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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국내 여행가이드 > 충청도여행 가이드북
· ISBN : 9791195152544
· 쪽수 : 308쪽
· 출판일 : 2015-07-13
책 소개
목차
오늘은 태안
바라길
01.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고 - 태안터미널 024
02. 분홍에 취하다 - 학암포로 가는 배롱나무 가로수길 027
03. 항구의 꿈 - 분점포구 030
04. 은빛 향연 - 학암포 034
05. 모두 바다를 향하고 - 구례포 038
06. 숲의 소리 - 먼동해변 044
07. 해녀에게 쓰는 편지 - 해녀마을 047
08. 뭐든 척 보면 안다 - 능파사 050
09. 일만 오천 년의 시간 -신 두리해안사구 052
10. 날마다 새 옷으로 - 두웅습지 058
11. 노을이 남기고 간 빛 - 신두리해변 062
소원길
01. 세상을 밝게 해주는 사람들 - 설박키 068
02. 한가로이 잘 살았네 - 소근진성 071
03. 노인과 바다 - 안태배해변 0774
04. 아름다운 바다색으로 마중 나오다 - 태배전망대 078
05. 동행 - 이원면방조제 희망벽화 082
06. 시간이 머문자리 - 가르미끝산 086
07. 반달쪽배에 발 담그고 - 구름포해변 090
08. 바다를 품은 사람들 -수 망산 09093
09. 성숙한 향기 - 천리포수목원 096
10. 마루금을 따라 걷다 -국사봉 101
11. 정서진에서 부르는 노래 - 만리포 104
파도길
01. 뱃고동 울리면 - 모항 110
02. 풀꽃을 볼 때는 그랬지 - 모항저수지 가는 길 114
03. 숨비소리 들린다 - 어은돌 118
04. 바람소리 파도소리 - 파도리 121
05. 자염축제 - 근흥면 마금리 낭금마을 124
06. 꼭꼭 숨겨둘래 - 아치내해변 130
07. 금나와라 뚝딱 - 통개항 134
08. 해맞이 해변 - 연포 140
솔모랫길
01. 남면우체국에서 엽서 한통을 쓰다 - 해변길 이정표 앞에서 146
02. 낭만이 필요할 때 - 몽산포 150
03. 발가락을 움직여보자 - 곰솔림 155
04. 원시의 바다 - 달산포 160
05. 신선하고 창백한 얼굴 - 청포대 163
06. 태초의 별주부를 만나다 - 거멍바위 166
07. 봉골레와 꽃게탕 - 마검포 168
08. 송홧가루 날리면 - 송화염전 172
09. 바람도 쉬고 햇살도 쉬고 - 드르니항 176
노을길
01. 시작이라는 그 역동적인 설렘 - 백사장항 182
02. 너를 위하여 - 백사장해변 ~ 삼봉 전망대 187
03. 눈물이 아지랑이 되어 -삼 봉 191
04. 내면의 소음을 줄이는 일 - 사색의 길 194
05. 지킴으로써 얻어지는 것들 - 기지포 해안사구 198
06. 지나 온 길과 가야 할 길 - 두여전망대 202
07. 남은 시간 마중하기 - 두에기해변 206
08. 풍요로운 젓개 - 방포 210
09. 사랑의 해변 - 꽃지 214
10. 딴뚝에서 하룻밤 - 딴뚝마을 218
11. 오래된 그리움 - 태안승언리 상여 222
12. 나들이 - 안면도 자연휴양림 226
13. 바다의 푸른 꿈 - 정당리 안면암과 조그널 섬 230
14. 위로의 몸짓 - 붕기풍어제 234
샛별길
01. 욕심내면 안 되는 거잖아 - 병술만 체험장 240
02. 눈을 감으면 - 샛별해변 246
03. 안킬로사우르스의 등껍질 - 쌀 썩은 여 250
04. 안면의 얼굴 Ⅰ 254
05. 안면의 맛 257
06. 마지막 메질꾼 - 신야리 대장간 260
07. 높은 곳에서 멀리 바라 봐 - 국사봉 264
08. 짧고도 긴 휴식 - 황포항 270
바람길
01. 고요하고 평화로운 - 법정사 목조관음보살좌상 274
02. 기록, 그리고 기억 - 고남패총박물관 277
03. 시인을 추억하며 - 대야도 천상병 고택 280
04. 안면의 얼굴 Ⅱ 284
05. 마법에 걸린 운여 - 운여해변 290
06. 여신의 손길 - 바람아래해변 294
07. 넉넉한 살림살이 - 옷점항 298
08. 앞마당엔 바다를 들여 놓고 - 가경주마을 304
09. 기다림을 안다는 것은 - 영목항 307
리뷰
책속에서
할머니는 찐 옥수수 하나를 건넨다.
