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logo
x
바코드검색
BOOKPRICE.co.kr
책, 도서 가격비교 사이트
바코드검색

인기 검색어

실시간 검색어

검색가능 서점

도서목록 제공

최면술사의 시대

최면술사의 시대

이석용 (지은이)
팩토리나인
16,800원

일반도서

검색중
서점 할인가 할인률 배송비 혜택/추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15,120원 -10% 0원
840원
14,280원 >
yes24 로딩중
교보문고 로딩중
11st 로딩중
영풍문고 로딩중
쿠팡 로딩중
쿠팡로켓 로딩중
G마켓 로딩중
notice_icon 검색 결과 내에 다른 책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중고도서

검색중
서점 유형 등록개수 최저가 구매하기
알라딘 판매자 배송 12개 12,700원 >
로딩중

eBook

검색중
서점 정가 할인가 마일리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로딩중

책 이미지

최면술사의 시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최면술사의 시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4246114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4-09-19

책 소개

최면이 삶 깊숙한 곳까지 스며든 가상의 시대, 정부는 공리주의에 근거한 공리청이라는 기관을 만들어 병약하고 가난한 노인들에게 최면을 제공하는 복지를 시행한다. 이만하면 괜찮은 삶을 살았으며 이루고 싶던 소망을 이루었다는 암시를 임종 직전에 떠올릴 수 있도록 해준다.

목차

1. 일그러진 미소
2.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3. S802
4. 하나, 둘, 삼, 넷, 당신은 숫자 삼을 따라 깊은 잠에 빠집니다
5. 개가 짖는다
6. 두 번째 알레스 구트
7. 사무관Q
8. 깨어날지어다!

저자소개

이석용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건축을 전공했다. 2011년 장편소설 《파파라치》로 제1회 황금펜영상문학상 금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5년 장편동화 《마녀 바라쿠다의 정원》으로 ‘한국안데르센상’ 대상, 2023년 장편소설 《맛있는 사형 집행 레시피》로 ‘제3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 2023년 장편소설 《최면술사의 시대》로 제3회 ‘K-스토리 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외에 책으로는 장편소설 《클럽 페르소나》, 인문교양서 《건축, 교양이 되다》, 장편동화 《내일도 야구》 등이 있으며, 〈한국물가정보〉에 건축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펼치기

책속에서

통제된 도로, 군중과 경찰, 기자들에 둘러싸인 건 향년 여든셋의 박련섬 할머니였다.
사체(四體)는 육교 위에서 떨어진 것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부러져 꺾이고 뒤틀려 있었다. 마치 고문당한 몸뚱이에 온화한 미소를 합성한 것과 같은 이 극명하게 상반된 상황은 고약함, 그 자체였다.
그런데 그보다 더 이해하기 힘든 건 구경꾼들의 반응이었다. 누구의 표정에서도 이 처참한 광경을 목격한 자의 참담함을 읽어낼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섬뜩한 대비는 더 선명해졌다.
무섭다거나 운세 사납다는 이유로 회피하고 외면할 법도 했지만, 오히려 뭔가를 확인하고 싶은 간절함 같은 것이 시선에 녹아 있었다. 구겨진 몸은 철저히 외면당했고,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은 부정맥처럼 요동쳤다.(...)
어쩌면 현장에는 어떤 알 수 없는 기운이 군중을 휘감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고 보면 분명 올곧은 애도 분위기라기엔 뭔가 낯선 감정이 섞여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어떤 중년들은 안도감을 감추지 못했고, 초로의 몇몇은 노골적으로 고개를 주억거리면서도 분명 산뜻한 미소를 머금기까지 했다. 마치 다행이라거나 부럽다는 것처럼. 끝까지 고통스럽게 꺾인 몸 따윈 아무에게도 관심받지 못했다.
그렇게 길 안에 있는 사람들은 멈춰 서서 처음 본 할머니의 마지막을 목격하고 있었다.
그때, 그 묘한 적막을 깨우는 선언과도 같은 외침이 있었다.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이 얼마나 훌륭한 알레스 구트입니까!”
절대 흘려들을 수 없는 경찰관의 강건한 목소리였다. 이후 현장은 서서히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T는 경찰관의 외침이나 사람들의 반응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알레스 구트는 T와 같은 복지·최면술사들에게는 최고의 선(善)이며, 박련섬 할머니는 T가 새로운 부임지에서 만난 첫 번째 피술자였기 때문이다.
---일그러진 미소


