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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6808914
· 쪽수 : 154쪽
책 소개
목차
제1부
스위치 On·Off o 13
한가위 o 15
영하 17° o 17
꽃게, 복원력을 꿈꾸다 o 18
복수초 o 20
엘리베이터·1 o 22
엘리베이터·2 o 23
삼겹살에 대한 추억 o 24
가을과 겨울 사이 o 25
한강 o 28
해무·1 o 30
해무·2 o 32
12월의 기도 o 33
촉촉한 지옥에 갇히다 o 35
영웅 o 36
제2부
태극기적으로·1 o 41
태극기적으로·2 o 42
태극기적으로·3 o 43
태극기적으로·4 o 44
태극기적으로·5 o 45
태극기적으로·6 o 46
태극기적으로·7 o 47
태극기적으로·8 o 48
태극기적으로·9 o 49
태극기적으로·10 o 50
태극기적으로·11 o 52
태극기적으로·12 o 54
태극기적으로·13 o 55
태극기적으로·14 o 56
4월에 내리는 눈 o 58
눈벽 o 59
꿈은 울릉도에서 직립한다 o 61
초록 길 o 63
제3부
봄으로 가기 전·1 o 67
봄으로 가기 전·2 o 69
봄으로 가기 전·3 o 70
봄으로 가기 전·4 o 71
봄으로 가기 전·5 o 73
봄으로 가기 전·6 o 74
봄으로 가기 전·7 o 75
봄으로 가기 전·8 o 76
봄으로 가기 전·9 o 77
봄으로 가기 전·10 o 79
봄으로 가기 전·11 o 80
봄으로 가기 전·12 o 81
봄으로 가기 전·13 o 82
일흔의 가을·1 o 83
일흔의 가을·2 o 84
일흔의 가을·3 o 85
일흔의 가을·4 o 86
일흔의 가을·5 o 87
일흔의 가을·6 o 88
일흔의 가을·7 o 90
우리에겐 탄생이 있다 o 91
어머니 o 92
디딜방아 o 93
제4부
아버지의 호미 o 97
용두레 o 98
고향의 눈 o 100
추어탕 로그인 o 102
아내의 봄 o 104
두 손을 얼굴을 싸쥐고 o 105
착한 척 오지 마라 o 107
꽃이 있는 풍경·1 o 109
꽃이 있는 풍경·2 o 110
나무, 지혜를 말하다·1 o 111
나무, 지혜를 말하다·2 o 113
한글, 다시 읽다 o 114
황량한 벌판에 서다·1 o 117
황량한 벌판에 서다·2 o 118
황량한 벌판에 서다·3 o 120
벌판은 벌판을 흔들어서·1 o 122
벌판은 벌판을 흔들어서·2 o 124
벌판은 벌판을 흔들어서·3 o 125
헛것을 본 것 같은 o 126
조령, 기억하기 o 127
열대야 o 129
6공구 하늘공원 증후군 o 130
감정을 읽는 시간 o 132
작품해설
연작시로 호출한 자아 발견의 성과와 가치(김나영) o 136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영웅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팀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 선수에게
선수들은 수군거리는 사람들 앞에서 당당했다
스톤을 투구할 때마다 지축을 울리며 달려드는 긴장을 딛고
어찌할까를 잊고 담백하게 경기에 집중했다
팀원 몸에 맞는 무지갯빛으로 조롱을 떨쳐내며
자존심과 사랑과 명예를 걸고 피멍든 오늘을 감춘 채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을 피땀으로 일구며 청춘을 불살랐다
두 손은 마그마처럼 뜨거워 남극도 얼굴이 해쓱해졌다
티 중심에 스톤이 딱 멈췄을 때의 속웃음은 성스러운 힘
빙판도 서둘러 숙연해져 세상이 달려오고
한 엔드 한 엔드 고비를 넘기고 결승전에 가까워질 때마다
승리한 경기가 신기루처럼 가슴속으로 날아들었다
경기장 밖이 경기장 안보다 더 요란하게 출렁거렸다
환호소리는 지구 밖까지 뻗어나갔다
우주도 컬링에 푹 빠졌다
또 다른 태양계는 콩닥거리는 심장을 움켜잡고 지구로 달려와
굳은살 박인 팀원들의 손을 붙잡고 한수 가르쳐 달라며 애원이다
우주 언어는 다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즐거운 것은 사실이다
컬링의 시간은 그렇게 평창에서 긴긴 정적을 깨뜨렸다
태극기적으로·3
- 3·1절 기념일에
웃으려고 갔다가 웃지 못했다
출구를 찾지 못한 슬픔에 멀리서 서성이다가
삭아 내리는 조바심은, 내가 될 수 있는지? 우리가 될 수 있는지?
벌겋게 달궈지는 근심에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창백한 목숨들의 숨 가쁜 외침에, 하루 종일 내리는 비
다시 생각하며 입술 깨문다, 이슈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을 때
봄으로 가기 전·2
- 병원에서
소나무가 잘 커 가던 중에 중병에 걸렸다
솔잎은 시들시들 말라가고 가지는 앙상했다
본디로 되돌아가려는 노력은
더 이상 천적에게 당하는 일 없게
감염체를 엷게 저며서 빙하 교도소에 가두고
관다발에 혈액주사를 놓으며 체관부와 물관부를 수술했다
여전히 천둥 번개가 내리치고
빗발은 소나무를 부러뜨릴 기세로
세차게 쏟아져
때없이 변하는 환경에 앓는데
살아남은 재선충이 느닷없이 온몸을 헤집고 다녀
휘어져도 꼿꼿하게 서서 산천을 호령하던
그 빛나던 무성한 시절은 어디에도 없고
어둠만 오래오래 허공으로 길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