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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펜과 비밀 쪽지

까만 펜과 비밀 쪽지

엘렌 리스 (지은이), 앙투안 데프레 (그림), 이세진 (옮긴이)
라임
8,9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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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펜과 비밀 쪽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까만 펜과 비밀 쪽지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91195189373
· 쪽수 : 92쪽
· 출판일 : 2014-05-08

책 소개

라임 어린이 문학 시리즈 2권. 전쟁과 난민이라는 어렵고 무거운 주제를 아이들의 때 묻지 않은 우정을 통해 그려냈다. 흑백 논리를 벗어나 지극히 어린이다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또 어우러지게 함으로써 ‘너’와 ‘나’가 아닌 ‘우리’, 즉 화해와 공존을 이야기하고 있다.

목차

우리 반 새 친구
선택받은 아이
특별한 선생님의 특별한 수업
책가방 속의 종이쪽지
에리파의 비밀
초특급 기밀 자료
포켓몬스터 스페셜 카드
나는 너의 마니또
안 돼, 혼내지 마
아리안의 편지

추천의 말

저자소개

엘렌 리스 (지은이)    정보 더보기
프랑스 니스에서 태어났으며, 어린 시절에 남프랑스를 비롯해서 영국, 캘리포니아, 이탈리아 등으로 여행을 많이 다녔다. 다양한 문화 및 정체성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민족학과 사회학, 정치학을 공부했다. 그 뒤 교사가 되어, 프랑스어를 제2외국어로 배우는 나라의 학생들을 주로 가르쳤다. 그러다 어린이 책에 애정을 가지게 되었고, 여러 출판사에서 그림책을 펴냈다. 《까만 펜과 비밀 쪽지》는 그가 어린이를 위해서 쓴 첫 번째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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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진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브뤼노 라투르 마지막 대화》《확인 강박》《우리에겐 논쟁이 필요하다》《사피엔스의 뇌》《명상록 수업》《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등이 있으며, 저서로 《전 세계의 책을 우리말로 풀어내는 멋진 직업 출판번역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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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안 데프레 (그림)    정보 더보기
그림을 그리고 장난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학교에서 그림을 공부했으며, 졸업한 뒤에는 어린이 책을 비롯해서 신문, 잡지 등에 그림을 그렸고 여러 차례 전시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늑대가 된 아이》, 《까만 펜과 비밀 쪽지》 등의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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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여기, 파트릭 옆에 앉는 거다.”
에리파는 꿈쩍하지 않았다. 선생님은 “자, 봐라. 이렇게 하는 거야.”라는 듯이 직접 내 옆자리에 앉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러고는 다시 일어나 에리파에게 똑같이 해 보라고 손짓을 했다. 에리파는 한참이나 뚱하게 나를 바라보더니 고새를 가로저었다.
“왜 그러니, 에리파? 앉기 싫어?”
교실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모두의 시선이 우리에게로 쏠려 있었다. 에리파는 천천히 손가락을 들어 나를 가리켰다. ……그때 에리파가 한 행동을 나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에리파는 내 책상 위에 뒹굴고 있던 까만색 사인펜을 집어 들어 플로랑스 선생님에게 보여 주었다. 그러고는 다시 한 번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처음에 나는 뭐가 뭔지 몰라 어리둥절했다. 선생님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선생님이 화들짝 놀라는 기색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잠시 후, 나는 하도 화가 나서 눈앞이 아득해졌다.
“우아, 대단한 전학생이 오셨네! 까만색 사인펜, 이거 무슨 뜻이야?”
선생님은 나를 눈빛으로 달래며 이렇게 말했다.
“파트릭, 진정해. 에리파는 아마도 흑인 친구를 태어나서 처음 봤을 거야. 못된 마음으로 그러는 게 아니라…….”
나는 미친놈처럼 정신없이 필통을 뒤졌다. 내가 꺼낸 것은 잘못된 글씨를 지우는 하얀색 수정펜이었다. 허깨비처럼 생긴 그 아이를 향해 수정펜을 들이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럼 너는! 네 얼굴은 이 수정펜이랑 똑같거든!”


나는 책가방에서 공책을 꺼냈다. 그런데 종이쪽지 하나가 툭 떨어졌다. 나는 바닥으로 떨어지기 전에 냉큼 낚아챘다. 아리안이구나! 나는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틀림없었다. 아리안이 내 책가방에 쪽지를 몰래 넣어 둔 거다. 나는 쪽지를 두 손으로 꼭 쥐었다.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날이다. 쪽지 내용이 벌써부터 눈앞에 그려졌다. 커다란 하트, 그리고 그 안에는 똑 부러지면서도 다정다감한 글이 빼곡히 적혀 있겠지. ……나는 조심스레 쪽지를 한 번, 두 번, 세 번 펼쳤다. 이제 한 번만 더 펼치면 내용이 한눈에 들어올 터였다. 심호흡을 하고 종이를 활짝 펼쳤다.
그런데 종이에는 이상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볼펜으로 그린 텡크, 그것도 아주 거대한 탱크였다. 대포에서 폭죽 같은 것이 마구마구 터지는 탱크.
뭐야, 어떤 멍청이가 내 책가방에 이따위 탱크 그림을 넣어 둔 거야? 그래, 톰이겠지. 이렇게 쓸데없는 장난을 칠 사람이 톰밖에 더 있겠어? 그러다 문득 그림 한 귀퉁이에서 서명을 발견했다. 글씨가 아주 작았다. 종이에 고개를 바짝 들이밀고 들여다보았다. AABABB라고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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