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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5035854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7-02-2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007
1부 … 011
2부 … 191
에필로그 … 295
작가의 말 … 30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손목에 밧줄로 묶은 자국이 있고, 목은 손으로 눌렀어. 그렇죠? 죽은 최선우 씨 몸에서 정액이 발견됐는데 그건 지금 검사 중이고. 증거로 삼을 게 너무 많아서 순서를 정하기 어려울 지경이야. 피차 힘 빼지 말고 일단 자백부터 하고 시작하는 게 편하지 않을까?”
이 형사는 서인하의 눈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서인하는 이 형사가 내놓은 자료 사진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어서 눈동자가 흔들리는지 그렇지 않은지 보이지 않았다. 눈가의 근육이나 입술 주변의 근육, 손가락 하나, 어깨 끝도 흔들리지 않았다.
“섹스 파트너였다는 얘기는 지금 서인하 씨가 고인이 된 유부녀와 통간했다는…….”
주희가 뒤이어 말할 단어는 ‘억지 주장’, ‘거짓 증거’ 같은 거였다. 그러나 서인하는 그 단어가 주희의 입 밖으로 나올 여유를 주지 않고 말을 잘랐다.
“사실과.”
주희가 애써 쓴웃음으로 서인하의 주장을 전혀 믿지 않는다고 표현하자 서인하 역시 비슷한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최선우와 내가 섹스 파트너였다는 사실과, 그 파트너의 섹스 취향에 관해 얘기했습니다.”
서인하가 자신의 문장을 끝맺었다.
매일 저녁 같은 시간 대한민국 인구 가운데 1500만 명 정도 되는 사람들에게 자기 얼굴을 보여주는 여자가, 그 긴 시간 동안 카메라 앞에서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진 적 없는 여자가, 수천 개의 단어로 구성된 문장을 읽는 동안 발음 한 번 꼬였던 적이 없는 여자가, 자기 등 한복판에 속눈썹이 붙었대도 다른 사람보다 자기가 먼저 알아차리고 자기 손으로 뗀다고 말해도 믿어질 것 같은 여자가, 머리채를 휘어잡혀 바닥에 패대기쳐지고 남자에게 섹스를 해달라고 구걸하다가 ‘개 같은 년’이라는 욕을 먹으며 그것을 즐겼다는, 그 여자가 그것을 위해 자신의 발아래 무릎 꿇고 구걸했다는 말을 믿으라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