP을 위하여 ‘지금·이곳’에서
8-1 K아트가 세계에서 공유되기 위하여 - 변화와 다원성
8-2 K아트가 세계에서 공유되기 위하여 - 사상과 감성
8-3 K-POP, ‘지금·이곳’의 희열과 애절함
최종악장 K-POP에 영광 있으라 : 전쟁과 가장 거리가 먼 형태
연립서가판 후기
상황별, 취향별 추천 MV 리스트
참고문헌
찾아보기
노마 히데키, 현대미술과 언어학을 거쳐 'K아트의 탄생'을 선언하기까지
저자소개
책속에서
일본어권의 담론에서 K-POP에 관해 이야기할 때 “K-POP은 국가 주도로 발전했다.”라든가 “K-POP은 한국 정부의 힘 덕택에 성공했다.”와 같은 말을 자주 접하게 된다. K-POP론에는 ‘국책’이라는 말도 흔히 등장한다. 질투심 어린 이런 담론은 숨은 국가주의 이데올로기의 변종 중 하나일 뿐, 거의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다. 한마디만 덧붙여 둔다. 국가는 가사를 써주지 않고 곡을 만들어 주지도 않는다. 팬들과의 교류에 마음을 쓰지도 않는다. 국가는 노래를 부르지 못하며 춤도 추지 못한다.
우리가 자주 접하게 되는 “무릇 한국은”, “도대체가 일본은”과 같은 화법에 상징적으로 나타나 있듯이 ‘국가’나 ‘민족’과 같은 개념에 매몰되는 환상은 종종 큰 질곡이 되어 작품 그 자체를 응시하는 눈길을 가로막는다.
K-POP을 뒤덮고 있는, 무서우리만큼 구시대적인 호칭 ‘아이돌’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자. 이 책은 K-POP의 스타들을 ‘아이돌’이라는 낡은 관념으로 좁은 테두리 안에 묶어 놓는 ‘올드 아이돌론’에 가담하지 않는다. 그렇게 불리고 있는 사람들도 ‘아이돌’이라는 단어를 기꺼이 감수하며 “그렇게 부르고 싶으면 부르세요. 우리는 하고 싶은 대로 할 테니.”라고 말하듯, 굳이 정면에서 반론하지 않았다. 예컨대 BTS는 아예 〈IDOL〉을 제목으로 내세우며 작품으로 승화시켜(→392쪽) 올드 아이돌론자의 사상과 감정을 거꾸로 이용하면서 우리를 압도했다.
하지만 그것을 아티스트라는 개인이 가지는 절대적인 속성이나 된 것처럼 ‘비주얼’이라는 단어로 절대화, 고정화시켜서 떠받든다. 심지어 외모에 경제적인 가치를 부여하면서 ‘미’라는 인식의 본질에 관여하는 ‘변화’라는 동인(動因)을 배제한다. 게다가 그 ‘아름다움’을 아티스트=사람에게서 물건처럼 분리시키고 있다. 말하자면 사람의 얼굴을 벗겨서 그 벗긴 가죽을 ‘비주얼’이라는 상품명으로 팔고 있는 셈이다. 그야말로 자본주의적인 상품화의 전형이라고나 할까. ‘비주얼 담당’이라는 말 속에 담긴 것은 그런 사상과 감성이다. 맙소사! 원래 ‘비주얼’은 ‘시각적인’ 것, 즉 빛의 형태로 우리가 접하는 모든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MV에서 진정으로 ‘비주얼’을 말하고 싶으면, 아티스트의 외모뿐 아니라 아티스트 뒤의 공간까지 포함한 화면의 구석구석에 이르는, 모든 시각적인 요소까지 따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