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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5275939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4-10-10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가족의 마음을 여행하고 싶게 하는 책 _허성근
자녀에게 아빠를 여행시키다 _강여민
뭐야? 여행 간 줄 알았더니 모험담인 거야? _라선아
아이와 함께하는 둘만의 공간에서 나누는 새로운 감성 _장윤일
치열하게 아버지 되어 가기 _김성우
프롤로그
STEP 1 태리랑 배낭 메고 38일간 인도 여행
0일차 인도로 가는 길?카운트다운 1, 2, 3 / 1일차 서울?뉴델리(6월 20일 40℃ 맑음) / 2일차 뉴델리(6월21일 40℃ 맑음) / 3일차 만다와(6월 22일 42℃ 맑음) / 4일차 비카네르(6월 23일 41℃ 맑음) / 5일차 쿠리(6월 24일 40℃ 맑음) / 6일차 자이살메르(6월 25일 42℃ 맑음) / 7일차 조드푸르(6월 26일 40℃ 맑음) / 8일차 라낙푸르(6월 27일 39℃ 맑음) / 9일차 우다이푸르(6월 28일 41℃ 맑음) / 10일차 우다이푸르(6월 29일 40℃ 맑음) / 11일차 우다이푸르(6월 30일 41℃ 맑음) / 12일차 푸쉬카르(7월 1일 41℃ 비온 뒤 맑음) / 13일차 푸쉬카르(7월 2일 39℃ 맑음) / 14일차 자이푸르(7월 3일 40℃ 맑음) / 15일차 자이푸르(7월 4일 40℃ 맑음) / 16일차 자이푸르(7월 5일 41℃ 흐리고 비) / 17일차 아그라(7월 6일 41℃ 흐리고 비) / 18일차 아그라(7월 7일 41℃ 흐리고 비) / 19일차 카쥬라호(7월 8일 42℃ 흐리고 비) / 20일차 카쥬라호(7월 9일 41℃ 흐리고 비) / 21일차 잔시(7월 10일 41℃ 맑음) / 22일차 바라나시(7월 11일 41℃ 비) / 23일차 바라나시(7월 12일 41℃ 맑음) / 24일차 바라나시(7월 13일 41℃ 비) / 25일차 바라나시(7월 14일 33℃ 맑음) / 26일차 델리?스리나가르(7월 15일 31℃ 맑음) / 27일차 스리나가르(7월 16일 31℃ 맑음) / 28일차 스리나가르(7월 17일 33℃ 맑음) / 29일차 스리나가르(7월 18일 31℃ 맑음) / 30일차 스리나가르(7월 19일 31℃ 비) / 31일차 스리나가르(7월 20일 31℃ 맑음) / 32일차 스리나가르(7월 21일 29℃ 맑음) / 33일차 스리나가르(7월 22일 31℃ 맑음) / 34일차 스리나가르(7월 23일 31℃ 맑음) / 35일차 스리나가르(7월 24일 31℃ 맑음) / 36일차 스리나가르(7월 25일 31℃ 맑음) / 37일차 뉴델리(7월 26일 40℃ 맑음) / 38일차 서울(7월 27일 31℃ 맑음)
STEP 2 이후랑 배낭 메고 38일간 중국 여행
0일차 중국 가는 길?카운트다운 1, 2, 3 / 1일차 칭다오(8월 21일 26℃ 맑음) / 2일차 지난(8월 22일 31℃ 맑음) / 3일차 타이안(8월 23일 33℃ 맑음) / 4일차 취푸(8월 24일 33℃ 비온 뒤 맑음) / 5일차 카이펑(8월 25일 38℃ 흐림) / 6일차 정저우(8월 26일 39℃ 맑음) / 7일차 뤄양(8월 27일 38℃ 흐림) / 8일차 시안(8월 28일 29℃ 흐리고 비) / 9일차 시안(8월 29일 29℃ 맑음) / 10일차 핑야오(8월 30일 25℃ 맑음) / 11일차 따통(8월 31일 23℃ 맑음) / 12일차 따통(9월 1일 27℃ 맑음) / 13일차 후허하오터(9월 2일 19℃ 맑음) / 14일차 시닝(7월 3일 10℃ 맑은 뒤 비) / 15일차 위수(9월 4일 4℃ 흐리고 비) / 16일차 위수(9월 5일 8℃ 흐리고 비) / 17일차 깐쯔(9월 6일 12℃ 흐리고 비) / 