새로운 부임지에서 T의 첫 번째 피술자가 박련섬 할머니였다. 박 할머니의 죽음은 T를 크게 흔들고 있었다. 할머니의 마지막 표정은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말하고 있지만, 동시에 석연찮은 구석도 존재했다.
사고로 볼 수 없다는 건 현장 정황이 말하고 있었고, 자살 또한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최면술사인 T 자신이 보증했다. 피술자의 자살 충동을 억제하는 강력한 항·자살 최면 코드를 걸어두는 건 모든 최면술사의 의무에 해당했다. 더구나 T 레벨의 최면술사가 그런 실수를 할 리 만무했다.
알레스 구트가 복지로 언급됨과 동시에 사람들은 자살 충동을 가장 걱정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죽음이 두렵지 않은 것과 자살충동은 어쩌면 어느 지점에서 맞닿아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이유로 독립기구로서 공리청이 발족한 이래 최면술사들은 피술자들의 자살 충동을 억제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왔다.(...)
박련섬 할머니에게는 분명 최면이 올바르게 시술된 듯 보였고, T의 실력 역시 누구에게나 충분히 인정받고도 남는 것이었다. T 자신도 박련섬 할머니가 자신의 최면에서 이탈해 자살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사고사의 가능성도 희박하고, 자연사도 제외하면 타살만이 남을 뿐이다.
‘자살로 위장된 타살?’ 꺼끌꺼끌한 입맛이 육교에서부터 T를 따라왔다. 게다가 자신의 전근에도 어떤 의도가 숨어 있다고 생각하는 터라 의심은 증폭됐다. 혹시 뭔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T 스스로가 알아내길 공리청이 바라는 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공론화할 수 없는 문제지만 믿을 만한 최면술사가 맞닥뜨려 자연스럽게 해결했으면 하는 그런 문제가 아닐까, 말이다.
T의 새로운 근무지는 최근 젊은 세대가 연이어 빠져나가고 가난한 노인들만 남겨져 삶의 지표는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T는 한 손에는 회중시계를 쥐고, 다른 한 손은 맨손으로 윤환의 두 손에 천천히 포갰다.
“손안에 뭔가 만져지죠?”
“네.”
“어떤 재질인 것 같습니까?”
“금속 같습니다.”
“느낌이 어떤가요?”
“차갑습니다.”
“다른 손에 있는 제 손 느낌은 어떤가요?”
“따뜻합니다.”
“따뜻한 손은 이윤환 씨와 가족이 타고 있는 자동차이고, 차가운 금속은 뺑소니 차량입니다. 차가운 느낌이 사라지면서 서서히 뺑소니 차량이 보이기 시작하고, 따뜻한 느낌이 사라지면서 이윤환 씨가 처한 상황이 보이게 됩니다. 점점 선명해집니다. 조금 더 선명해집니다. 하나, 둘, 삼, 넷. 이윤환 씨는 숫자 삼을 따라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이때 윤환의 고개가 옆으로 꺾여 삐딱해지면서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최면에 깊이 들어 입에서 바람 새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 하나, 둘, 삼, 넷. 당신은 숫자 삼을 따라 깊은 잠에 빠집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이 포스팅은 제휴마케팅이 포함된 광고로 커미션을 지급 받습니다.
도서 DB 제공 : 알라딘 서점(www.aladin.co.kr)
최근 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