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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4293590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24-12-12
책 소개
목차
1-16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공간에 고립되었다. 정체불명의 남자와 함께. 그리고 그 검은 후드티의 사람.
흑백사진이지만 확연했다. 웃으면 눈매가 부드럽게 곡선을 만들고 왼쪽 뺨에 보조개가 생긴다. 혐오스럽게도 윤슬과 닮아 있었다. 구역질 나는 얼굴. 침 뱉고 싶은 얼굴. 저 남자가 ‘나를 버린 내 아버지’라는 걸 눈으로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윤슬은 아버지라는 단어를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그 말을 내뱉었다간 인생이 또다시 통째로 부정당할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Oh, wow. Oh, wow. Oh, wow.”
“와, 정말인가요? 대체 스티브 잡스는 죽음의 문턱을 지나는 순간 무엇을 보았길래 그런 감탄사를 내뱉은 것일까요?”
“제가 하는 연구는 우리가 죽음의 문턱을 지나고 있는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일단 죽음의 시작점이 무엇인지부터 설명을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지금 이 자리에서 제가 갑자기 죽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제가 죽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교수님, 이거 생방송인데 지금 여기서 돌아가시면 진짜 큰일납니다.”
사회자가 싱거운 너스레를 떨었다.
“일반적으로 심장이 멈추면 죽었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요.”
(…)
“요즘은 죽었다가 살아나는 경험이 예전보다 월등히 많아졌습니다. 이렇게 의학적인 ‘사망’ 후 죽음과 근접한 상태에서 일련의 일들을겪는 것을 임사체험이라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살아난 사람들의 10-20퍼센트 정도가 임사체험을 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