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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일본여행 > 일본여행 에세이
· ISBN : 9791196232993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19-05-01
책 소개
목차
1. 눈도 꽃도 없는 북국
2. 관람차의 마법
3. 랜드마크, 혹은 삿포로의 전부
4. 우연의 재즈
5. 오타루 산책
6. 편의점 파라다이스
7. 새벽의 노트에서
8. 스치듯, 무로란
9. 기억 대여소
10. 베리 베리 하코다테
11. Whatever, 파르페
12. 아이와 함께 여행한다는 것
13. 내일의 집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가족과 함께 5월의 삿포로로 향하면서 눈에 파묻히고 싶었던 11월의 삿포로를 돌이켰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때 다친 아내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다독이는 것뿐이었다. 나는 모든 답을 스스로 알아내지 못하고 그 답이 시간이 흐른 뒤에야 내게 찾아온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창가에는 일본인 연인 두 명과 혼자 온 한국인 한 명이 나란히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연인은 서로 외엔 다른 존재가 필요하지 않았고, 홀로 온 여자는 조카와 영상통화를 했다. 나 또한 이제는 익숙해진 가족과의 여행에 어떤 결핍이 결핍되었음을 깨달았다. 내가 잔을 비우는 동안 아내와 아들은 사이좋게 라시를 나누어 마셨다. 봄의 삿포로란 바로 이런 곳이었을까.
이 건물도 큰불에 전소된 적 있었다. 정원에 남아 있는 인공 연못 두 군데가 방화수였다고 하는데, 하필 겨울이라 연못이 얼어붙어 물을 끌어다 쓰지 못했다. 비공식이 공식보다 공식적인 도시, 동양의 뿌리 위로 무성한 서양식 줄기가 자라난 도시, 연못 자체가 방화수인데 물이 얼어 도청을 태워 먹은 도시.
삿포로 최고의 랜드마크는 사실 아이러니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