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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사라진 어느 날

엄마가 사라진 어느 날

(1997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루스 화이트 (지은이), 김경미 (옮긴이)
라임
14,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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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사라진 어느 날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엄마가 사라진 어느 날 (1997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91194028703
· 쪽수 : 196쪽
· 출판일 : 2026-03-06

저자소개

루스 화이트 (지은이)    정보 더보기
미국 버지니아주의 탄광 도시 화이트우드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대학에서 영문학과 도서관학을 전공한 후,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등지에서 교사와 사서로 일했다. 지금은 펜실베이니아에 살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쓰는 데 전념하고 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바탕으로 쓴 청소년 소설 《향기로운 골짜기》와 《수양버들》이 미국도서관협회(ALA)의 ‘주목할 만한 책’과 ‘청소년을 위한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어 주목을 받았다. 이 책 《엄마가 사라진 어느 날》은 1997년 뉴베리 아너 상을 수상했으며, 미국도서관협회 ‘청소년을 위한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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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옮긴이)    정보 더보기
연세대학교 영어 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어린이 책과 청소년 책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빨간 머리 앤》, 《안녕하세요, 하느님? 저 마거릿이에요》, 《생쥐 기사 데스페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안데르센 동화집》, 《겁쟁이 빌리》 외 여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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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이모부 말로는 벨 이모가 맨발에 얇은 잠옷 차림이었다고 했다. 이모의 신발 두 켤레와 옷들은 모두 제자리에 있었다. 나쁜 일을 당했다거나 서둘러 나간 듯한 흔적도 없었다. 게다가 어디론가 떠나려면 그 황량한 언덕배기를 한참 걸어 내려가야만 하는데, 만약 그랬다면 반대편에서 누군가 이모를 틀림없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어느 곳에도, 심지어는 대문가 진흙땅에도 새로 생긴 발자국 같은 것은 없었다. 에버렛 이모부는 물론이고, 다락방에서 자고 있었던 우드로도 아무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했다.
우리 마을에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 말이 새어 나가기가 무섭게 마을 전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말했다.
“아니, 훤한 대낮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게 말이 돼?”
또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곧 숲속 어딘가에서 시체가 발견될 거야.”
“길가에 차를 세워 두고 기다린 사람이 분명 있었을 거야. 그 사람하고 떠난 게 분명해.”
“그랬다면 그날 아침에 근처에서 낯선 차를 봤거나, 하다못해 차 소리라도 들은 사람이 있었을 거 아냐. 안 그래?”
“하긴.”
엉뚱한 상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우리는 동갑이었다. 나는 지난 11월에, 우드로는 그해 1월에 만 열두 살이 되었다. 몸집도 비슷해서 둘 다 키는 145센티미터, 몸무게는 42킬로그램이었다. 하지만 그것 말고는 공통점이 없었다. 우드로는 굼뜨고 덜떨어진 데다 늘 자기 아빠나 러셀 삼촌에게서 물려받은 촌스러운 옷을 입었다.
열 살 무렵에 우드로를 만난 적이 있는데, 바지가 너무 커서 흘러내리지 않게 하려고 끈으로 허리를 묶고 있었다. 그때 우드로는 진짜 우스꽝스러워 보였다. 아마 자신도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그날 생일이었던 나는 프릴이 달린 파란색 원피스에 에나멜 가죽 슬리퍼를 신고 있었으니까. 또 어느 해인가 크리스마스에도 본 적이 있었다. 그날은 귀까지 다 덮을 정도로 큰 모자를 쓰고 있었다. 우드로는 그 볼품없고 낡아 빠진 모자를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했다.
그리고 이건 정말 말하고 싶지 않지만, 우드로는 사시였다. 가끔씩 누구를 보는지 알 수가 없었고, 알이 아주 두꺼운 안경을 쓰고 있었다.
우드로가 할머니 집으로 온 봄날 저녁, 나는 그 애를 만나러 가고 싶어서 몹시 안달이 났다. 자기 엄마가 사라진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혹시 무슨 비밀을 알고 있지나 않은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집시, 우드로가 왔다고 피아노 연습을 빼먹는 건 아니지? 그리고 파티 전에 머리 감는 것도 잊지 마.”
끙, 하고 앓는 소리가 절로 났다. 피아노 연습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하지만 머리를 감느니 차라리 오물을 치우는 편이 나았다. 머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일주일에 두 번씩 감아야 했는데, 문제는 감고 나면 말리는 데만 몇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부족해서 밤마다 백 번씩 빗어야 했다. 그래야 머릿결이 탄력 있고 윤기가 흐르니까. 그런 다음에 엄마가 종이로 만든 헤어롤로 머리카락 끝을 말아 주면 그 상태로 잠을 잤다.
내 긴 머리는 엄마의 자랑거리였다. 엄마는 만나는 사람마다 내 머리가 얼마나 긴지, 얼마나 오랫동안 힘들게 길러 왔는지를 입에 침이 마르게 자랑하고 다녔다. 내 머리가 엄마의 소중한 진달래 숲이나 되는 듯이 말이다. 내 머리카락을 자른다는 생각만으로도 엄마의 하루는 끔찍하게 변해 버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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