18일차 깐쯔(9월 7일 15℃ 맑음) / 19일차 깡띵(9월 8일 19℃ 흐리고 비) / 20일차 청두(9월 9일 26℃ 흐림) / 21일차 총칭(9월 10일 26℃ 맑음) / 22일차 총칭(9월 11일 26℃ 비) / 23일차 펑후앙(9월 12일 28℃ 맑음) / 24일차 장지아지에(9월 13일 33℃ 비) / 25일차 우링위앤(9월 14일 33℃ 맑음) / 26일차 우링위앤(9월 15일 31℃ 맑음) / 27일차 통다오(9월 16일 33℃ 맑음) / 28일차 양수오(9월 17일 33℃ 맑음) / 29일차 양수오(9월 18일 31℃ 맑음) / 30일차 양수오(9월 19일 31℃ 맑음) / 31일차 양수오(9월 20일 31℃ 맑음) / 32일차 양수오(9월 21일 31℃ 맑음) / 33일차 양수오(9월 22일 32℃ 맑음) / 34일차 구이린(9월 23일 31℃ 비) / 35일차 구이린(9월 24일 31℃ 흐림) / 36일차 구이린(9월 25일 31℃ 흐림) / 37일차 구이린(9월 26일 31℃ 흐림) / 38일차 서울(9월 27일 21℃ 맑음)
에필로그
태리와 이후의 후기
책속에서
시작은 그랬다. 마음에 비친 환상! 그 그림 하나가 일을 만들고 말았다. 그 안에서 나는 아들 손을 꼭 잡고는 한 손으로 먼 하늘을 가리키고 있었다. 위대한 영도자가 인민들을 불러 모아 붉은 태양을 가리키듯 아이에게 드넓은 세상을 향하도록 지목했다. 친절하고 자상한 안내자의 모습으로.
아들을 바라보는 내 모습이 제법 근사했다. 아무리 봐도 내가 무척이나 자랑스러웠다. 그래서 아들이 “아빠! 우리는 어디 안 가?”냐고 묻기 전에 “아들! 저기 같이 가자!”라고 했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나, 단둘이서. 엄마 없이 남자들만의 여행지는 삼국지의 나라 중국으로. 기간은 학교 출석부에 이름이 살아 있는 40일 정도로 말이다.
(…중략…) 나에게 ‘아버지’ 하면 떠오르는 장면을 그려 보라면? 무슨 영문인지 나는 엉엉 울고 있고, 한잔 술에 얼굴이 벌게진 아버지가 내 허리를 감고 있는데 엄마는 나부끼는 바람에 그저 두 눈을 감고 있는 사진이 떠오른다. 얼마 안 되는 추억 가운데 하나다.
‘그렇다면 내 아이들에게 아빠 하면 떠오르는 풍경을 그려 보라?’
솔직히 자신이 없다. 두 녀석이 도대체 어떤 추억을 떠올릴지 말이다.
_프롤로그에서
인도에는 인도가 없다. 차도는 있다. 차도에는 차들이 다니지만 소와 양, 물소 떼와 낙타들, 염소와 개들까지 쏟아져 다닌다. 때로는 원숭이가 도로 한복판을 차지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보다 더 많은 숫자는 오토바이들이다. 경적을 울리며 떼 지어 다니는데 소음이 장난이 아니다. 고막이 찢어질 것 같다. 그 사이사이를 자전거가 유유히 겹쳐 다닌다. 인도는 없다. 그 길이 인도라고 주장한다면 그곳엔 질퍽한 진창과 흙, 먼지투성이, 인분과 쓰레기가 뒤섞여 있을 따름이다. 이 길을 걷는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인내와 평정심이 필요하다. 아이와 손을 잡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걷는다? 영화 속에서나 가능하다. 어제 태리와의 마실이 그랬다. 장시간에 걸쳐 타타를 타고 울퉁불퉁한 여정을 마친 뒤 태리는 낮잠에 빠져들었고 잠시 후 흔들어 깨워 나온 마실은 딸아이와의 전쟁 같은 사랑이 드디어 시작됐음을 알려 주었다. 근본적으로 아이들은 걷기 싫어한다. 자녀와 여행을 다녀온 부모들의 공통된 고백은 애들은 ‘호텔만!’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곳에 ‘스크린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속이 문드러 터지기 일쑤라는 것이다.