“끼니 거르지마유. 먹을 데두 없었을 텐디.”
굳은살이 박힌 거친 손이다. 젊었을 때는 고왔을 손이 평생 물질하느라 이렇게 되었겠지. 그 손을 보자 스르르 가슴이 저려오더니 눈물이 나려한다. 할머니 눈은 바다처럼 깊어 내가 놀러 다니는 사람인지도 아는데, 들킬라. 고개를 돌려 옥수수를 한입 베어 먹었다. 따뜻하다.
뭐든 척 보면 안다 - 능파사 중에서
태양은 더 빨리 바다저편으로 넘어간다. 해변에 남은 자는 노을이 남기고 간 빛 속으로 걷는다. 나는 해변의 일부가 되어 노을빛이 이끄는 대로 너울너울 걸었다.
노을이 남기고 간 빛 - 신두리해변 중에서
“호오이 호오이!”
해녀들의 숨비소리였다. 어쩌면 한숨 같기도 한 이 소리는 바다속을 드나들며 내뱉는 해녀들의 가쁜 숨소리다.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방파제 가까이에 띄워놓은 배 주위로 검은 점들이 대여섯 보이더니 연신 오리발을 수면위로 쳐올리고 자맥질한다. 매끈한 청둥오리 같다.
“안녕하세요?”
손을 마구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 고맙게도 손 인사로 답한다.
숨비소리 들린다 - 어은돌 중에서
해안도로를 지날 때 바다로 잠깐 시선을 돌리던 그가 무심하게 말한다. “섬이 노네유.”
네? 무슨 말씀이신지…. 내가 알아듣지 못하자 그가 어깨를 한번 으쓱하더니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늘처럼 안개가 낀 날 바다를 보고 있으면 조금 전까지 보이던 섬이 갑자기 없어지거나, 없던 섬이 휙 나타나기도 하고 이쪽에서 저쪽으로 자리를 옮겨 앉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그럴 때 이곳 사람들은 ‘섬 놀다’라고 표현한다는 것이다. 천진하고 익살스런 비유다. 섬에게 생명을 주어 친구처럼 대하는 바닷가 사람들, 안면도 사람들이다.
안면의 얼굴 Ⅱ 중에서
영목항은 안면도의 마지막 항구이면서 섬으로 가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남쪽을 향하고 있는 영목항에서 바다를 건너면 충남 보령에 닿고 고대도, 장고도, 외도로 가는 여객선이 여기서 출항한다. 인근의 섬을 돌며 바닷길 여행을 할 수 있는 유람선도 영목항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모두 물때가 맞을 때 가능한 일이다. 물이 들어오길 기다려야 한다.
바닷가 사람들은 기다림을 알고 있다. 더디게 여무는 농작물을, 하루에 두세 번 읍내로 가는 버스를, 일찍이 대처로 떠난 자식을 기다렸다. 그리고 항구에 앉아 바다로 나간 사람들을 기다렸다. 기다림은 삶이 되었고 숨을 쉬는 일처럼 아무렇지 않게 되었다.
기다림을 안다는 것은 - 영목항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