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6137045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17-12-15
목차
제1부
궁서체 12
신의 감찰일기 14
월경越境 16
아! 18
나는 누군가의 지주地主이다 20
도착하는 소실점 23
뿔 24
어떤 새는 모음으로만 운다 26
풍경의 음자리표 28
골목 30
수채화 32
단체사진의 헤게모니 34
수평의 심장 37
명예살인 38
그리움, 그 뻔한 것에 대해 40
제2부
손과 입의 거리 42
또다시 허밍humming 44
완전한 가축 46
자음의 필법 48
보지 50
손톱 설화 52
검붉다 54
回의 완성 56
흑백을 앓는 포스트모더니즘 58
흔들리는 물방울 60
추사체 62
필통 64
성화聖畵 65
망설이다 66
접속사 68
제3부
독백 70
기우는 동그라미 72
빨간색 원고지 74
무표정 큐브 75
보조사 ‘나’ 76
감정 78
동대문아파트 80
카오스로 코스모스 맞추기 82
인류 진화도표 84
永자가 점으로 시작하는 이유 86
손잡이의 은폐 88
정물화 90
제자리 92
파종 93
나는 나를 그릴 수 있을까 94
제4부
양철 팔레트 98
노구 100
익숙한 미로 102
구두 수선공 104
실명失明은 나를 낳는다 107
폐경 108
명궁名弓 110
두물머리 111
서정 배달부 112
적멸 114
오크탁자의 소음 116
홀로에 도착하지 못했다 118
나를 이장하다 119
해설
마음에서 발까지 그 무표정한 궤적│장이지 122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떤 새는 모음으로만 운다
- 사랑
자신을 먹이로 쫓던 새를 찾아가
그 새의 눈물을 빨아먹어야만 살아남는 나방이 있다.
천적의 맥박 소리에 맞춘 날갯짓으로
잠든 눈까풀을 젖히는 정지된 속도로
천적의 눈물샘에 긴 주둥이 밀어 넣을 수 있었던
진화는 천적의 눈 깜박이는 찰나에 있다.
천적의 눈물에 침전된 염기를 걸러
제 정낭을 채운다는 미기록종 나방이여
상사 빛 날개를 삼켜 다시 염낭을 채워야 하는 새여
날개로 비행 궤적을 지우는 고요의 동족이여
제 감정에 마음 찔려본 자만 볼 수 있는 궤적은
내가 가위눌린 몸짓으로 썼던 미기록종의 자음들
나여, 불면이 네 눈으로 날아와 살아남으려 함은
이미 제 영혼인 울음을 간수할 유일책이기 때문
나여, 새의 부리를 조용히 열고
울음통 속으로 들어가 보아라.
차마 소리로 뱉지 못할 자음이 있어
모음만으로 울며 날아가는 궤적을 읽어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