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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93914083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24-05-10
책 소개
목차
1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아침
2 뜻밖의 방문
3 아빠를 신고한 이유
4 되돌릴 방법
5 독서 노트
6 한 가지 소원
7 수호의 한숨
8 징계
9 봉사 활동
10 다시 만난 가디언 로봇
11 아빠의 고백
작가의 말
리뷰
책속에서
그래도 나는 학교 기숙사가 좋았다. 깨끗하고 넓고 편리하니까. 반면 아빠 집은 좁고 오래됐다. 원시적이고 첨단 기술이라고는 전혀 볼 수 없었다. 전등 스위치도 에어컨도 보안 시스템도 내 손으로 직접 작동해야 했다. 게다가 요리 못하는 아빠랑 살게 되면 지금보다 건강이 나빠질 게 뻔했다.
사실 중학교에 가서도 계속 기숙사에서 살고 싶다고 어제 아빠한테 말할 참이었다. 그런데 차마 이야기하지 못했다. 아빠 얼굴이 너무 어두워 보였기 때문이다.
아빠가 거실에서 술을 마시면서 물었다.
“희민아, 너도 로봇이 좋아? 걔들은 선생이 아니야. 그냥 로봇이지, 기계라고. 그저 프로그램대로 너희를 돌보는 거야. 너희 미래를 걱정하는 건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야.”
이름하여 ‘에브리데이 양육 프로젝트’. 자녀를 낳지 않으려는 국민을 위해 나라에서 365일 24시간 아이들을 대신 돌봐 주는 제도다.
우선 아기가 태어나면 AI 보모 로봇이 24시간 돌보는 양육 센터로 보내졌다. 초등학생이 될 때까지 AI 보모가 기숙사에서 아이를 키웠다. 수업도 하고, 상담도 하고, 훈육도 하고, 같이 놀아 주기도 했다.
부모는 실시간 영상을 통해 자녀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주말 혹은 자신들이 원하는 시간에 자녀와 시간을 보냈다. 덕분에 인생을 즐기면서 아이를 키우게 되었고, 사람들은 다시 자녀를 낳기 시작했다고 한다. 물론 우리 아빠처럼 이 프로젝트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그날 이후 나는 위치 확인 요청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건 내가 어디서 무얼 하는지 궁금하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위치 공유를 요청한다는 건 내가 있는 곳에 갑자기 나타나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뒤이어 나쁜 일이 일어난다는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