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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4799023
· 쪽수 : 118쪽
· 출판일 : 2025-05-3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잘 익은 알전등 하나
모과 - 11
디퓨저 - 12
빗방울 농사 - 13
양파의 겨우살이 - 14
책벌레 - 16
대설 - 18
아코디언 - 19
허수아비 약전(略傳) - 20
느티나무 그림자 - 22
동백숲에 들다 - 23
라이너 쿤체 - 24
붉나무 - 25
나팔꽃 3 - 26
물매화 - 27
기와불寺 - 28
제2부 봄 다음에 또 봄이 오고
백일홍 - 31
황궁반점 후일담 - 32
일몰증후군 - 34
띠실마을 - 36
매미 1 - 38
매미 2 - 39
매미 3 - 40
사각지대 - 41
달순 씨 닭집 - 42
타래난초 - 44
시소 놀이 - 45
나비를 깨우다 - 46
치마폭 - 48
25시 편의점 - 50
말복 - 52
제3부 밀항을 나서야 할 때
복사꽃 피는 밤 - 55
낙안들이 나안들로 - 56
빨래 보고서 - 58
고양이를 수소문하다 - 60
부겐빌레아 - 62
산벚꽃 초대를 기다리다 - 63
수국 - 64
아궁이 - 66
편지 - 67
저수지 - 68
밀항 - 69
수레국화 - 72
벼룩시장 - 74
하지 - 75
제4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까
홍도화 - 79
층간소음 - 80
텰슈뎐(哲秀傳) - 82
굥비어천가(○飛御天歌) - 84
코끼리 냉장고 - 88
전국학력평가 - 90
달걀귀신 - 92
무궁화꽃이 피었습니까 - 94
단군신화 속편 - 96
비문증 - 98
맨홀을 엿보다 - 100
머나먼 코트디부아르 - 102
부고 - 103
A4 자서전 - 104
해설 정재훈 예순의 봄날 동안 잘 익은 시집 하나 - 105
저자소개
책속에서

빗방울 농사
경칩 지나 봄비 오시는 날
차창에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저 빗방울들,
뿌리쳐도 따라붙는 저 난생(卵生)의 결사대,
꼬리를 길게 끄는 저 끈질긴 올챙이 떼,
눈물방울 같은 저 올챙이들을
복장뼈 안쪽에 고이고이 모셔다가
봄밤을 보낼 밑천으로 농사를 지어야겠다.
춘분 청명 어름에는 먹을 것도 지천이라
조팝나무 이팝나무가 차려 내는 수만 그릇 하얀 쌀밥
아침저녁으로 챙겨 주면서 잘 키워야겠다.
날름날름 받아먹으며 뒷다리가 자라고,
앞다리가 생기고, 꼬리가 떨어져 나가고,
봄밤의 들판에 저 양서류들 방생을 하면
울음주머니 부풀려 한 바가지씩 밤새 노래를 쏟아 낼 터이니
저 갸륵하고 다소곳한 후렴구들로
봄밤은 울울창창 소리의 꽃밭이 될 터이니.
무궁화꽃이 피었습니까
나는 늘 등을 보이는 술래입니다.
가위바위보, 늘 지기만 하는 술래입니다.
늘 방심하고 늘 허술합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꽃이 피었다고 믿고 늘 뒤늦게 돌아섭니다.
그사이에 검은 그림자가 서서히 다가옵니다.
또다시 무궁화꽃이 피었다고 믿고 돌아섭니다.
내가 못 본 사이에 어둠이 더 가까이 죄어 옵니다.
무궁화꽃이 피었다고 거듭 믿고 또 믿는 그사이에
더러운 손아귀들이 내 등을 덮칩니다.
불온한 덩굴손이 내 목을 조입니다.
날카로운 송곳니가 내 목덜미를 물어뜯습니다.
천기(天氣)를 어지럽히는 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환락의 축제를 벌입니다.
등 뒤에 칼을 숨긴 자들이 내 등을 노리고 있습니다.
음모는 늘 등 뒤에서 발자국 소리도 없이 다가옵니다.
나는 오늘도 술래입니다.
내 등이 위태롭습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