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사진 > 사진집
· ISBN : 9791195510566
· 쪽수 : 126쪽
· 출판일 : 2025-04-03
저자소개
책속에서
작업노트
청주에서 시민 사진가들과 사진 아카이브를 시작한지 3년이 되었다. ‘봉명주공아파트’, ‘새싹놀이터’ 2번의 작업을 통해 소멸해가는 동네를 아카이브 하며 시민도 전문 아키비스트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3번째 사진 아카이브 활동 ‘We Live’의 경우 활동가가 대폭 늘어 7인이 함께하며 프로젝트의 인기를 실감하게 해주었다. 아카이브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필요성에 대해 주민 스스로 자각해 나가는 태도들이 빛나는 지금이다.
‘사직‘이라는 이름을 가진 동네는 전국에 6개가 있고, 농경 사회였던 특성을 보여주는 지명으로, 토지와 곡식을 지키는 신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장소였던 사직단에서 딴 것이다. 청주에서 사직동에 대한 인식은 제단의 의미보다는 도시의 중심부, 과거 시외버스터미널이 있었던 곳으로 경제활동의 중심이자 외부와의 교류가 활발했던 기억이 가득하다. 20여년전 터미널이 가경동으로 옮겨가며 사직동의 역할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2009년 청주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 두산 We’ve 가 건축되며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고, 현재까지도 재개발 이슈로 변화를 기다리며 멈춰있다. 사직동 일대에서 어떤 구도로 촬영해도 항상 등장하는 We’ve, 즉 “아파트는 우리 사회의 새로운 제단인가?“라는 질문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재 사직동에는 사람이 살고 있는 집 보다는 대부분 빈집으로 시간에 의해 방치된 흔적들, 식물, 동물 등이 피사체로 자주 등장했다. 야경을 촬영하면 더욱 확실히 드러나는데 아파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택은 불이 꺼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파트로의 변화에 모두 수긍하듯 수많은 주택들은 집으로의 기능을 포기한 채 사라지는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사직1동, 사직2동, 모충동 일부를 7명이 밥 먹듯 촬영했다. 총 42,000장의 원본 데이터가 수집되었고, 전시와 출판을 위해 500장의 사진 라이브러리가 만들어졌다. 어떤 참여자는 매달에 20일 이상 촬영지에서 시간을 보내 모두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사진가들이 가장 많이 했던 이야기는 과거 본인의 유년시절 살았던 동네와 집에 대한 기억이다. 그리고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집, 앞으로 살고 싶은 집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건물을 짓거나 철거할 때는 반드시 지자체의 허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사진 아카이브는 필수적 요소가 아니다. 매일같이 바뀌는 도시의 시각적 기록은 의식 있는 아키비스트들의 전유물인가 싶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애향심을 가지고 기록하는 ’도시기억아카이브‘ 사진가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