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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96373870
· 쪽수 : 192쪽
책 소개
목차
Intro
애국정책
최저 임금님, 감사합니다
정규직은 무슨 직업 이름인직?
남부러울 것 없는 인생
화장을 고치고
굿 럭
책인즉명(責人則明)
바벨탑
불휘깊은 오너십
Closing
추천사 전석순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노령인구의 복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예산을 쏟아부어야 하는지 국내외 전문가 컨설팅 과정을 거쳐, 현존하는 노령인구는 현재의 자본으로 충분히 감당이 가능하며, 향후 자연적으로 인구가 감소할 것임에 틀림없다는 확신을 얻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노령인구의 증가를 애당초 차단하는 정책을 입법하기로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40~60대 이내의, 앞으로 곧 노령인구가 될 인구수를 줄이자는 웰다잉 정책이다. 예를 들어 3대 암, 척추장애, 중증장애, 인지장애 등 신복지정책금융공단에서 정한 아홉 개 고위험군 질병 항목에 해당하고, 그 상세 질병을 적법한 병원 및 요양기관을 통하여 인증받으면 정부에서 인간의 존엄적 안락사를 무료로 집행해줄 뿐만 아니라, 3억 원의 보험료를 지급한다는 정책이다. 그것이 국민이 110세에 사망한다는 전제하에 지급해야 하는 각종 보험료와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비용에 비해 효율적이라는 계산이었다.
― 「애국정책」 중에서
이 게임의 승자는 엄마다. 엄마와 아빠의 역사를 까발리면서 엄마는 나의 ‘몰라도 될 권리’를 빼앗아갔다. 화장실 맞은편 거실의 유리벽을 바라보았다. 33층. 신분 상승이라 생각했으나 이제는 덫이라는 확신이 든다. 없는 자만이 올 수 있는 곳. 아니, 가진 것이 없어서 버려지는 곳. 산도, 나무도, 꽃도 보이지 않는 곳. 구름이 짙으면 회색 벽지 속에서, 하늘이 파래지면 온통 파란 벽지 속에서 무방비로 감정의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곳. 어지럽다. 다시 구역질이 났다. 이곳은 공중 무덤이다.
― 「굿 럭」 중에서
‘바벨탑’이라고 불리는 최고급 요양원으로 들어가려면 이보다 열 배는 더 있어야 한다. 배우자도 아이도 없다. 부모님은 각자의 삶을 살다 디지털 장례 후 온라인으로 보게 될 것이 뻔하다. 몇 년을 더 살지 모르겠지만, 질병 보유자임을 인증하면서 애국 훈장으로 삶을 마감할 거 아니면 벌 수 있을 때 벌어야 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 나 같은 인간이 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운인가. 임상무가 쉬쉬하고 있지만 크리스털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일하면서 충돌이 있어온 이들을 숙청하며 버텨온 저 천 년 묵은 지네 같은 임상무가 정리해고 0순위다. 나는 오늘도 조직을 위해 희생하고, 조직만을 위해 일하는 오너십으로 그들의 하루를 숙청하고, 조직 내에서의 내 삶을 회생한다. 오늘도 닥치고 다음을 도모하자.
― 「불휘깊은 오너십」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