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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41602130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5-12-01
책 소개
목차
봄에는 더 잘해줘
만나고 나서 하는 생각
크리스마스에 진심
세월은 우리에게 어울려
교분
오프닝 나이트
그리고 여기서부터가 사소한 일이다
해설 | 퀴어의 수치심과 온전한 돌봄의 시간
김건형(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손끝에 닿은 글자들에서 엄마가 어렵사리 봉인해두었을 고통과 두려움이 입체처럼 되살아나는 듯했다. 묵상을 하자는 청유형 문장에 스스로를 정박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을 밤의 고초. 손을 움직여 뭐라도 쓰지 않고서는 좀처럼 진압되지 않았을 마음의 소요.
생각이 거기까지 닿았을 때 나는 엄마가 지난 일 년여간 써내려간 모든 글자와 그 안에 깃든 감정을 하나도 빠짐없이 갖고 싶다는 발작에 가까운 충동을 느끼고는 다시 첫 장으로 돌아갔다. 가질 수는 없으니 가급적 오래 눈에 담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었고, 다행히 나는 시간이 많았다.
_「봄에는 더 잘해줘」
아빠는 결국 당신의 예상대로 내가 청인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더욱 막막해졌을까. 엄마와 내가 청인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교류와 유대가 아빠를 더욱 고립시켰을까. 만약 내가 아빠의 바람대로 들리지 않는 아이로 태어났다면, 그래서 아빠처럼 감각하고 생각할 수 있었다면 나는 아빠를 미워하지 않을 수 있었고 원망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내가 미워하고 원망하는 사람이 너무 약하고 초라해서 화가 나는 일 같은 건 경험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_「만나고 나서 하는 생각」
나는 찬오가 세상이 얼마나 엉망진창인지 알았으면 좋겠거든. 세상이 우리한테 얼마나 잘못하고 있는지, 우리를 얼마나 화나게 하고 슬프게 하는지 정확히 이해했으면 좋겠거든.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씩씩하게 맞서고 있는지, 얼마나 아름답고 경이롭게 살아남았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지켜봤으면 좋겠고. 그게 뭐 잘못된 건가?
_「크리스마스에 진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