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소지가 물었다.
“인생에서 무언가를 겸허히 받아들인 적이 있어?”
“어....”
보헤미는 빠르게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다가 자신은 단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던 것 같기도 하고,
찾아보면 있을 것 같기도....
“아니 말하지 말고. 생각만 해.”
소지의 갑작스러운 말에 보헤미는 생각을 멈췄다.
“인생에서 무언가를 겸허히 받아들인 적이 있냐고.”
소지가 다시 한번 물었다.
마치 보헤미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가끔은 답을 원해서 질문을 하는 게 아니야.
‘정말 미안했어.’라는 말을 끊임없이 돌려서 말하고 싶었던 거지.”
보헤미는 이번엔 정답이 아닌 의도를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잠시 후, 아직 다 걷히지 않은 안개 속에서 기억의 빛이 점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