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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95475810
· 쪽수 : 302쪽
책 소개
목차
2.
3.
4.
5.
6.
7.
8.
9.
저자이야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쁜 자식... 어떻게 지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한번 터지기 시작한 울음은 어깨를 들썩거릴 정도의 울음으로 번져나간다. 눈앞의 안경이 자꾸만 걸리적 거린다. 나는 안경을 테이블위에 내려놓은 채 엎드려 울음을 터뜨린다.
“나쁜 놈..나쁜 놈....”
아무리 나쁜 놈이라고 중얼거려봤자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드라마에서처럼 그녀석이 파티장을 뛰쳐나와 나에게 달려오는 그런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저 이렇게 혼자 구석에서 숨죽이고 울음을 터뜨리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하이힐 때문에 삐끗한 한쪽다리를 절뚝거리며.
‘그러면서 말은 왜 더듬는데?’
나는 속으로 생각한다. 언니가 목이 타는지 맥주잔을 쭉 들이키더니 맥주잔을 테이블위에 소리 나게 탁 내려놓으며 나를 바라본다.
“엄마한테는 비밀로 하자.”
내 나이 창창한 20대. 이제 겨우 대학을 졸업한 꿈 많은 사회초년생. 집에서는 손끝에 물 한번 묻혀보지 않은 채 귀하디 귀하게 자란... 것 까진 아니지만 나름 오냐오냐 컸다고 자부하는 내가, 난생 처음으로 갖게 된 직업은.
파출부였다.
나는 내 눈을 의심한다. 세상에 그 많고 많은 영화관 중에 왜 이 영화관일까. 재희와 항상 함께 오던 이곳. 토익 학원이 근처여서 언제나 영화는 이곳에서 봤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오늘 이곳에 와서는 안됐었다. 재희와 언제나 함께 오던 곳이었기 때문에. 같은 날 같은 시각 같은 곳에서 마주친다는 말도 안 되는 우연이 오늘 내 앞에서 벌어질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눈앞에는 재희와 그의 새로운 여자 친구가 팔짱을 낀 채 서 있다. 나는 멍하니 그들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