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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6940799
· 쪽수 : 106쪽
· 출판일 : 2020-11-30
책 소개
목차
서른의
사랑 . 이별
삶
저자소개
책속에서
누구나 그렇듯.
스무 살 초반의 나는 필연적으로 다가올 앞으로의 서른을 머릿속에 그렸다.
꿈꾸기도 했다.
나이만 서른이 아닌, 서른이 되면 기본적으로 갖춰질 거라 생각했던 옵션들을 하나 둘 그렸다.
서른이 되면, 어느 정도 모아둔 재산으로 차 한 대 '정도' ( 아마도 난 중산층의 서른을 꿈꿨던 것 같다. ) 는 가지고 있고, 높은 빌딩에 출근하는 커리어우먼이 되어 매일 차를 끌고 회사에 출근하며, 퇴근 시간 차 안에서 멋진 노을을 보며 낭만적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겠지.
매달 월급날이 되면, 엄마 아빠 용돈 척척 주며 그런 스스로 뿌듯해하고 '난 멋진 딸내미야!' 자아도취에 빠져 행복을 느끼겠지. 그리고 한 달의 마무리를 좋아하는 맥주 한 캔 딱 따서 꼴깍꼴깍 마시며 인생 뭐 있냐고 이런 게 행복 아니겠냐며 소소한 허세를 부리겠지.
연애가 어려웠던 스무 살 초반 어렸던 나와는 다르게 제법 사람도 많이 만나보고, 많은 경험이 쌓인 덕분에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한 나는, 나보다 더 어른스러운 사람을 만나, 어른스러운 연애를 하고 있겠지.
막연하고 추상적인 어른스러운 서른.
현실의 서른은 멋들어진 높은 빌딩 회사가 아닌 층고가 낮고 나름 빈티지한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건물에서 내가 꿈꿔왔던 일을 하고 있고, 늦은 나이에 시작해서 커리어우먼과는 조금 먼 직책으로 애매한 위치에서 눈치 보며 회사에 다니고 있다.
차? 차는 몰 수조차 없는 무면허에 올해 겨울 면허 취득을 꿈꾸며, 차를 구입할 계획도 없으면서 차 유지비를 걱정하는 형편이다.
연애는 스무 살 초반과 크게 다를 것 없이, 아직도 어려워서 눈물 콧물 쥐어짜며 혼자 질문과 대답을 하면서 결론을 도출하는 무한의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최근 늦은 나이에 제대로 된 연애를 한 번 해봤다는 거.
그것도 서른의 어른스러운 연애와는 꽤 동떨어진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이 서툰 연애를 했고, 아름다운 이별은 사랑이 아니었다는 걸 증명하듯 추억은 아득한 서로가 되었다.
서른의 현실과 다른 나의 이상의 서른.
난 서른이 되어서도 아직 나의 미래의 서른을 꿈꾼다.