태리의 일지) 오늘 만다와에서 비카넬으로 옮겨 왔다. 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힘들기는 했지만~! 호텔을 보니 마음이 푹 놓였다. 조금 쉰 뒤에 링쿠(운전기사)와 함께 낙타 농원에 갔다. 그곳에는 낙타가 너무 많이 있었다. 그 많고 많은 낙타와 사진을 찍은 뒤에 낙타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우웩~ 너~무 무지무지 맛이 없어서 버렸다.ㅋㅋ 그리곤 ‘Rat Temple’에 갔다(엄마~야!! 징그러워 죽는 줄 알았다ㅠ^ㅠ). 냄새와 온갖 쥐들이……. 흐~~~~. 저녁밥을 먹고 호텔에 돌아온 뒤 그냥 대자로 뻗어 자려고 하는 중이다. 굿나잇 Zzzzz~~!
_태리와 배낭 메고 인도 여행 4일차, 비카네르(6월 23일 41℃ 맑음)에서
두 아이와의 여행을 돌아보면서 얼핏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사라코너가 아들과 기계가 장난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장면에서 나는 야릇한 느낌을 받았다. 아이에게 벌어질 미래를 예감하며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엄마의 모습 말이다. 나는 두 여행 가운데 아빠이기도 했지만 엄마이기도 했다. 제1 양육자로서 엄마가 하던 역할을 내가 전담함으로써 일종의 교훈을 삼고자 했다. 그리고 나와 함께한 이 순간들이 아이들을 통해 후세까지 흘러갈 영향력으로 꿈꾸었다. 그 질서를 바라보고 있다. 딸아이와 중국을 이런 식으로 여행했다면 우리는 금세 지쳐서 나가떨어졌을 것이다. 아들과 누나처럼 인도를 여행했다면 그 “가자!” 성화에 어쩔 줄 몰라했을 것이다. 아들과의 여행은 딸과의 예비 훈련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딸과의 여행은 아들과의 여행이 기다리고 있기에 가능했다. 이 모든 것을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우리를 지탱하고 있는 신의 섭리가 너무나 분명한 필연으로 다가왔다. 결코 내가 계획하고 바라던 대로 전개되지 않는 이 놀라운 질서를 두고 나는 그 신의 섭리를 끌어올 수밖에 없다. ‘나’보다 훨씬 큰, ‘나’라는 아빠보다 훨씬 더 위대하고 온유한 절대자의 너른 품을 말이다.
이후의 일지) 어제보다 물고기들이 더 많았는데 손으로 잡아 보려 애썼지 만 계속 실패했다. 물장구도 치고 아빠에게 던져지기도 하면서 물도 먹었다. 지나가는 배들로 인해 달려드는 물풀 때문에 힘들긴 했지만 확실히 깊으니까 수영이 재밌었다. 아빠에게 물수제비를 배웠다. 아빠는 무려 열 개나 했고 나는 세 개밖에 못했지만 태어나서 처음 성공했다. 기념품으로 신기한 돌, 조개, 소라 등을 채집하고 또 채집했다. 갈 때는 몇 개만 가져갔다. 그리고 자전거를 탔는데 어제와 달리 너무 졸려서 제대로 타지 못했다. 어제 먹었던 식당에 가서 게를 먹으려다 없어서 소라를 먹었다. 맛있었다. 청포도와 이것저것 먹을거리를 사가지고 호텔로 와서 조금 먹고 양치질을 하고 잤다.
_이후와 배낭 메고 중국 여행 32일차, 양수오(9월 21일 31℃ 맑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