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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802151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5-02-17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시를 쓰는 이유 3
1부
토끼풀 10
세상에 대한 예의 12
무더위 14
다시 시동이 걸리다 16
연꽃 17
삼색신호등 18
혼자 아플 때 19
꽃등불 속에서 20
주먹 21
큰언니 22
시에서 건진 말 23
별빛 24
일상 26
봄바람 27
일기예보 28
규화목 30
시 내림 31
SRT를 탔다 32
벚꽃과 시 33
도깨비 장난 34
2부
우연히 만나고 싶은 사람 38
유리창을 통해 유리창을 본다 40
봄은 철부지 42
수마 44
하나도 아닌 둘도 아닌 46
퇴근 47
김삿갓 풍류 화순(和順) 48
무지개다리 50
공 52
덮어두고 묻어두고 54
오늘 하루 56
봄비는 스카프 한 겹 정도 58
음력 2월 28일 59
가족은 기적 60
이상한 반어법 62
사랑하는 사람들의 화법 63
다시 64
나무와 새 65
양화대교 남단 66
마음공부 67
초 68
간섭 69
3부
첫눈 72
감나무 73
저녁 고향 74
신발을 신으며 75
달빛 박치기 76
내 안의 싸움 78
보성 여우 80
수서역에서 81
잠실역에서 82
2월과 3월 사이 83
나에게 묻는다 84
숙제 85
어느덧 어느새 86
자전거 바퀴 87
엄마의 모닝커피 88
퍼즐 90
자 91
바느질 92
감자를 삶으며 94
간장 95
수국꽃 그늘 아래 96
한때 우리도 97
4부
너를 추억한다 100
겨울나기 101
횡단보도 102
로즈마리 살리기 105
오후 4시 30분 그리고 노을 106
애쓴다 108
시인 110
가까운 행복 112
하루 114
오래된 것들의 변화 115
뤼순 형무소 116
한탄강 118
가을의 화폭 119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 120
동전의 양면 121
고요에 이르는 길 122
탁월함과 타고남 124
다시, 봄 126
작품해설 128
일상을 꿰매는 따스한 시어의 바느질
곽혜란 시의 미학
저자소개
책속에서
다시 시동이 걸리다
자동차 시동이 걸렸다 안 걸렸다
오늘은 아예 걸리지 않는다
배터리를 교환했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세상 잘 나간다
차가 다시 살아난 것이다
사람도 더 이상 시동이 걸리지 않을 때
교환할 수 있는 배터리가 있다면
세상의 슬픔도 눈물도 반으로 줄 텐데
나는 혈육과 영영 이별을 해본 사람인데도
일상의 위대함을 자주 잊고 산다
매일 새날이 시작되고 새 삶을 살아가는
아침의 기적 앞에 지금 막 힘찬 시동을 건다
가족은 기적
가족의 힘으로
기적이 일어나기도 하지
사랑이 사람과
소리의 형제이듯
글자도 소리도 어깨동무
가족은 기적이다
이해하고 감싸주고
다독이면 다 잘 될 거야
때로는 참아주고
때로는 기다려주면
더 예쁜 꽃으로
더 영롱한 보석으로
다 잘되어 갈 거야
더 영글어 갈 거야
낯선 별과 인연이 한 이불 덮고 사는
가족은 기적이다
저녁 고향
얕은 산자락 품안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집들
먹물 번지듯 저녁이 스며오면
온 마을 불빛들 별로 할 일 없이
졸린 눈 비비며 서있다
밥숟가락 입에 물고
자울자울 조는 막냇동생
엄마가 흔들어 깨우시며
아가, 어서 밥 먹고 자야지 하면
별님 오시기도 전에
막냇동생은 이미 오밤중
어머니는 자꾸 쏟아지는 졸음을 쫓으며
오남매 양말을 꿰매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