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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5818204
· 쪽수 : 299쪽
· 출판일 : 2020-10-24
책 소개
목차
1 실토 -9
2 최후의 술자리-11
3 이천 년 후-43
4 가롯유다 Iscariot Judas-144
5 산헤드린 Sanhedrin-156
6 본디오빌라도의 편지-171
7 마리아 경經-209
8 타락 이전의 아담-226
9 사람들을 흥분시킨 예수의 답변-239
10 올리브산 Mount of Olives-282
저자소개
책속에서
가롯유다 Iscariot Judas가 나쁜 인간이라고?
당신들 모두 잘못 알고 있다. 가롯유다는 당신들이 알고 있는 그런 개자식이 아니다. 그는 알려진 것과 정반대의 인간이다. 그는 누구보다 선량하고 정의로우며 도의와 교양이 진중히 배인 신사다. 그건 내가 증명한다. 어떻게?
가롯유다가 내 남자였으니까.
고백하건데. 나는 지금으로부터 2천 년 전에 태어나 살았던 적이 있다. 당시 나는 유대Judea라는 나라의 남부 가롯Iscariot에서 출생하여 어린 시절을 보냈고, 같은 육상 짐승임에도 여자는 남자와 차원이 다른 이성과 신중함 그리고 용기를 지닌 존재임을 발견한 13살, 그러니까 초경 무렵 고향을 떠나 갈릴리Galilee 가버나움Capernaum 막달레나Magdalene 예루살렘Jerusalem으로 이주하며 살았다. 당시 나는 두 명의 남자와 친분이 있었다. 한 명은 나자렛Nazareth 지방에서 각종 생활목기 주문제작업을 하다 예루살렘에 온 후부터는 사람들에게 신학 신비학 명상법 등을 교설하며 지내던 예수Jesus였고 또 한 명은 예수의 그런 교설을 듣던 제자임과 동시에 예수에게 그림그리기 의류수선 등을 가르치던 가롯유다였다. 가롯유다와 나는 같은 지역 태생으로 어릴 적부터 오누이처럼 지내던 사이였는데, 내가 예수를 알게 된 건 가롯유다와 함께 예루살렘으로 오고 나서부터였다. 저 두 남자와 나는 오랫동안 동행하였다.
“왜요?”
그런데, 여자가 저 따위 소리를 해선 안 된다는 것을 나는 안다. 여자는 <왜요>따위 말 가지고는 항상 무의미한 존재가 될 뿐이다. 저런 말은 `나에게서 내세울 가치라든가 독특함이란 어디에도 없고 설령 나 전부를 뒤진들 남달리 존중하거나 주목할 만한 내용이라곤 없는 형편이니 제발 그러한 내 실상을 알아보지 말고 기만당하거나 착각해 달라는 애원인 것이다. 동시에, 너라는 놈 역시 나와 다를 바 없는 형편이란 걸 나는 철저히 아니까 그럴수록 너는 내가 기만당하고 착각하도록 뭐라도 최선을 다 해 보라는 성원이기도 하다.
왜요-라는, 보잘것없고 비통한 여자가 됨과 동시에 남자를 우쭐한 밥통으로 만드는 말을 던졌을 때 그가 응답했다.
1년에 두어 번 발정하는 대부분의 짐승과 달리 인간은 1년 내내 발정한다. 그러니 혁명 같은 게 필요하다. 특히 계급투쟁이나 유물포르노 기호증을 가진 남녀일수록 월등한 성적 욕구를 품고 있음에도 그들의 혁명이 항상 실패하는 이유는 그들의 얼굴이 전부 못났기 때문이다. 체게바라Che Guevara를 보라. 그는 유일하게 잘 생겼으므로 십대들이 티셔츠에 얼굴을 새기지 않는가. 그래서 누구나 혁명을 하지만 성공은 체게바라만 하는 것이다. 또한 혁명이란 만18세 이하의 미성년에게만 허가되어야 한다. 19세를 넘어 버린 성인은 그 거친 선정성을 감당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스무 살 서른 살 팔순이 되어서도 혁명을 한다는 자들은 음란물을 보는 중학생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