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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영화감독/배우
· ISBN : 9791199118928
· 쪽수 : 258쪽
· 출판일 : 2025-06-25
책 소개
목차
0. 아트 호러의 세계로 들어가며
1. 호러 영화계 두 개의 커리어
- 유년기와 성장기
- 모든 길은 영화로 향한다
- 돌파구
2. 호러 영화라는 하위 장르
- 호러는 열등한 장르?
- 아트 호러, 그 독특한 내러티브
3. 애스터와 에거스의 아트 호러 - 영화라는 우주
- 영화·예술사적 각인
- 호러를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
- 반복되는 모티프와 스타일적 요소
- 고유한 비주얼 아이덴티티
4. 마치며
5. 부록
책속에서
최근 10여 년 동안 호러 영화는 일종의 르네상스를 경험해 왔다.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린 건 데이비드 로버트 미첼David Robert Mitchell의 <팔로우It Follows>(2014)와 제니퍼 켄트Jennifer Kent의 <바바둑The Babadook>(2014)이었다. 이 두 편의 영화는 서로 상당히 다르지만, 신경증이라는 공통분모를 이용해 영화 전반에 걸쳐 불쾌라는 감각을 끊임없이 추구한다. 두 작품 모두 호러 장르를 표방하지만, 진짜 요점은 내러티브 방식이다. <바바둑>은 기본적으로 엄마와 자식 사이 관계에 대한 영화다. 그리고 <팔로우>는 10대 캐릭터들이 마주하는 성적인 이슈들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 두 영화는 모두 관객의 감정적 충격을 강화하기 위한 양식적인 요소로 호러를 사용한다.
이런 영화 프로덕션은 비슷한 방식으로 장르와 서사를 다루는 다른 호러 영화들로 이어졌다. <식스센스The Sixth Sense>(1999)와 <싸인Signs>(2002) 등 고전의 반열에 오른 호러 영화를 연출한 M.나이트 샤말란M. Night Shyamalan은 이후 내놓은 작품들이 혹평을 받았으나, <더 비지트The Visit>(2015)와 <23 아이덴티티Split>(2016)로 지적이고 섬세한 호러라는 평가와 함께 재기에 성공했다. 카린 쿠사마Karyn Kusama 감독의 <비밀스러운 초대The Invitation>(2015)는 장르 관습을 무시하는 신랄한 사회 비판으로 관객에게 후유증을 남긴다는 점에서 뻔한 공장식 슬래셔 호러 영화와 궤를 달리한다. 이 영화는 2015년 텍사스 SXSW 페스티벌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2년 후 조던 필Jordan Peele은 최근 몇 년간 가장 많이 회자된 호러 영화 중 한 편인 <겟 아웃Get Out>(2017)을 발표했다. <겟 아웃>은 뜻밖의 유쾌함과 기교, 미국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후속작 <어스US>(2019)와 <놉Nope>(2022)을 통해 그는 자기 스타일에 대한 확신을 보여줬으나, <겟 아웃>만큼 관객을 설득하지는 못했다. 트레이 에드워드 슐츠Trey Edward Shults 감독의 <잇 컴스 앳 나잇It Comes at Night>(2017)은 종말을 다루는 호러 영화를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제시했다. 감독이 구현한 영화 속 사적인 악몽은 이제껏 우리가 보아온 그 어떤 세기말의 밤보다도 섬뜩했다. 비슷한 예로 대런 애러노프스키Darren Aronofsky의 문제작 <마더!Mother!>(2017)는 성경을 혁신적으로 활용한 아트 호러다. 애러노프스키는 호러 영화의 장르적 요소에 완전히 색다른, 심지어 종교적으로 통용되는 의미를 부여한다. <유물의 저주Relic>(2020)에서 나탈리 에리카 제임스Natalie Erika James 감독은 엄마와 딸의 관계를 치매를 앓는 그들의 할머니로 확장한다. 그리고 할머니의 임박한 죽음을 호러 영화의 형태로 보여주며 노화에 관한 흥미로운 관점을 생성한다.
우리가 호러 장르의 새로운 모멘텀이라고 부르는 지금, 특히 돋보이는 두 명의 영화감독이 있다. 바로 로버트 에거스Robert Eggers와 아리 애스터Ari Aster다. 로버트 에거스는 그의 기념비적 호러 영화 <더 위치The VVitch>(2015)로 선댄스 영화제에 큰 충격을 안기며 그해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4년 후 개봉한 <라이트하우스The Lighthouse>(2019)는 이 젊은 감독을 향한 기대를 고취하기에 충분했다. 아리 애스터의 혁신적인 호러 드라마 <유전Hereditary>(2018)은 ‘가장 무서운 극장 체험 중 하나’라는 평가와 함께 수많은 관객에게 피가 마르는 듯한 경험을 선사했다. 많은 비평가 역시 <유전>을 ‘새로운 세대의 <엑소시스트The Exorcist>(1973)’라며 극찬했다. 몇 해 전 로버트 에거스가 <더 위치>로 그랬듯 아리 애스터는 그의 첫 장편 영화로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불과 1년 뒤 그는 <미드소마Midsommar>(2019)를 극장으로 가져와 관객들을 빛으로 가득한 끝없는 여름날로 몰아넣었다. <미드소마>는 고전 영화 <위커 맨The Wicker Man>(1973)과 많이 닮았지만, 훨씬 더 기괴하고, 야만스럽고, 말하자면(영화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동물적인 버전이다. 정신을 격양시키고 신경이 곤두선다는 점에서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